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세션도 없고 심심해서 레딧 trpg 썰을 보고 있었는데, 재미있는 글을 발견함.
세션 마지막에, 같은 팀 위자드는 마법의 근원을 찾아 다른 차원을 돌아다니고, 팔라딘은 신의 부름을 받아 승천했는데 자신은 이제 늙어갈 일만 남은 인간 파이터다 뭐 그런 글이었음.

물론 인간 파이터는 신의 은총도 없고 지팡이를 휘둘러 산을 통째로 없앨 수도 없지만, 적어도 예전에 플레이했던 세션의 동료 파이터는 달랐음.
마찬가지로, 우리 팀에서도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비슷한 일이 일어났는데, 엘프 위저드는 숲으로 돌아가 동료들을 추억하며 긴 삶을 이어가기로 했고, 드래곤본 몽크는 이제 영원한 육체를 얻어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율법을 설파하기로 했음.

우리 팀의 파이터는 분명히 강인했지만, 그가 인간인 이상 다른 동료들과는 명운을 달리할 수 밖에 없었음.
그는 얼마 못 가 늙고, 약해질 것이며, 병에 걸리고, 죽음을 맞이할 운명이었음.

그러나 그는 마치 강철과도 같은 인간이었고, 동시에 뜨겁게 타오르는 불이었음.
동료들과 헤어진 후에도 검을 놓지 않았던 그는, 그가 창설한 용병단과 함께 대륙의 국가들을 하나씩 정벌해 나갔음.

그의 얼굴에 주름살이 만연했을 때엔, 그는 이미 대륙 약소국가들을 모조리 병합하고 생겨난 거대한 황국의 첫 황제가 되어 있었음.
그의 정치는 그를 닮아 강직하고 청렴했으며, 대륙 역사상 이례없는 황금기가 끝도 없이 이어졌음.

그리고 이후 DM이 묘사하기를, '엘프 숲의 가장 오래된 고목이 수명을 다하고, 한 불멸의 드래곤본 몽크가 대륙의 모든 구석에 발자국을 남겼을 때에도' 그가 남긴 황국은 굳건하게 남아 있었음.

무엇보다, 이토록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들 파티의 모험담은 잊혀지는 법이 없었는데, 가장 굳건한 황국의 황성 지하 가장 깊은 곳, 역대 황제들의 무덤 중 가장 웅장하고 거대한 곳에는 황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자가 안치되어 있었으며, 황국 역사의 시작이자 그의 모험담은 늘 같은 구절로 시작했기 때문임.

'한 젊은 파이터가 변방 구석진 여관에서 엘프 위저드와 드래곤본 몽크를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