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물건은 Cthulhu Dark Ages. 전에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rpg&no=13122에서 소개된 적이 있음. 다만 실수가 좀 있었는데.... 이건 사실 소스북이 아니야. 원래 Pegasus Spiegels라는 덕국 업체가 빵국놈들이 크툴루 파는 거 보고 자기들도 크툴루 좀 건드려서 뭐 한 번 작정하고 만들어보자고 낸 소스북으로 출발했긴 한데, 지금 카오시즘에서 취급하고 있는 짤방의 물건은 그걸 개량해서 아예 스탠드 얼론으로 CoC 룰북 같은 거 없이 그냥 이거만 갖고도 돌릴 수 있는 물건으로 완성한 상태임. 그래서 DrivethruRPG같은 데서도 카오시즘 출판사로 검색했을 때 CoC랑 이거는 따로 분류함.


일단 뭔가 기존의 CoC에 질린 사람...을 위한 컨텐츠로 나쁘지는 않은 거 같은데, 단점은 아무래도 중세를 배경으로 "현실의 팍팍한 분위기"를 살려내고, 이제는 총도 없는 플레이어들이 신화생물들을 상대로 살아남게 하려면 키퍼가 CoC보다도 머리아플 물건. 또한 이게 원판만큼의 지원을 받는 물건도 아니기 때문에 시나리오 같은 것도 키퍼가 중세를 배경으로 대개 창작해야 할 거라는 거 생각하면.... 쉽게 말해서 많이 귀찮다. 물론 찾아보면 막 십자군 원정 당시 팔레스타인 / 바이킹의 아메리카 진출 등 이거 기반으로 하는 모노그래프 PDF들이 조금 나와 있기는 함. 


캐릭터 생성

캐릭터 생성시에는 주사위를 굴리는 대신 "일정 포인트"를 주고 그걸 배분해서 스탯을 맞추는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대신 스탯 별로 최대 / 최소치가 정해져 있음. 또한 나이 시스템이 있어서, 기본적 캐릭터는 "청년" 이지만 캐릭터의 연령을 조절해서 육체 스탯을 살짝 까고 반대로 연륜이 필요한 부분에 추가 포인트를 얻을 수 있음. 스킬 포인트는 구판 CoC와 같은 방식으로 적용함. 일단 "직업"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체로 당시 중세인들은 지주나 성직자에게 예속된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에, 대체로 그 중에서도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혹은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자유민" 신분에 속하는 캐릭터를 생성하는 걸 추천한다는 게 제작자들의 입장임. 물론 아예 작정하고 저주받은 마을 하나 만들어놓고 온갖 이변을 일으키는 식으로 장기 캠페인을 돌려도 딱히 뭐라고 할 말은 없다.... 


화폐

중세다보니까 개나소나 자기네 돈을 찍어내던 시대고,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화폐 단위는 그냥 은화 X닢 정도로 따지고, 1닢의 가치는 도시에서 하루를 그럭저럭 보낼 수 있는 수준의 수입으로 간주함. 역시 구판 CoC와는 달리 각 직업 별로 기본 수입 + 연 수입이 제시되어 있는데, 대략 거지나 은둔자, 순례자 같은 직업 연수입은 대상인(Merchant) 연수입의 20분의 1 미만이더라....


스킬

중세에 맞게 구판 CoC의 스킬들이 변경되어서, 예를 들어서 CoC의 심리학(Psychology)는 CDA에서는 "통찰력(Insight)"이라고 부름. 물론 스탠드 얼론이다보니 자체적인 설명을 룰북에 제공하니까 딱히 CoC 룰북을 안 봐도 됨. 다만 여기서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신용 쌓기(Create Rating)가 사회적 지위(Status)라는 스킬로 개편됐다는 점과, 언어 능력에서 "읽고 쓰기"가 아예 기본 1% 스킬로 따로 독립되었다...는 점, 그리고 이것저것 구판에서 사람 귀찮게 세분화됐던 과학 분야가 하나로 통합됐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컬트가 여기서는 상당히 효과적인 스킬이라는 점임. 다만 저항표를 그대로 사용한다는 게 좀 많이 아쉽다. 


