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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아는 등 뒤에 내리꽂힌 검의 감각이 너무도 어색하게 느껴졌다. 악의로 가득 찬 사각형 말뚝이 둥근 구멍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사비아의 집에서 갑작스레 나타난 영웅은 너무나도 어색했고 사비아가 자신을 굶주린 채 놔두는 것 또한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어색하다는 단어가 그녀의 머릿속에서 빙빙 돌았고 어색함 때문에 웃다가 그녀의 폐에 든 공기가 모조리 빠져나가 버렸다. 사비아는 만약에 자신이 뒤를 돌아볼 수 있다면 무슨 일이 생길지 궁금했다. 사비아는 그녀가 만약에 한 발짝 내딛거나 숨을 들이쉰다거나 또는 그녀가 당연하게만 여겼던 행동들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해했다. 그렇지만, 그녀가 너무 빠르게 움직이면, 몸이 두 동강 나지 않을지도 궁금했다.

사비아에게는 불미스럽게도, 이솔데의 품위 없는 방식으로 영웅이 등에서 검을 확 비틀어서 뽑아내었다. 검의 갈고리 부분이 사비아의 늑골을 배스 낚아채듯이 비틀어 버렸고 사비아는 무기력하게 바닥으로 쓰러졌다. 극심한 고통은 추억으로 뒤바뀌었다. 사비아는 수면 마비가 있는 6살짜리 아이였고 아무것도 없는 어둠에 짓눌리어 아무 말도 내뱉지 못한 채로 어머니에게 도움을 구하고 있었다. 도와주세요, 어머니! 제발, 도와주세요! 나중에야, 사비아는 공허가 두려움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그녀에게 알려주려는 것임을 깨달았다.

그러나 두려움은 더 이상 사비아의 친구가 아니었다. 이솔데가 사비아로 부터 등을 돌리며 말했다. "진심인데, 미안해. 아주 조금은 말이야."

"나도 알아." 사비아가 말했다. 사비아는 이따위 개소리를 자신이 믿었다는 것에 놀랐지만, 고통이 사비아의 냉소주의를 뿌리 뽑았다. 사비아는 마땅히 증오와 앙심을 품었어야 했지만, 복수심 따위는 기력 낭비에 불과하다 느꼈다. 사비아가 바라는 것은 오롯이 꿈속으로 빠져드는 것이었지만, 꿈은 지금의 사비아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었다.

이솔데는 작은 검은 유리병을 꺼내고 부수어 검은 유리병 조각을 검 위에 뿌렸다. "개인적인 원한은 아니야. 내가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니까." 생존 본능이 사비아의 몸뚱아리를 몰아붙였고 사비아는 마지막 남은 힘을 모두 쏟아부어 부엌의 바닥을 기어 나아갔다. 이솔데는 사비아가 벽에 도달하기도 전에 사비아의 심장을 칼로 꿰뚫어버렸다.

마침내, 꿈이 사비아를 인도하였다. 꿈은 사비아의 등 뒤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끝 없는 날개를 펼치고 사비아와 이솔데를 감싸 안았다.

사비아는 따스함을 느꼈다. 사비아는 다시금 여섯 살짜리 아이로 돌아갔고 사비아의 어머니가 그녀의 자그마한 몸을 꽉 끌어 안고 있었다. 사비아는 눈물의 짠맛을 느꼈지만, 사비아는 더는 울고 싶지 않았다.

다시 자러 가고 싶니, 아가야?

"무서워요."

엄마랑 같이 있고 싶니?

"모르겠어요."

사비아의 어머니가 이마에 입맞춤을 해주고는 사비아가 기억하지 못하는 자장가를 불러주었다. 자장가는 그 어떤 음색도 존재하지 않았다. 자장가는 얼음처럼 차가운 색이었으며 시체처럼 달콤했다. 자장가는 사비아 느껴 보았던 감각 중에 가장 훌륭한 감각이었다. 자장가는 사비아의 고통을 떠올리게 했다. 아무것도 없는 어둠을. 두려움이 그녀의 친구임을.

다시 자러 가고 싶니?

"아니요."

꿈이 사그라들며 시간이 그녀의 정신을 앗아갔다. 사비아는 차갑게 식은 채로, 두 다리로 서 있었으며 검에 기대어 이솔데의 흉곽을 열어젖혔다. 사비아와 이솔데, 둘 다 놀랐다.

지금 생존 본능이 이솔데의 몸을 몰아붙였지만, 이솔데의 목소리가 그녀를 배반하였다. "나도... 그녀를... 봤어..." "나도 알아." 사비아가 말했다. 그리고 사비아와 이솔데는 둘 다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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