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발전하지는 않을걸.
Q. 왜 눈금 없는 자와 컴퍼스만으로 주어진 정육면체의 두 배 부피의 정육면체를 작도해야만 해요?
A. 아폴론 신이 분노해 역병을 내리셨는데,
그 분께 속죄할 방법이 그거밖에 없다고 신탁이 내려왔거든.
Q. 왜 나무에 매달린 사과는 아래로 떨어질 뿐,
갑자기 옆으로 핑 하고 날아가거나, 허공에서 뱅글뱅글 돌거나... 하지 않으며
바닥에 닿을 때의 속력은 왜 높이의 제곱근에 비례하나요?
A. 사과라는 계의 운동에너지에서 위치에너지를 뺀 값을 라그랑지안 L이라고 하고
이를 시간에 대해 적분한 값을 액션이라고 하자.
이 액션이 최소화, 즉 극값을 가지기 위해서는
사과가 똑바로, g의 가속도로 떨어지는 게 가능한 유일한 궤도이므로.
(라그랑주 역학에 따른 설명)
Q. 근데 왜 자연은 액션을 최소화하나요???
A. Deus vult!
정확히 이 논리로,
피에르 루이 모페르튀이는 실제로 해밀턴의 최소작용 원리(해밀턴은 후대의 사람이다만)의 개념을
태초에 계신 로고스, 자연의 조화를 유지하는 신의 결정적인 증거라고 생각했음.
뭐 이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생각이 좀 다를 거라고 생각하지만서도
(행여나 해서 하는 말이지만 나는 불교도임...)
일단 근세까지만 해도, '자연 철학'에 대한 탐구는 유신론을 전제로 돌아갔으며
그 시절의 물리학자 대부분은 '똑바로 떨어지는 사과'를
'매 순간 캐스팅되는 디바인 매직' 같은 개념으로 받아들였던 게 사실임.
(미적분 만든 라이프니츠의 철학적 업적이 예정조화설이라는 걸 생각해보세요)
사실 지금의 수학자나, 증명이 불가능한 영역까지 가버린 이론물리학을 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거의 '수식의 아름다움을 섬기는 클레릭' 같은 느낌에 가깝고.
그렇다면, 신들이 의도적으로 교리 레벨에서 반지성주의를 조작하지 않는 한에야,
하다못해 악신이 '수학 문제 못 풀면 역병 풀 거임 ㅅㄱ' 같은 개짓거리라도 벌인다면
그 세계에서는 나름의 수학과 물리학을, 굉장히 종교적인 열정으로 추구할 거라고 나는 생각함.
그리고 그 관점에서 보자면, 염동 마법이나 마법적인 정밀도를 가진 로그계산자 같은 건
수학이나 물리학의 발전을 가속시키면 가속시키지 방해하지는 않을 거란 말임.
난 갠적으로 마법이 실제로 존재하는 세계라면,
마법사들이 동전 앞뒷면을 인식하고, 두 개의 동전의 면을 보고 다른 동전을 뒤집거나 그대로 두는 마법 같은 걸 개발해서
이걸로 원시적인 컴퓨터를 만들어서, 마탑마다 설치해 두고 있을 거라고 생각함.
사람에게 그게 가능한 기술이 있다면,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할 법이 없자녀.
마력 차분기관 500배
죽은 자의 제국 같은 느낌으로 언데드랑 스팀펑크랑 같이 나오는 판타지 좋지...
신이 만들어놓은 세계의 규칙을 연구하는 열정적인 신도라니. 좀 꼴리긴하네 - dc App
응용 신학: 신격 존재와의 접촉에 대한 계량적 분석과 그 활용
일생동안 응용신학을 연구했던 루트비히 볼츠만은 1906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파울 에렌페스트가 그의 일을 이어받았고 1933년 자살했다. 이제 우리가 응용신학을 배울 차례다. - dc App
아 ㅋㅋㅋㅋㅋㅋㅋㅋ
난 갠적으로 광화문 한복판에 예수가 진짜로 재림한다고 해도, '진짜로' 신실한 사람이라면 저게 진짜 예수님이 맞는지, 사탄이든 외계인이든 무언가 내 신앙을 깨트리려고 하는 악의적 시도가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할 거라고 생각함. 비슷한 맥락에서 신과 접촉할 수 있는 세계라면 그게 진짜 신의 말씀이 맞는지, 모종의 왜곡이 그 사이에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확신할 수 있는지, 애초에 저 '신'이 진짜 어떤 초월적 가치의 원인인지 아니면 '형이상학적 볼츠만 두뇌' 같은 표현이 더 어울릴 대상인지... 같은 건 진지한 학문의 대상이 될 수 있지 않나 시프요...
ㅅㅂ ㅋㅋㅋㅋㅋ
수학적 완벽함을 신앙하는 클레릭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게 진짜 발전으로 이어질까? 로마에서 증기기관 할줄 알면서 노예가 싸니까 문이랑 장난감 만들었잖아
다보탑이 돈이 되서 만든게 아니듯이 신앙이 실존하는 세계에서 신앙의 증명은 이득의 정도를 벗어날듯
하긴 그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