마법

일단 마법적인 일을 하는 몇몇 직업들은 선택 가능한 스킬을 고를 때 아예 마법을 골라다 배울 수 있음. 성직자의 경우는 딱히 마법을 배우지는 않지만 종교적 몰입을 통해서 기적과 같은 힘을 쓸 수도 있다고 하고.... 기본적으로 비신화적인 마법도 적지 않은데, 여기서는 "비신화적인 마법"도 본질적으로는 신화적인 마법과 차이는 딱히 없다고 봄. 예를 들어서 비신화적인 마법에서 다루는 연옥(Limbo)이라는 개념은 크툴루 신화로 따지면 시공간의 틈 정도의 개념이라든가 그런 식. 다만  이것저것 후대에 나온 애들이 추가한 주문 같은 거나, 비유럽권에서 쓰는 주문은 안 나오다보니 구판 CoC 룰북에 비해서 풀이 좁다.


전투

구판 CoC의 틀을 쓰지만 거기처럼 블랙잭이 웬만한 날붙이와 동등하게 취급되지는 않고, 근접 무기에도 "사거리" 개념을 채용함. 다만 중세다보니까 인간들에게 아직 총이 없는데, 신화생물은 원래 총같은 거 안 쓰니까 원판 CoC와 그대로다. 무슨 말인지 알겠지? 그냥 얌전히 사교도와 싸워. 물론 트레뷰셋같은 흉악한 무기를 사용하면 크툴루 스타 스폰 같은 놈도 피떡을 만들 수 있긴 한데, 그거 보통 사람이 쓸 수 있는 무기는 아니잖아?


광기

이것도 기본 룰은 구판 CoC 수준이긴 한데... 문제는 여기는 중세다보니 정신과 의사가 없으니까 쉬면서 이성을 회복하기가 훨씬 귀찮다는 것임. 물론 키퍼가 예의상 일부 성직자를 CoC의 현대 정신과 의사처럼 써도 된다고는 하는데, 룰을 직접 제시해 주지는 않고 "쓰고 싶으면 CoC 룰북을 사서 쓰세요...."라는 입장이다.  


몬스터

일단 이 시기는 아직 기독교가 유럽 전역을 석권하지 못해서 사교도가 널리고 널린 시대고, 추가로 "큰바다뱀(Serpent)은 뻥이 아니고 사실 크툴루 스타스폰 같은 놈들이었다..." 같은 식으로 중세인들이 믿었던 상상 속의 괴물들, 기독교 신앙의 악마들과 크툴루 신화의 괴물들을 적당히 짬뽕해서 꺼내놓음. 다만 기독교 신앙에 나오는 악마들의 경우 "이런 애도 쓸 수는 있어요"라고 이름만 제시한 방식이다보니 본질적으로는 구판 CoC 룰북을 간략화한 거나 다름이 없음.. 다행스럽게도 극악무도한 스펙의 괴물은 안 나오.... 진 않고 쇼고스와 크툴루 스타 스폰이 그대로 나옴 ^^. 다만 일단 총 같은 거 없는 세계관이니까 얌전히 만만한 상대를 꺼내주거나, 아예 노답인 놈을 냈다면 전투 대신 도주를 유도하는 게 속이 편하다. 물론 전멸엔딩을 모두 보고싶어한다면 그냥 내도 됨.


기타

밥을 못 먹고 지내면 어떻게 굶어죽는가... 혹은 문짝이나 성벽같은 걸 부수는 데 얼마나 노력이 필요한가... 병에 걸리면 종류에 따라 얼마나 아픈가... 도  이것저것을 설명해 줌. 또한 TR을 하는 데도 중세사를 공부해야하냐.... 는 문제를 그나마 덜어주기 위해서 기본적인 중세의 사회상 및 당대에 존재하던 것들에 대해서도 책 내에서 간략하게나마 설명을 하고 있음. 물론 키퍼는 이래도 골아프다. 굴리다 보면 플레이어도 골아플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