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티알갤에 올라왔던 양질의 섀도우런 후기들 때문에, 개인적으로 섀도우런 5판에 많은 관심이 있었는데 마침 기회가 닿아서 참가함.
일단 참가하기로 했으니까 어떻게든 룰북을 열심히 읽어봤는데, 직접 해보지 않고서는 알기 좀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음.
어떤 캐릭터를 만들까 고민하다가, 누워있는 와중에 갑자기 투명-트롤이라는 아이디어가 내 뇌를 오염시켰다.
그래서 욕심 가득한 트롤-마법-권사가 만들어짐. 우선도는 순서대로 ABCDE.
능력치: BOD 9, AGI 4, REA 2(4), STR 10(12), CHA 1, INT 1, LOG 4, WIL 5, EDG 3, MAG 6
긍정적인 퀄리티로 Focused Concentration을 찍어서 주문 하나를 페널티 없이 유지할 수 있게 하고,
단점으로는 어린이 살상 불가, 인상적인 스타일(알로하 셔츠), 혐오(엘프, 1단계)를 찍었음.
스킬은 22포인트라 스닉, 언암드, 스펠캐스팅 찍고 남은 4점을 적당히 흩뿌렸는데, 팀에 문따기가 가능한 사람이 없어서 1점 넣은 락스미스가 의외로 유효했다.
지식쪽은 대학생이다 보니 역사/마법동물학을 찍어서 쓸 기회가 없었음.
마법은 투명화 말고는 쓸 각이 안나왔다. 근데 투명화 감지가 되는 적이 없으니까 잠입 난이도가 굉장히 쉬워졌단 느낌을 받았음.
어뎁트 능력으로는 어질리티 부스트 4단계, 반사신경 향상 2단계, 힘 증가 2단계, 킬링핸드를 넣어서 맨손으로 12데미지를 넣을 수 있고, 낮은 스탯으로 기본 언암드가 10다이스밖에 안되지만 투명화로 +2, 어질리티 부스트로 평균 +3을 더 받아서 15다이스를 안정적으로 굴릴 수 있었음.
시나리오는 우연히 의뢰 지역이 겹친 세 러너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런 셋을 연속해서 뛰는 이야기였음.
내 캐릭터는 클럽 바운서를 비롯해 여러 일용직을 전전하다가, 클럽 사장님을 통해 러너가 된 뉴비라는 설정. 그래서 뭔가 주도적으로 하기보단 일단 한발 물러서서 다른 두 '전문' 러너가 뭘 하는지 먼저 보는 RP가 많았다. 근데 다른 두 러너도 전투에 올인한 캐릭터라 ㅋㅋㅋ
첫 런은 세 캐릭터 모두 의뢰인이 달랐고, 받은 보수도 달랐다. 내 캐릭터는 집이 없어서(원래는 있었겠지만 트롤의 유지비를 본인이 감당하지 못해서) 국경없는 형제단의 신세를 지고 있었고, 도둑맞은 물자를 되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보수는 국경없는 형제단에서 하루 한끼를 눈치보지 않고 제공받을 수 있는 것...
트롤 스트리트 사무라이(특징: 엣지 6, 머신건 씀, 우선권 1다이스)는 대부업자 대신 빚을 회수하는 작업(1000뉴엔, 보수 300뉴엔)을.
드워프 리거는 증인 한 명을 법정으로 데려오는 일(보수: SIN)을 받았음. 당연하지만 저 셋 모두 같은 사람이 목표였다.
결국 세 러너는 의뢰목표의 집 앞에서 만나게 되고, 일단 일이 겹치진 않는 듯 했다. 놈은 집 맞은편에 있는 도박장을 운영하는 소규모 갱한테 이미 돈이고 뭐고 털린 상태에다, 뭣때문인지는 몰라도 증언도 하지 말라고 협박당한 상태라서 러너들은 그냥 그 갱을 털기로 했다.
우선 마법-트롤이 투명화를 건 상태로 슬금슬금 다가가서 정문을 지키는 두 양아치 중 하나를 주먹으로 가격. 12+2데미지를 받은 양아치는 그대로 기절했다. 전투에 들어가자 우선권에서 앞서는 투명-트롤이 그대로 다른 녀석을 너클로 가격. 13+의 데미지를 받은 양아치는 즉사했다. 무슨 깡인지 몰라도 방탄복을 안 입고 있어서...
