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세션 준비
무대가 준비가 됐고, 세션날이 다가온다면 PC들이 조우하는, 실제로 플레이의 내용인 인카운터들을 준비해야겠지?
사실 세션을 준비하면서 인카운터를 준비한다는 것은 샌드박스에 한정적인게 아니라
마스터링 전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 글의 범위를 넘어가는 느낌이기는 함.
내 세션 준비에 대한 골방 철학을 전부 적지는 않고, 내가 마스터링 할 때 도움이 됐던 몇 가지 요소를 소개하는 것으로 하겠음.
첫번째 방법은 기존의 어드벤처 및 인카운터선을 사용하는 것임.
기존의 어드벤처에서 따와서 세션을 준비하는 것은 방법이 명확하고,
일정 이상의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고, 적힌대로 준비하면 되니 어느정도 준비해야할 범위가 줄어드는 좋은 점이 있음.
정말로 당연한 이야기지만 실제로 파는 어드벤처 중 네가 원하는 부분을 따온다거나,
해당 어드벤처 자체를 인카운터로 넣어서 어드벤처를 시작하면 됨.
5판 어드벤처인 Out of Abyss에서는 실제로 지하동굴을 탐험하면서
스토리나 배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짤막한 인카운터들이 몇개가 있음. 챕터14에 있는 Adamantine Tower가 하나의 예시.
만약 실제로 캠페인 중 지하 동굴에 떨어지게 된다면 그 것들을 사용하면 됨.
OSR 캠페인을 돌리고 있는 중이라면, 사막을 건널 때 길잡이가 길을 잃어버리거나,
무언가의 연유로 사막 폭풍에 휩쓸린다면 1982년에 발매된 The Lost City 어드벤처를 시작하면 됨.
(틀같지만 실제로 재미있는 어드벤처입니다…)
디앤디 5판으로 이런 어드벤처를 돌린다고 한다면, 요즘 자주 나오는 것들이 단편선이기 때문에 선택할 것이 많다고 생각함.
그리고 가장 잘 팔리는 RPG이니만큼 서드 파티 어드벤처도 좋은 것들이 많다.
공식 어드벤처를 사용한다면 Keys from the Golden Vault, Journey Through the Radiant Citadel 등 단편선을 가져와서
캠페인에 맞게 수정해서 돌리면 되고,
서드 파티로 넘어가면 Seeker’s Guide to Twisted Taverns같이 특이한 여관들을 컨셉으로 잡는 인카운터선을 포함해서,
Trilemma Adventures같은 한 페이지 던전 모음도 있음.
조금만 찾아보면 DMsGuild나 DTRPG에 상당히 많은 인카운터선들이 있으니
그것들을 활용하는 것들도 좋음. (내가 예전에 턀갤에 올린 글 중 ‘특이한 상점들’ 인카운터들도 있으니 쓰셈)
단점이라 한다면 실제로 어드벤처를 읽어가면서 사용에 적한한 것들을 필터 해야하기 때문에
영어 독해 능력의 유무, 어드벤처를 실제로 읽고 이해하는 노력, 그리고 취미에 가용할 수 있는 금전에 영향을 많이 받음.
두 번째로는 자작으로 샌드박스 인카운터를 준비하는 것인데, 세션 준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개념적인 도구를 두 가지 소개하겠음.
이 두 가지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캠페인의 방향과 마스터의 취향에 따라 갈릴테니
블루프린트처럼 사용하기 보다는 세션 준비의 시작점으로 잡는게 좋음.
팩션, 혹은 세력이 첫번째 도구임.
내가 말하는 팩션이라는 것은 하퍼스같이 범대륙적인 단체부터, 단순히 특정 마을의 농부들과 같은 작은 세력까지 다양한 단체를 포함하는 뜻임.
각자 다른 목적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 팩션이 두어개가 있다면 아무거나 쟁점이 될만한 것을 넣어서 갈등을 만들면 됨.
팩션들의 갈등에 대한 반응 및 대처를 상상하면 인카운터, 나아가 세션의 큰 틀은 잡힐 것임.
내가 돌렸던 에버론 캠페인에서는 ‘아르고네센의 드래곤’들과 ‘먼지의 왕’이라는 팩션들을 사용했음.
