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쳐 쪽의 크라우드 펀딩은 한 마디로 "속이 안 보이는 오븐에 머리를 넣어보는 행위" 같은 거임.

오븐 안에 가스가 차 있는지, 불이 켜져 있는지 모르는 상태로 말이야. 그래서 안 해본 사람(없을 지도 모르지만)들을 위해 걍 개인적인 생각이나 끄적끄적.  


크라우드 펀딩 = 중개업

근본적으로 텀블벅이나 킥스타터 같은 업체는 "중개"해주는 역할을 하는 업체임. 따라서 기본적으로 신용도는 펀딩을 주최하는 게 누구나갸 기준이 되어야 함. 특히 킥스타터는 초창기에 이걸로 "알아보지 않은 호갱님들 책임이죠"라고 책임 회피를 많이 하다 욕을 먹고 요새는 기본적으로 펀딩 주최측이 위험 부담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게 하고 뭐 그런 식으로 규약을 바꿈. 물론 그런 규약이 있다고 해서 질적인 보장을 해 주는 건 아니고... 다만 먹튀를 좀 줄여주는 정도임. 안 그러면 마이티 No.9가 그렇게 나왔을라고?


불안정성

일단 뭔가 처음 들어보는 업체다 and / or 뭔가 설득력 있는 물건을 보여주지 못했다 = 퀄리티는 기대하지 말아야 함.

예를 들어서 심심하면 까이는 국내의 T모 업체는 "뭔가 처음 들어보는 업체"는 탈피했지만 "설득력 있는 물건"을 보여줬냐는 부분에서는 나쁜 의미로 설득력을 보여주는 물건들을 내놓고 고객 대응도 영 아니었고, 초여명같은 경우는 일단 "뭔가 처음 들어보는 업체"도 아니고 "설득력 있는 물건"을 보여주기도 했지. 따라서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한 실적이 있는 업체라면 그런 실적과 그에 대한 반응을 보고 거를지 지를지 결정할 수 있다는 이야기임. 없다면 그냥 제품 설명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했냐"를 기준으로 잡으면 돼.    . 


발매 지연 

앞에서 말했듯이 어느 정도 보장된 "업체"에서 만드는 게 아니면 제품의 질을 기대하기는 좀 묘하고, 그렇게 보장된 업체라고 해도 제때 물건을 내주는 업체는 더 적음. 쉽게 말해서 어쨌든 물건만 받으면 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펀딩에 참여하는 게 아닐거면 그냥 정발을 기다리는 게 확실히 나음. 특히 현물을 기대한다면 한참 동안 기다려서 물건 받는 일도 허다함. 예를 들어서 누가 이야기했던 파라노이아 같은 경우 이미 작년에 배송이 끝날 예정이던 물건이고, 카오시움의 CoC 7판도 내가 알기로는 최근에서야 슬슬 실제 서적을 배송하는 상태임. 따라서 펀딩을 주최하는 업체가 기존에도 펀딩을 칼같이 진행했냐...를 살펴봐서 그런 적이 없다면 그냥 느긋하게 기다리면 되고, 그랬는데도 늦으면 덧글이나 남겨서 독촉하면 됨. 또한 인지도와 이건 대체로 별개기 때문에 그 부분은 따로 찾아보는 게 좋음.  


이름 빌려쓰기

이건 국내에서는 아직 못 봤고 해외에서 자주 나오는 야바위인데, 듣보잡인 신규 제작사가 이목을 끌기 위해서 일단 대형 업체나 좀 유명한 개발자 이름 팔아다가 킥스타터는 걔들 이름 걸고 진행하는 거임. 이 바닥에서 대표적인 업체는 Cool Mini or Not이라고 미니어처 게임 / 보드 게임 쪽에서 주로 활동하는 애들. 물론 이놈들 이름 걸고 진행된 게 다 꽝인 건 아니고 좀비사이드(Zombicide)라는 걸출한 보드게임도 하나 나와서, 잊을만하면 확장팩을 또 킥스타터로 우려먹다보니 저거 흑사병 버전 확장판이 킥스타터 게임 분야 7위. 참고로 8위가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였다.... 하여간 해외 크라우드 펀딩은 이래서 주최를 누가 하나만 보고 덥석 물 수도 없고 내용을 잘 읽어봐야 함.


펀딩 특전

이따위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킥스타터같은 크라우드 펀딩에 돈을 넣는 이유가 뭘까? 당연히 저 문제점을 무시할만큼 "좋은 것들"을 준다고 제안하기 때문임. 예를 들어서 카오시움의 CoC 7판 킥스타터 같은 경우 30달러이상 펀딩하면 키퍼용 룰북 / 조사자 핸드북 PDF 둘 세트를 줬는데 지금은 각각 28달러 / 22달러에 팔고 있음. 그러니까 저때 질렀으면 대충 20달러 정도 이익을 보는 셈임. 금액 달성 보상 안 끼우고도 이렇고, 금액 달성 보상까지 따지면 Keeper's Screen PDF / Cthulhu through the Ages PDF / 이름없는 공포 PDF + @ 줬던가 그럼. 저러니 "뭔가"를 어느 정도 살 생각이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해외의 경우 일단 크라우드 펀딩에 달려드는 게 이익이라는 결론이 나옴. 국내의 경우도 이번 CoC 펀딩같은 경우 시나리오 PDF라든가, 최상위 등급 대상으로 특별히 제공하는 물건이라든가.... 


3줄 요약

일단 이래저래 펀딩 주최자를 믿을 수 없다면 그냥 정발이나 기다려라.

"실제 전적" 없이는 질적인 안정성과 정확한 배송기간 준수에 대해선 안심할 수 없다. 

사실 이 바닥은 대부분 특전보고 지르기 때문에 아직까지 성과가 나오는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