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오프라인 TRPG 입문했을 때 일본룰로 중편 세션 돌린 적 있었는데 캐릭터 선택부터도 RP보다 G에 가까운 성향이었음

고인물 1은 혼자 서플참조하면서 파빌 짜오고
고인물 2는 낭만빌 짜오고
고인물 3은 법사만 한다고 법사캐 짜와서
나는 도적기능(관찰, 은신, 수색, 그 외 잡다)할 캐릭이 없어서 그걸로 하고
또 다른 뉴비는 파티에 힐러도 탱커도 없다고 힐탱 맡음

벡스따위 묻는 일 없이 서로 시트 돌려보며 PC 이름이랑 직업 정도만 확인하고 즉시 세션 시작 - 다크소울류 게임에서 따온 몹과 보스전을 위주로 전투 전투 전투의 연속이었음

밑에 다른 갤럼들이 써준 예시랑 크게 다르지 않음. 적 발견 기습할까요? 누구 노릴까요? 정도의 토론은 있었다는 점도 닮았음. 이건 분명 RP가 아니지.

전체적인 흐름은 전투 - 이동 - 전투 - 휴식 - 보스 대충 이런 느낌? RP는 일절 없었고 오죽하면 캐릭터 만들 때 필요할까 싶어 챙긴 모험가 장비, 손거울은 끝까지 사용된 적 없고 횃불은 6개 중 1개만 사용함

처음 TRPG 해본 내 입장에서는 원래 TRPG가 이렇게 RP없이 전투만 해도 되는건가 싶었지만 전투가 재밌었기에 큰 불만 없었음.

하나 임팩트가 큰 장면은 거의 마지막 세션쯤이었는데, 보스가 너무 강해서 모든 PC가 전멸해버린 전투가 있었음. 플레이어들이 GM에게 어떡하냐고 묻자 GM 대답이 걸작이었음

"님들 부활했으니까 재도전 하면 됨ㅇㅇ 뭐가 문제임?" <- 대충 이런 뉘앙스

거기서는 나도 다른 플레이어들도 벙쪘음. 오죽하면 파빌로 짜와서 파빌로만 밀고 나가던 고인물 1도 좀 어이없어하는 눈치였음. 예정된 패배 루트? 보스의 약점 기믹? 보스처치 필수아이템? 같은 건 없었음.

그렇게 보스전은 꼬라박는 트라이로 끝났고 여기서 전멸해봤자 어차피 부활하고 리트하면 되지 하는 긴장감없는 분위기 속에 끝남.

세션 자체는 마지막까지 마무리가 잘 됐고 그 후로도 몇 번 그 팀에서 플레이를 해봤지만 그때만큼 RP없는 던전레이드 느낌의 세션은 없었음.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RP를 귀찮아하는 고인물123의 취향과 한 명의 파빌, 그리고 GM의 다크소울 풍 세션이 시너지가 맞아떨어져서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졌나 싶음.

전투의 재미는 분명 있었음. 그리고 룰북 자체가 전투로는 애매하고 전투외에는 마법사기능/도적기능 밖에 없다시피한 룰이라 GM이 RP부분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면 이해는 함.

내가 느낀 재미없는 부분이라면
1. 전투 외의 해결책이 없다.
2. PC간 RP가 없어 '팀'으로서의 인식이 부족함.
3. 전투에 목적이 없고 단조로움.
4. PC가 나의 분신이 아니라 게임 속 캐릭터 쯤으로 인식되어 죽거나 다쳐도 몰입이 안됨.
5. PC가 RP를 통해 변화하지 않음.

파빌과 억까GM이 만나 전투전투세션을 열었다면 나름 재미있었겠지만 뉴비를 끼고 하기엔 아쉬운 부분들이 많았다고 말하고 싶음


요약
1) 뉴비가 RP없이 G했다.
2) RP없는 G도 돌아는 간다.
3) RP없는 G는 내 취향에 안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