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d 5E ORPG 단편이었다


당시 dnd 초보였던 나는 dnd 입문에 싱글벙글했지만

마스터가 왜그러는지는 모르겠는데 ORPG인데도 불구하고 캐릭터 시트를 종이시트로, 본인 손으로 한참동안 작성하고 그걸 사진찍어서 주는데 

말하는것도 더듬더듬거려서 강한 망삘을 받았다


중립 악 성향의 로그였던 나는

망해가는 마을을 구하기 위한 의뢰를 받았고

어느 나무정령에게서 숲의 정수로 보이는 구체를 받았다



그때 갑자기 루니플의 욕구가 치밀어올랐다

나는 정수가 사라지지 않도록 유리병 등에 밀봉시킨 후,

'마을 촌장에게서 선금도 받았고 의뢰 완수 금액보다 이 정수를 팔아치우는 것이 더 돈이 될 것 같다' 라고 서술하며

왔던 길을 바로 되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배경설정도 원래 좀도둑 범죄자였기에 은밀히 물건을 팔아치울 경로도 있었다

그렇게 유턴을 치자 당연 마스터는 당황했다


그렇게 돌아가는 길에 악어(존나큼)가 등장했다

로그의 특성을 살려 존나 도망쳤지만 해당 지역은 늪지여서 악어의 행동속도가 훨씬 빨랐고, 설상가상으로 다이스도 붙어주질 않았다.

그렇게 뒹굴던 중, 한가지 정보를 얻어냈다. 해당 악어는 눈이 아닌 물의 파동으로 적을 감지한다는 것을.

나는 매직핸드로 내가 있는 반대방향의 물을 톡톡 침으로써 파동을 일으키게 해 악어를 속여 탈출했다.



무사히 돌파해 이제 돈 벌 일만 남았나 싶었는데,

또 악어(아까놈보다 더 큼 존나존나큼)가 등장했다.

같은 수법으로 돌파하려 했지만 이번 악어는 정수의 에너지를 느끼고 그것에 이끌리는 놈이었다.

정수를 버린다면 도망칠 수 있었겠지만,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내 캐릭터는 돈에 미친 놈이라서 그 욕구를 어떻게든 채우고 싶었다.


고민 끝에 나는 매직핸드로 정수가 담긴 병을 상공 10m가량에 띄운 채 이동한다 선언했다.

악어는 곰처럼 두 발로 설 수 없었기에, 그 짧은 다리를 붕쯔붕쯔거릴 뿐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매직핸드의 사정거리였다.

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정수를 손으로 가져와야했는데, 악어는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달려왔다.


악어를 어떻게 떨쳐내지 고민하던 중, 마스터가 제안했다.

나와 악어가 1d20만큼의 거리만큼 떨어져 있다 가정하고, 서로 번갈아가며 1d20만큼 전진한다. 

내가 악어에게 따라잡히면 나는 악어밥이 될 것이고, 반대로 내가 악어에게 따라잡히지 않은 채 먼저 300만큼 나아가면 성공적으로 악어를 따돌려 은신처에 돌아간 것으로 하는 것이 어떻냐고.




그렇게 죽음의 레이스가 시작되었다.

1d20을 굴려 결정된 초기 악어와의 거리는 12였다.

(악어  :나) 0:12, 6:20, 24:30, 30:34, 41:53, 43:61...

나는 죽어라 뛰었고, 악어도 죽어라 쫓아왔다.

낮은 숫자가 나올 때는 나무뿌리에 넘어졌다는 묘사도 덧붙였고, 높은 숫자가 나올 때는 현란한 파쿠르 묘사도 했다.


박진감 넘치는 주사위레이스 끝에 결국 내가 300에 먼저 도달했고, 악어를 따돌리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로그는 정수를 팔아 큰돈을 벌고 세션은 마무리되었다.







배경과 기믹 스토리 다 준비해놨을 마스터에게는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악어 따돌리기랑 레이스 존나 재밌었다

루니플 받아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