아르고네센의 드래곤들은 기본적으로 필멸자들을 무시하지만 용의 예언이라는 두루뭉술한 예언을 맹신하고
악마 부활을 막는 것에 상당히 신경을 많이 씀.
먼지의 왕은 고대의 악마들을 부활시켜 세계를 악마의 세계로 만들려고 함.
하지만 이런 먼지의 왕의 소속 악마 중 또한 용의 예언을 이해하고 판독하는 전문가가 있음.
용의 예언에 따라 세계를 구원할 수도 있는 불확정 요소로 등장하는 PC들이 아르고네센에 나타난다는 쟁점이 생겼는데,
팩션들의 성질을 생각하니 인카운터, 나아가서 세션 준비가 되더라.
1. PC들이 나타나면 용들은 상당히 경계하고 얘네들을 믿어야할지 말아야할지 의견이 갈림.
2. 용들은 PC들이 실제로 용의 예언에 부합하는 자들인지, 아니면 먼지의 왕의 수작인지 확인할 겸 시련을 주는 것으로 타협함.
3. PC들은 이러한 시련을 해결해야함.
4. 먼지의 왕은 이 때 당연히 사보타주를 하려고 함.
5. PC들이 멋지게 시련에 통과해서 PC들 파워업 이벤트로 사용.
랜덤 테이블이 두 번째 도구임.
랜덤 테이블 중 무작위 이벤트나 인카운터들이 쭉 쓰여져 있는 테이블에 주사위를 굴려서 정하는 거임.
이런 랜덤 테이블은 인터넷에 상당히 풀려있고, 출판된 수많은 책들에 적혀져 있음.
내 경험상 RPG 50년 역사에서 그 어떤 것에 관련한 테이블도 존재함.
랜덤 테이블을 세션 중에 돌려서 바로 진행하는 마스터들도 있기는 한데,
나 개인적으로 그 방법은 완성도도 떨어지고 맥락없이 공허한 인카운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별로임.
어찌됐던 랜덤 테이블의 결과를 세션에 쓰면 좋을 정도로 깎으면 됨.
나 개인적으로 랜덤 테이블이 괜찮다고 느껴진 것은 Ironsworn룰북의 뒷편에 있는 Oracle 테이블과
Godbound룰북의 미니 서플?같은 느낌으로 존재하는 Sixteen Sorrows: A handbook of calamities라는 책의 테이블임.
Ironsworn의 경우 혼자서 하는 솔로 플레이도 가능하게 만든 룰이라서, 이런식으로 랜덤한 인카운터 제작이 괜찮음. (무엇보다 DTRPG에서 무료임)
Sixteen Sorrows같은 경우는 인카운터 16가지 종류와, 그 인카운터에 다양하게 양념을 칠 수 있는 하위 테이블이 있는 책임.
Godbound 룰북용이라고는 나와 있는데, 나는 여기서 컨셉을 가져가서 5판에 사용했음.
사실 더 많겠지만 당장 떠오르는 게 두 개밖에 없네.
직접적인 인카운터 테이블은 아니고 퀄리티도 좀 떨어지겠지만 랜덤 테이블은 레딧의 r/d100 같은 데에도 많으며,
RPG 관련 블로그에도 테이블 생성 포스트는 상당히 많으니 인터넷에서 찾으면 좋음.
어찌됐던 위 랜덤테이블에서 나온 결과와 캠페인 준비하면서 만들었던 장소를 엮으면 ‘대충’은 생각이 날 것임.
4. 세션 플레이
내가 생각하기에 양질의 세션을 어떻게 진행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 적어보겠음.
샌드박스에서 DM이 해야할 것 들 중 일반적인 DM이 할 것들과 다른 점은 세 가지 정도가 있는 것 같은데,
이건 관점에 따라 분류가 달라질 것 같긴 함.
어찌됐던 내가 생각하기에 중요한 것들은:
첫째, PL들의 선언을 받아서 세계에 반영시키는 것임.
샌드박스의 강점은 플레이어들이 항상 자기가 원하는, 혹은 재미있어 보이는 방향으로
캠페인을 진전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행동들이 샌드박스에 어떤 여파를 남기면 의미가 있기 때문에 즐거워함.
