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에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자작룰 잘 만드는 방법 - TRPG 마이너 갤러리 (dcinside.com)
간만에 갤왔다가 누가 댓링단거보고 옛날생각나서 글씀
현생바빠서 내가 직접 티알은 못돌려도 내가만든 룰이 다른팀에서 년단위로 잘돌아가는거 보면 흐뭇하다
창작이란건 내가 하고싶어서 만들고싶어서 즐거우니까 하는거지
옆에서 누가 그딴거 왜만드냐 그냥 기존룰써라 그러는거 듣고 기죽지마라
예전에 갤이나 캎에서 여러 자작룰들 피드백해준적도 많고 그런데 다들 열정은 지렸던거같은데
솔직히말해서 끝까지 잘 해낸 사람은 거의 못본거같다
그래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즐겁잖냐 그럼 된거지
솔직히 옛날에 응 기존룰이나 써~ 어차피 좆망할거 왜만들어~ 비슷한거 이미 있어~ 이런글 보면 대가리 깨버리고싶었음
근데 그거랑은 별개로 내가 접해왔던 십수가지의 자작룰중 대다수는 솔직히 수준 이하인게 엄청나게 많긴 했다...
하지만 처음 만드는데 어떻게 잘 만들 수 있겠냐 다 그런 착오를 거쳐가면서 만드는거지
갠적으로 지금 생각하는 룰 재밌게 잘 만들려면 꼭 필요하고 가장 중요한걸 뽑으라면
내가 뭘 만들고 싶은지 나 자신이 완벽히 이해하는거랑
끝까지 믿고 따라와줄 수 있는 팀원의 존재다
내경우에는 지금까지도 20년 넘도록 자작설정덕질을 하고있는데, 옛날에 룰 제작을 시작했을때부터
그 자작설정을 구현화하는걸 목표로 하고있고 결과적으로 아주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데이터룰인만큼 처음 하는 사람에겐 캐릭터 메이킹할때 난이도가 상당하지만 실제 플레이는 굉장히 매끄럽게 돌아가고
각 시스템도 굉장히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서 누가 복잡하다고 까거나 뭐 다른 룰 생각난다고 까도 신경 안쓴다
그런식으로 뭘 만들고싶은지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그걸 구현하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사실 대부분의 자작룰쟁이들은 자기가 뭔가 만들고싶은건 있는데 그게 뭔지 제대로 이해를 못하거든
막연히 무슨룰 만들고싶다~ 하고 얼기설기 만들다 공개된 장소에 올리고 뚜드려맞고 의기소침해지는 경우가 아주 많아
내 생각에 룰을 만드는 도중에 꼭 공개적으로 평가를 받거나 피드백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봐
물론 가까운 사람중에 좋은 피드백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아무튼 공개피드백이라는건 긍정적인 요소도 있긴하지만 솔직히 부정적인 요소가 더 크다고 본다
첫째로는 피드백을 하는 누군가가 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된 피드백을 하거나
그 자신의 주관이 개입해서 제작중인 룰에 불필요한 요소를 강요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피드백을 잘 해주는 사람은 잘 해주지만 공개커뮤니티에서 그런걸 바라긴 쉽지 않고
대다수는 직접 룰을 오랜시간 고민해서 만들어본적이 없는 사람이라 대체로 탁상공론에 불과한 경우가 진짜 많았다
다만, 내 룰을 처음 보는 사람이 봤을 때 어느 반응을 보인다, 어떤 룰을 떠올린다, 어떻게 인식한다에 관한 자료 정도는 얻을 수 있음
둘째로 룰을 만드는 사람이 마음에 상처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진짜 크다
진짜로
온라인상이든 현실이든 그냥 시시껄렁한 주제로 싸움나서 패드립먹는거보다
내가 혼신의 힘을 다한 창작물이 까이거나 무가치하다고 평가받는게 진짜 마음아프다
뭐 요즘에는 예전처럼 자작룰이면 욕부터 박고보는 그런 풍조는 아닌거같아 다행이다만....
그럼 피드백을 어떻게 받느냐?
믿고 따라와줄 수 있는 팀원이 여기서 필요하다
확실하게 신뢰할 수 있고 티알경력도 꽤 되고 이런저런 여러 룰을 해본 사람이
나를 믿고 따라와주는 팀원으로 오랫동안 함께해준다면 정말 그것보다 든든한게 없다
팀원이라는건 단순히 룰을 읽어보는게 아니라 내 룰 가지고 정기적으로 장기캠페인을 돌리면서
내 창작물을 가지고 같이 즐겁게 플레이하고 룰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 해주는 사람을 말한다
내 경우에는 날 믿고 몇년이나 따라와준 티알 초고수 팀원이 두명이나 있었고
내 룰의 핵심 시스템 중 일부는 그들의 의견에서 나온것도 많고 지금도 아주 고맙게 생각하며 친하게 지내고 있다
그런식으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해주면서 내 룰을 살아있을 수 있도록 플레이어 꾸준히 참가해주는 그런 사람을 꼭 찾아라
그럼 포기하지 않게된다
암튼 열심히 만들어라
비슷한 룰이 이미 있든 남이 뭐라하든 뭔 상관이냐
만드는게 즐거우니까 만드는건데
글 잘보고 있음 개추 - dc App
창작의 기를 왜 죽이는지는 모르겠다. 애시당초 우리가 지금 즐기는 룰북들도 다 누군가의 창작 욕구로 탄생한 것들인데, 뭔가 비난글 보면 이상하긴 했음.
대개 둘 중 하나임. 그냥 심사가 꼬였거나 어딘가에서 쓰레기자작룰에 데였던 기억이 있어서 엄한데에 화풀이 하는놈이거나.
자작룰 만드는건 좋은데, 할거면 기존 룰 공부좀 하고서 만들어라 하는 정도지 대체로
기존룰 공부하라는건 기죽이는 말이 아니지. 여기서 말하는건 자작룰 세글자만 보고 덮어놓고 까고 비아냥대고 그딴거 만들지 않는게 최고라고 말하는 그런놈들 말하는거임. 지딴에 근거도 없는 우월감가지면서 '아... 그래 자작룰 ㅋㅋㅋ 그래 열심히 만들어라 ㅋㅋㅋ' 이딴소리나 해대는 놈들
묵묵히 만들어서 돌리면 되는 것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