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나온 이야기중에 무척 설명을 잘해준 분이 계셔서 캡쳐했음

플레이어들은 마스터가 제공해주는 정보 외에는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는 맹인임. 

심지어는 단순하게 여기서 끝나지가 않는게 

마스터가 허락하지 않는다면 과거에 겪은 경험도 활용하지 못하고, 마스터의 묘사 없이는 고블린 군락 한 가운데에 들어오고 나서야 고블린들의 존재를 깨닫는 소신경줄 휴먼이 됨.



1.예를들어 군인 배경의 파이터는 기사의 AC를 보자마자 추론할 수 있어야 함. 풀플레이트를 입고, 방패없이 그레이트 소드, 마법 아이템이나 기량에 따라 오차는 있을 수 있겠지만 AC는 18 안팎일것이다... 더 나아가서 그레이트 소드를 들었으니 무기 피해량도 추측할 수 있어야겠고. 
그런데 우리들 PL은 기사의 토큰 혹은 스태츄만 보지, 기사가 무슨 무장을 쓰고있는지는 모르잖아? 눈이 있다면 풀플레이트에 그레이트 소드를 들고있다는걸 알고, AC나 피해량을 알고있을텐데.
사실 플레이 도중에 '음... 명중 15이네요. 마스터 맞았나요?''헉, 2d6+4? 엄청 쎄잖아!' 이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거지. 

레더아머를 입은 숏보우 고블린은 AC11, 어 생각보다 날래군, 13. 그럼 방패를 든 네놈은 15겠군?.... 라고 추정하는게 PL적인 행동일 뿐이 아니라 무척 PC적인 행동이라는것. 

2.그런데 이렇게 '스텟'을 '수치화'하는게 어떻게 PC적인 행동이냐, 라고 말한다면
 오우거의 힘자랑을 목격했고, 고블린을 잡아본 적이 있는 모험가는 힘18에 민첩15인 적과 칼을 나눠봤을 때 '오우거와 막상막하의 힘이다', '고블린의 날램을 가졌다' 고 표현할거임. 근데 그걸 힘18에 민첩15라고 말하나, 오우거와 비견할 수 있는 힘과 고블린의 날램 이라고 말하나 본질은 같다는거지. 아니면 모닥불에 모여앉아서 지들끼리 용어정리 했을수도 있고.

3.그리고 눈앞의 적과 칼을 맞부딪히는 특성상 이러한 스텟.... 즉 견적을 재는건 모험가 PC들은 무척 일상적인 행동일것임. 현실에서도 쓰레기 상사라도 부하직원으로 헬창이 들어오면 괜히 가스라이팅 하려들거나 하지 않잖아? 물론 중형 휴먼이 초대형 거인이랑도 힘싸움 하는 세계관이니까 스카우터 놀이는 배마가 아니고서야 불가능하겠지만, 스캔 자체는 가능하다는거지. 그렇게 스캔한 대상이 전투력 5짜리 총든 농부일지, 기를 갈무리한 오공 농부일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생각해보니까 스카우터도 Z전사가 기를 갈무리하면 전투력 측정 못하기는 하네.

4.그렇기에 환상적이지 않거나, 세계관에 보편적인 상대일수록, PC들 적을 마주치자마자 상대의 스펙 견적을 알고있거나, 스캔한게 맞아떨어지거나 하는게 맞다고 봄.
고블린 슬레이어는 신들이 '고블린은 좆밥이다'라고 무시하도록 주민들을 세뇌하기라도 하지, 던전앤드래곤은 그런것도 없는데 1레벨 모험가들이 온갖 거드름을 떨다가 뾰족막대기에 누워버리는게 말이 되진 않잖아?

 반대로 환상적이거나, 세계관에서 특수한 상대일수록 미지이고, 스캔한거랑 실제 스텟이랑 동떨어졌으며, 심지어는 룰의 보편적 경향을 무시하는 특수능력을 가져도 된다는 말이 되겠군. 근데 이런 놈은 이런 놈 대로 PC가 상대를 보자마자 '와! 정말 악몽에서도 나오기 힘든 생김새인걸!'같은 감상이 튀어나오겠지? 근력의 서로 힘 스텟 30까지 뻠삥한 4티어 전사같은것도 뭐 '어..... 엄청난 강적! 아우로라 자체가 격이 달라!' 하겠고.

 그렇지만, 꼴랑 토큰/스태츄 하나라는 제한된 시각정보와 마스터 취향의 제한된 정보만으로 판단했다간 캡쳐에서 나온 표현을 약간 비틀어서, '이 토큰은 사실 드래곤의 폴리모프라서  얘를 떄리는 순간 본체로 변신해서 브레스를 확 뿜어서 님들은 다 뒤졌습니다'  꼴 나버린단 말이지.


5.이걸 피하는건 무척 간단하기는 함. 이건 게임이고, 게임적 허용에 따라 움직이며, 그러므로 마스터는 우리가 상대하기에 합리적인-너무 쉬워서 쓸데없이 리소스를 낭비하거나, 아무리 리소스를 투자해도 이길수 없는 적 이외의것-적을 낼 것이다. 그러니까 경계를 풀자.... 라는, 맹인이 사용하기 딱 적당한 메타-지팡이를 두들기면서 정보 하나 없는 깜깜한 어둠을 나아가면  그만임.
 근데 ㅋㅋ 기믹이나 ㅋㅋ 못이기고 소셜로 풀어야하는 적 같은게 ㅋㅋ 나오면 ㅋㅋ 아 ㅋㅋㅋㅋ




ps.다만 이렇게 묘사하다보면 한세월이다. 진짜 한세월임. 묘사하는거 다 캐치해주는 PC가 있다면 걘 신임. 응 너 카미. 심지어 이렇게 장황하게 묘사하다가 '아 그런 지루한 묘사 그만두고 진행이나 합시다'라고 생각한 PC가 맵 밝히려고 정찰하다가 위에서 말한  '고블린 군락 한 가운데에 들어오고 나서야 고블린들의 존재를 깨닫는 소신경줄 휴먼' 이 탄생해버리고, 벌집되서 시트 찢기면 대참사임. 

뭣보다 마스터 CPU가 멀티코어 몇개짜리인진 모르겠지만 어지간해선 멀티태스킹 후달릴것. 이래도 멀티태스킹 잘돌아가는 마스터가 있다면 걘 신임. 응 너 카미.

그러니까 적당히 타협해서 하하호호하는것도 정답임. 정보 싹 다 오픈하면 마스터 허리 휘어.....어느정도는 블라인드로 두고 사기좀 치게 내비둬야 준비시간동안 숨좀 돌리고 그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