PC들의 모든 행동을 다 세계에 반영을 시킬 이유는 없지만,
반영을 한다면 플레이어들이 ‘내가 이렇게 바꿨다’라는 점을 바로바로 느낄 수 있게 눈에 띌 정도로는 적용해야함.
예를 들어 PC들이 고블린떼를 잡고 주워온 수많은 무구들을 마을에 기부하는 식으로 줬다면 NPC가 와서
“와 모험가님이 기부하신 무기들 때문에 우리 마을 자경단이 늑대 떼를 쉽게 잡았어요!”
라는 정도의 말을 하고‘늑대 가죽’이라도 몇 장 주라는 뜻임.
‘인간포식자 그락사르’를 당장 잡으러 가야하는데,
마을의 양의 숫자가 좀 더 늘어났다는 식의 묘사를 찔끔 하고 ‘플레이어의 행동을 세계에 반영했습니다.”라고 하지 말라는 거임.
어찌됐던 이런 플레이어의 행동들을 기억하기 위해서 세션 중 오갔던 내용을 기록하는 것을 습관화 하는 것이 좋음.
텍플이면 기록으로 남으니까 이 부분에 신경을 안써도 상관이 없겠지만 보이스플 같은 경우는 기록을 정말 열심히 해야함.
가끔씩 놓치는 부분이 발생하고, 이런 것들이 누적되면 좀 아무래도 퀄리티가 떨어지겠지?
두번째는 플레이어들의 흥미를 유발할 훅들을 여기저기에 뿌리는 것임.
스토리를 따라가는 게임이라면 사실 누군가가 퀘스트를 주거나, 어떤 이벤트가 발생해서 그것에 대한 대응을 해야하겠지만,
샌드박스의 특징상 플레이어들한테 저리로 모험을 가야할 이유를 만들어 줘야함.
인게임적으로 시킬 수도 있지만 항상 PL들이 자기의 선택으로 이 모험을 하고 있다라는 느낌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샌드박스의 코어거든.
내가 아무리 재미있게 만들었어도 PL들이 흥미를 안보인다?
그러면 인게임 NPC들과의 관계를 이용하거나, 플레이어들에게 마법 아이템에 대한 욕심, 혹은 컨셉질을 자극한다거나의 방법을 사용하면 됨.
꾀죄죄한 모습으로 반쯤 뜯어진 인형을 끌어안고 엄마를 구해달라고 울고 있는 소녀의 부탁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고,
‘검신에 불이 둘러진다는 불꽃의 마검’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때 흥미를 안보이는 전사는 없을 것이며,
올드 원의 신자에게 귀환자 자르곤이 과거 소환됐다고 하는 신전터와 이곳에 있는 자들에게 발생한다는 악몽 이야기를 무시하지는 않을 것임.
세번째의 경우 세계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주게 해야함.
플레이어의 행동에만 반응하기 보다는 스스로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사건이 일어나게 만들면 됨.
쉽게 생각하면 PC들만이 세계나 이야기를 움직이게 하는 전부가 아니게만 하면 됨. PC들의 이면에서도 세계가 돌아가야 한다는 것임.
각각의 다른 목적을 갖고 있는 팩션들이 그 대상이 될 수도 있겠고, BBEG가 그 대상이 될 수도 있겠고,
아니면 갑자기 무슨 큰 일이 발생해서 그것에 대한 대응으로 세계가 움직이게 하면 됨.
베스트 케이스는 아무래도 PC들의 행동에 따라 파급효과가 일어나 선제적으로 세계가 바뀌는 거겠지?
이렇게 세계가 바뀐다는 것을 플레이어들에게 전달을 해야하는데,
이를 하기 위해서 인게임으로 사용되는 것들이 신문같은 것이 있겠고, 아니면 루머나 풍문등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임.
이렇게 몇 번 세계가 바뀌는 것을 보이면 PC들에게 이번에 여기를 안가면 대충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예측이 될 것이고,
기회비용이라는 개념을 떄려넣을 수 있을 것임.
뉴스고, 풍문이고, 행상이고 다 이야기를 전달하기 힘들다?
의외로 PC와 진행자가 아니라 DM과 PL선에서 “대충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것입니다” 하고
“PC는 이 이야기를 몰라요” 라고 말하는 것도 좋은 방법임. 물론 중요한 이야기일 때겠지만.
