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룰북엔 드로우랑 오크는 악하게 태어나지 않아요~ 그들의 문화적 특성 탓에 사악하게 자라는 것입니다~ 같은 피-씨-한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
PC를 따지지 않아도 죄를 저지르지 않은 괴물 캐릭터나 샤아의 노래, 나이트런이같이 이해할 수 있고 이입할 수 있는 괴물이 등장하는 창작물이 인기몰이한지 오래고
많은 마스터들도 이런 '클리셰 파괴'적인 NPC를 자주 활용한다.
당연히, trpg를 즐기는 당신도 이러한 질문에 마주하게될수밖에 없다.
'개선의 여지가 있으면, 대상이 설사 몬스터라도 그냥 살인 아니냐??'
나 또한 최근에,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플레이를 하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내가 주로 하던 플레이는 에픽 장편이라 적군도 아군으로 두려 노력한다. 지금 하는 가벼운 플레이처럼 적이라고 무조건 갈아버리려는건 익숙하지 않았다.'
음 맞는 말이군. 반박하지 못하겠어. 4티어쯤에서 놀려면 그정도 배포랑 그릇은 있어야지.
현실에서 적을 적으로 대하면 바로 기수열외다. 적을 적으로 만들지 않아야 평타 치는거고.
내 맘대로 안된다고 망치로 뚝배기 후려버리고 '자 반대할 놈 더 있나?'하고 외치는건 어린애거나 웹소설 주인공이다.
그렇다. 어린애거나, 웹소설 주인공이다.
그리고 trpg 하는놈들은 전부 판타지 주인공을 꿈꾸는 어른애다.
난 보검을 금고에 모셔둔다는 소문으로 유명한, 평범하게 동면중인 크로마틱 드래곤을 깨워서 뚝배기를 그레이트소드로 후려버리고 싶다.
그 녀석이 이십 년마다 죄없는 마을 하나씩 갈아버렸다는 설정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난 오크 부락을 파이어볼로 불태워버리고 아기 오크라도 망설임없이 파이어볼트로 꿰뚫어버리는게 좋다.
오크는 애초부터 사악하게 태어났다는 설정이 있기에 더더욱 좋다.
물론 텔 투키라가 나쁘단게 아니다.
악하다고 지성이 없는게 아니니 싸우기보단 글로벌 체인 짜는게 이득이라는 것 정도는 알거 아닌가?
지들 본성 못이겨서 수작질 부리려 하고, 그런거 감안해서 동맹 짰으니 알아서 간파하고 방어해서 역공작치고, 회담장에서는 아무일 없었던 척 실실거리면서 서로서로 공을 치하하고.
악의 카리스마라는걸 제대로 보여주는, 속마음을 도저히 내비치질 않는 동맹의 수장과 협상한 다음 찝찝함을 숨기고 조직에 돌아가서 성과를 논의한다. 씹간지잖아?
그래도, 그래도 말이다.
켈벤 아룬선이 옳은것인가? 브랜 스콜선의 하퍼즈가 틀렸냐 이말이다.
좀 독단적이면 어떤가. 글로벌 체인 안짜고 선의 대 제국 이룩하겠다는게 아니꼬운가?
악당이랑 야합하는 켈벤이라고 하퍼즈 이상으로 뭐 큰거 해냈어?
리치는 리치라고 뚝배기 깨버리고, 캠비온도 캠비온이라고 뚝배기 깨버리고.
드로우는 공격받는게 맞는 세상은 안되나? (그렇기에 드리즈트랑 쌍검드는 검댕이 뾰족귀 PC가 위대한것아니겠나?)
도의적인 문제로 다투고, 목적과 수단으로 다투고, 선에 대한 담론으로 다투고.
이런건 까짓것 같은 휴머노이드들끼리 하면 되는거 아닌가?
백발 양보해 늑대는 길들일 수 있다. 늑대는 길들이면 개가 되니까.
하지만 현자는 늑대는 친구로 두더라도 얼룩말을 길들이려 하지 않는다. 종자부터가 길들일 수 없는 종자다.
그리고 굳이 늑대를 묘사할 필요는...... PC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
하물며 어디 사람 티라곤 겉가죽밖에(그리고 겉가죽도) 남지 않은 뱀파이어나 유안티, 고블린, 오크, 일리시드,데몬 같은 얼룩말 종자임에야.....
제목의 담론에 대한 나의 결론을 내려보자.
맞는 말이다. 하지만 아군으로 둘 수 없는 편협한 자들을 나는 악이라 칭하겠다. 어떻게 하던 적으로 돌아서는 자들을 악이라 칭하겠다.
아군으로 둘 수 있는 자들은 더이상 악이 아니며, 또하나의 지성체, 휴머노이드들이다.
그리고 그런 이들을 죽이는건 살인이며, 영웅담의 모험가들로썬 도저히 할 짓거리가 아니고
그런 trpg는 내 취향이 아니다.
켈벤이 브랜 스콜선을 부정할지언정 GM은 브랜 스콜선을 부정하면 안된다 이말이다.
부정할거면 미리미리 고지를 하던가....
태고의 trpg의 무대인 그레이호크는 선악의 진영으로 나뉘어서 개 박터지게 싸워댔다고 한다.
(물론 그 동네도 악이라고 마냥 뚝배기 깨지 않고 선진영도 지들끼리 내분일어나서 뚝배기 깨고 그러기는 하지만)
세상따윈 알까보냐 나에겐 그녀가 더 소중해!!! 하면서 마왕을 구하러 성왕국에 달려드는 10년대 용사도 물론 재밌지만
때때로 태곳적 단순을 본받아 80년대 마왕용사물도 즐겨보는게 어떨까?
ps.물론 trpg의 배경은 GM이 준비하는것이니만큼 PL은 의견제시가 할 수 있는 끝이긴 하다.
꼬우면? 네가 마스터야^^
ps2.근데 진짜 꼬님마 했다가 팀 터트린 마스터 많으니까 알아서 선조절하시고 ㅎ;
p3.혹시라도 인용구의 PL님이 보실수도 있는데, 그분이 내 의견을 무시했다는건 아님. 그냥 자기가 하던 장편플이랑 다른 의견이 나와서 어색했다는 취지로 하셨던 말. 애초에 그때 캠페인이랑 상관없는 단상 뻘글이고....
그래서 브랜 스콜선이 누구야
https://namu.wiki/w/%EB%B8%8C%EB%9E%9C%20%EC%8A%A4%EC%BD%9C%EC%84%A0
맞말이지 몬스터는 언제부터 pc들 여지를 봐줬다고 pc들이 몬스터 여지를 봐줘야하냐
7080년대 마왕물도 재미있지
그런 방향성의 플레이를 할 수도 있는데 뭔가 합의되지 않은 과정에서 그런 스토리를 하는건 좀. 가벼운 판타지인 코노스바 같은 거에서도 적 보스는 뻥뻥 터트려 죽인다규....
샤아의 노래?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