나도 실친플을 시도해봤던 입장에서 저런 사례를 볼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왜 친구놈들은 세션을 박살내려고만 할까?


왜냐하면 그 친구들은 게임을 하고 싶으니까.


유명한 게임 개발자 토도키 하와도의 말에 따르면, 게임의 본질적 구조는 '학습, 플레이, 도전, 놀람'단계가 순환적으로 반복되는 것으로 보았다. 토드 하워드는 이 구조를 하프라이프 2에서 중력건을 사용하는 과정을 예로 들며 설명했는데 처음에는 중력건의 사용법에 대해서 무난히 배우다가(학습) 그것을 마음대로 활용하고(플레이) 중력건을 통해서 어떤 과제를 해결하고(도전) 그것을 해결함으로써 일종의 보상을 얻는다(놀람)라는 것이다. 여기서 보상이란 과제를 해결했다는 자부심 그 자체라든가 스토리 진행이라든가 새로운 장소라든가 무기나 아이템이든가 어쨌든 게임을 계속 진행할만한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그 친구들은 너한테서 TRPG의 자유도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고(학습) 이제 너와 함께 플레이를 하고(플레이) 이제 도전을 하려던 참임. 그 도전을 의뢰주를 죽인다는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했지.

일반적인 게임이었다면, 플레이어를 죽이는 것으로 보상을 줬겠지만, 이건 TRPG임. 게임의 주인은 마스터이고 필요에 따라 무엇이건 놀랍고 흥미로운 쪽으로 쉽게 바꿀 수 있음.

그리고 우리는 플레이어들에게 보상(놀람)을 줘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이어가야 토도키가 제시한 이론처럼 학습, 플레이, 도전, 보상의 4단계 순환을 거쳐 흥미로운 게임을 진행할 수 있음.


하지만 이런상황에서 어떻게 전개를 해야할지 막히게 됨. 상식적으로 무고한 사람을 죽였는데 어떻게 이야기를 이어가지?


이럴때는 그 즉시 기존의 플롯을 파기하고 이럴때를 위해 준비한 플롯B를 꺼내면 됨.


플레이어가 비정상적이고 파격적인 맥락없는 선언으로 제대로 된 도전없이 터무니없는 보상(귀족의 재산)을 받으려고 한다? 그 즉시 도전의 난이도를 조정해야 함. 그것도 파격적이고 맥락없는 도전으로.


그런데 갑자기 닌자가 나타났다.

귀족이 플레이어의 공격에서 살아남는걸 묘사하고, 닌자로 변신한다음 플레이어들에게 아이사츠를 해라.

이 방식은 귀족뿐만이 아니라 거지, 상인, 주민 등등 아무 NPC를 맥락없이 죽이려고 하거나, 스토리의 핵심을 부수려고 할때마다 적용할 수 있음.


다만 아직 플레이어를 죽이지는 말아야 함. 그러면 경비병이 플레이어들을 척살하는 스토리만큼 재미없어 지니까. 한 장면에 한놈씩만 덤비는 마치 켄시나 고전 전대물 방식으로 묘사하는거임.

이렇게하면 아무리 많은 적이라도 하나하나 각개격파하는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다음 이야기가 붕 떠버린다. 중요한 인물은 죽었고, 다음 목표는 증발해버린 상황에서 "여러분은 닌자를 죽였고, 내 이야기를 ㅈ되게만들었고, 세션을 ㅈ망했답니다! 이 시발롬들아." 로 끝낼수는 없잖아.


그러니 그 즉시 긴장감을 이어나가기 위해 추적자를 등장시킨다.

물론 이 추적자는 닌자를 죽인 플레이어를 쉽게 압도할 수 있고, 무자비하면서도 뚜렸한 약점이 있어야한다. 그러면서도 닌자를 뛰어넘는 파격성을 가져야 하는데 과연 그런 존재가 있을까?



자진 입대를 환영한다, 아쎄이!

대충 납득할 수 있는 절대적인 강자가 플레이어들을 쫓고, 플레이어로 하여금 최악의 결말을 예고할 수 있다면, 플레이어들은 살아남기 위해 발악하고, 그 과정속에서 이야기가 꽃필것임.

여기서 이야기가 끊길 것 같으면 참새를 풀어서 해병들을 역돌격 시키고, 황룡을 등장시켜서 우당탕탕 해병대 고로시를 하거나 황룡을 해병수육으로 만들고 해병대의 추격에서 도망치는 포항에서 살아남기 세션을 예고하면서 끝내면 됨.


더 적으려고 했는데 시발 쓰기 귀찮아서 접음 ㅅㄱ


3줄 요약:

실친세션은 개드립의 연장선상이다.

뇌절을 시작하면 뇌절로 받아쳐라.

문제가 생기면 닌자를 내보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