5. 플러스 알파
이것들은 좀더 재미있는 캠페인을 위한 팁들이나 위의 분류에 넣기에 애매한 것들을 모아둔 것들임.
5-1 매끄러운 세션의 진행을 위하여
세션 준비를 하는 도중 파티가 어떻게 행동할지 머리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하는 것을 추천함.
샌드박스는 변수가 많아서 시뮬레이션을 하지 않으면 예측이 잘 안됨.
단순히 “이러면 이러할 것이다” 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플레이어들의 관점에서 이입을 해보면 좋음.
정보의 불균형을 고려하면서 이렇게 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장면과 장면을 이어주고 NPC가 PC들에게 이런 부탁을 하기 위해 해야할 말 같은걸 생각할 수 있게 돼서 세션 진행이 정말로 매끄러워짐.
5-2 팩션
스토리가 있어서 특정 팩션이 자주 나올 수 있는 환경이라면 핵심적이고 반복적으로 나오는 팩션들을 사용하는 것도 추천할만한 일임.
팩션도 Worlds Without Number룰북에 나와 있듯 팩션 태그 등을 써서 세세하게 잡으면 좀 더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겠지만
이건 해당 룰북을 사서 읽으셈.
기본적으로 팩션의 경우는 목표와 자원 정도의 척도로 생각하면 쉽게 진행할 수 있음.
목표는 팩션의 존재 이유로 이것 자체가 팩션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고,
자원은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위해 팩션이 사용할 수 있는 자원과 능력을 뜻함.
간단한 아이디어만 있어도 인카운터와 세션이 준비가 되기 때문에 사용하셈.
실제로 수많은 던전에서도 팩션이 존재하고, 예로부터 중요한 요소중 하나였음.
5-3 임기응변
아무리 준비성이 좋더라도 생각치도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갈 때가 많고, 대다수임.
이 동굴은 정말로 아무것도 없는 동굴인데, PL들이 이 곳에 숨겨진 컬트의 지하 기지가 있을 것 같다고 계속 있는데,
실제로 그런 떡밥을 던져놨었으면 어쩌겠어. 그 자리에서 만들어야지.
준비된 것이 없을 때 이런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잡기술을 보고 배운것들이 몇 개가 있는데,
이 파트까지 쓰면 이미 긴 글이 너무 길어질테니 나중에 따로 글로 올리겠음.
이렇게 지어내고 갖다 지어내는 것은 샌드박스 마스터링에서 자주 발생하는 일이고,
점차 짬이 쌓이면 정말로 당황스러울 정도로 아무것도 준비가 안되는 상태는 많이 없어짐.
이 것은 뭐 어떻게 준비할 수가 없는 영역이니,
임기응변을 했다가 망해서 캠페인이 이상해지면 양해를 구하고 임기 응변 진행했던 파트를 바꿔라.
몰입감을 한 번 깨는게 캠페인이 이상해져서 매 세션 준비때마다 추가적으로 고려하는 것 보다는 나음.
다만 임기응변으로 지어낸 것에 대한 기록만은 열심히 합시다.
이 미친 글을 쓰는데 일주일이 걸림. 맙소사.
샌드박스를 마스터링 한다는 것을 나름 잘 표현한 짤을 올리면서 끝내겠음.
짤은 레일로드가 아닌지? 아무튼 ㅊㅊ부터 하고...
사실 샌드박스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이야기한다면 아포칼립스 월드 1판이든 2판이든 읽고 이해할 수 있으면 끝날 거라 생각하긴 함.
그 룰북은 제대로 안읽어봤으므로... 뭐, 그냥 어디서 봤던 내용하고 내 생각을 같이 섞어서 적은 것임. 짤은 정말로 다음에 진행될 세션 하나 만큼만 계속 임기응변하면서 깐다는 뜻이었음 ㅋㅋ
거기서도 대충은 비슷한 소리 해
실시간으로 길을 까는거랑 이미 짜여진 길을 가는거랑은 확실히 다르긴하지 개추
아포칼립스 월드가 추구하는 방향을 아월 안 읽어보고도 결국 비슷하게 잘 찾아낸거 같네. 재밌겠다. 구인 더 안하니 혹시?
재미는 책임 못짐 ㅋㅋ 추가적으로 구인 할 것 같기는 함. 이것저것 할 것들이 있어서 한 두 달 후가 될 것 같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