그 상태로 잠긴 문을 따고 들어가서 다섯 정도를 다같이 쓰러뜨리니 전투는 종료. 내부를 보니 슬롯머신, 약쟁이, 칩헤드가 가득했고, 실시간으로 슬롯머신 주작중이던 녀석을 심문한 다음 소규모 갱의 보스를 털었다. 놈은 상대가 안된다는걸 알았는지 순순히 창고 열쇠와 금고의 크레딧스틱을 넘겼고, 마침 놈과 대면중이던 론 스타의 경관은 괜히 반항하면서 총을 뽑아들었다가 벌집이 되었다.
런이 끝나고 세 러너는 연락처를 교환하고 헤어졌다가, 다른 의뢰로 인해 그날 오후에 다시 만난다. 이번에는 단순한 배달업무였는데, 의뢰인은 통 크게도 인당 9천 뉴엔을 제시한다. 그러면서 배달하는 가방은 절대 열어보지 말라고 신신당부했고, 러너들은 궁금하긴 했지만 돈이 더 소중하니까 열어보진 않았다.
배송지는 갱 중에서도 제정신이 아닌 놈들이 모인 구역이었고, 물품을 배달하고 놈들이 물건을 확인하는 중에 의뢰인이 미리 시킨대로 보고하자 이번에는 곧 습격을 오는 녀석들이 있을테니 그놈들 중 최소 하나는 살려서 돌려보내되, 일부러 살려서 돌려보냈다는걸 눈치채진 못하게 하라는 굉장히 귀찮고 짜증나는 추가 지시가 들어온다.
러너들은 좀 짜증나긴 했지만, 일단 인당 9천뉴엔을 생각하며 조금 화려한 전투를 통해 놈들을 퇴각시킬 마음의 준비를 한다. 근데 습격이랍시고 온게 고작 네 사람에다가, 거의 2컷만에 제압당해버린다. 이 시점에서 러너들은 어이가 없어졌고, 그냥 때려칠까 하는 생각과 의뢰인에 대한 항의를 하지만, 의뢰인은 그냥 인당 5천뉴엔을 더 입금시키는 것으로 일행의 충성심을 유지한다.
하지만 일행은 왠만해서는 갱단 한복판에서 싸우고 싶지 않았고, 세 명의 카리스마 도합 4점을 이용해서 완벽한 작전을 꾸미는데...
그냥 잡힌 녀석 하나를 마인드 프로브 주문을 익히면서 쓸 모르모트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3천뉴엔에 구매했다. 다행히 엣지가 6인 트롤이 어찌저찌 상대 갱 보스보다 높은 성공수를 내서, 별 문제없이 의뢰를 해결했다.
그리고 의뢰인은 곧바로 추가 의뢰를 내서, 그녀석이 돌아간 곳에 있는 갱단이 가진 정보를 가져오는데 인당 1만뉴엔을 추가로 제시한다.
이번에는 적들이 방탄복을 입고 있었지만, 어째선지 투명-주먹에 또 일격사해서 스무스하게 잠입할 수 있었다.(문따기도 매번 어렵지 않게 3~5다이스가 나왔다) 갱단 보스는 스트리트 사무라이 느낌의 오크였고, 이놈은 높은 반사신경으로 주먹질을 휙휙 피해냈지만 머신건 풀오토 사격으로 회피에 -9다이스를 받자 결국 쓰러졌다. 투명-트롤도 풀오토 사격을 한번 맞긴 했지만, 엣지 리롤을 이용해서 데미지를 0으로 감소시킬 수 있었다.
의뢰가 끝낸 후에는 좀 충격적인 후일담이 휙휙 이어졌고, 어쨌든 러너들은 상당한 돈을 벌 수 있었다. 단순한 배달업무가 왜 9천인가 했더니 설마 그런 비밀이...
셋 다 전투캐인데 투명-잠입-암살이 너무 수월해서 비중을 너무 잡아먹었나 하는 기분은 들었지만, 캐릭터를 만들면서 의도했던 장면들이 잘 이뤄져서 개인적으로는 꽤나 즐거웠다. 전투캐가 셋이니까 전투 난이도는 좀 더 높았어도 됐을 듯? 갱 한가운데서 전투하는 것처럼 무리한 부분은 어차피 러너들이 앞서서 피하려고 할 테니까...
나중에 장편같은거 구인하면 또 들어갈 의향 있음. 개인적으로는 캐릭터 성장이 가능한 걸 선호해서.
메리-크리스마스.
갓겜추
투명펀치 너무 세다앗-!
학살을 원하지 않지만 세명중 가장 많은 킬수를 올린 대학생 트롤 ㅎ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