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디만 하다 13시대 캠페인들을 굴려보니까 캠페인 세팅 방법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글써봄
13시대 캠페인은 댄디처럼 완성되어 있는 시나리오에 캐릭터들이 집어넣는다는 느낌 대신에, 캐릭터들과 표상관계에 따라 시나리오에 등장할 수 있는 요소들을 제시해주고 그것들을 유동적으로 조합하는 방식임
예를 들어 캐릭터가 대마도사와 긍정적 관계가 있다고 가정하면, 큰드루이드가 계속 대마도사의 날씨 제어 마탑을 무너뜨리는게 싫어서 그짓 못하게 숲의 마법물건을 훔쳐오라는 임무를 줄 수 있음. 그렇다면 적들은 숲 속의 거대 야수들이나 공룡, 드루이드들이겠지?
반대로 캐릭터가 큰드루이드와 관계가 있다고 하면, 큰드루이드는 계속 자연을 훼손하는 대마도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가 마탑을 세울때 쓸 마법보석들을 운송중에 다 훔쳐오라고 의뢰할 수 있음. 그럼 적들은 도로에서 마차 수송을 하고있는 마법공학 도시의 용병들과 골렘, 마법사일수도 있고 말이야
이런식으로 한 캠페인에도 캐릭터들의 표상관계에 따라 적들, 임무, 배경같은 구성요소들을 제시해주고 마스터는 원하는거 골라먹기 하면서 그걸 유동적으로 조합하게 되는거임
어떤 표상이 임무를 주는데, 어디 가서, 어떤 표상을 엿먹이기 위해, 그의 무언가를 훔쳐와라. 라는 캠페인의 틀만 정해놓고, 자유로이 쓰는거지
투장에게 임무를 받아서, 악귀술사의 주술서를 훔쳐오기 위해, 지옥굴에 가 악귀들이랑 둠가이 찍는다~ 일수도 있고
황금거룡에게 임무를 받아서, 삼두회의 숨결을 훔쳐오기 위해, 드라켄할로 가 용인족들이랑 선술집 난투를 벌인다~ 일수도 있고
시체왕에게 임무를 받아서, 오크두령의 힘을 훔쳐오기 위해, 북방으로 가 오크들이랑 전쟁을 벌인다~ 일수도 있음.
만약 "나는 창의력이 없어서 바꾸기 힘들어"라고 한다면 괜찮음, 보통 캠페인마다 여러 표상의 경우들로 제시도 해주니 유동성이 미리 준비되어있음
이렇듯 캠페인이 사실상 흐름만 비슷하게 가져가고 그 외의 모든것을 수정하기 좋은 방식으로 되어있어서 몇가지 장점이 있는데
1. 장소,적들,임무를 바꾸면서 내가 하고싶은 캠페인으로 바꿀 수 있음. 즉 고블린의 뾰족막대기로 찌르면 따흐앙 외치는 뻔한 캠페인에서 벗어날 수 있음.
2. 같은 캠페인이더라도 표상관계마다 내용이 달라짐
3. 지금 이 캠페인 내에서 표상들간의 관계가 어떻게 엎치락 뒤치락하고있지? 라고 메모해온것들을 뒤져보면 앞으로 진행 방향에 대한 영감도 찾을 수 있음
이런 것들을 느끼는데
사실 다른건 모르겠고 그냥 숲, 시골마을, 동굴 같이 뻔하디 뻔한 모험장소 말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역피라미드, 계속해서 악귀가 쏟아져나오는 심연, 걸어다니는 거대 괴수 등 위 같이 특별한 곳들을 배경삼아 벌어지는 모험이 재밌어서 마음에 듬 ㅎㅎ
매력적인 캠페인 특) 돌아가지 않음
잘썼구만 비추받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