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플레이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그때는 trpg라는거 자체가 아예 처음 플레이여서
단편으로 가볍게 제일 자유롭고 쉽다는 던전월드로 룰 혼자 공부좀 해보고 구직해서 들어갔음.
플레이어 3명에 마스터 1명 총 4인이였는데, 나는 근력에 몰빵한 빡대가리 바바리안이였고
파티 두명은 로그랑 위저드였고 얘네도 마찬가지로 나처럼 처음 플레이해보는 사람들이였어
내용은 마을 근처 광산에 고블린들이 나타났고 우리가 무슨일인가 조사해보다가 싸움이 나고 그런거였지
당연하게 술집에서 우리끼리 만나서 동료가 된 과정 얘기하다가 광산으로 출발하려고 했는데
마스터가 그냥 뜬금없이
"이제 어디로 가실거에요?" 하는거임
그래서 우리도 당연하게 "광산으로 가야죠" 했는데
"네 그런데 어디로 갈지를 말씀해주세요"
하니까 이제 우리가 무슨소리인가 고민하면서 말을 멈추고 그에 관한 힌트같은게 있었나 고민을 하기 시작한거야
우리셋다 처음이였고 열심히 공부도 하면서 준비해왔을정도니까 당시 플레이 집중력도 좋았고
대화과정에서 놓친부분도 없는거같아서 이게 무슨 뜻인가 고민하고있었는데
"아니 숲길로 걸어서 빠르게 가시거나, 마차를 찾아서 빠르게 갈수있는 방법을 찾는것처럼 자유롭게 말씀해보세요" 그러는거야
이 때 깨달아버린거야
마스터가 말한 자유는 방임이였고, 내가 원했던 자유가 이런 느낌이 아니라는걸
나는 여러가지 정보나 선택할수있는 방법들을 힌트처럼 들은 다음 상의해서 골라보는 자유를 생각했는데
이사람이 말하는 자유는 그냥 진짜 세계에 우리를 던져놓는거였는데
문제는 플레이어 셋 다 그 세계에 대해서 모르니까 우리가 뭘 할수있는지조차 모르는거였지
이런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우리는 그럼 마스터가 예시로 들어준 숲길과 마차정도밖에 선택할 수 없었는데
마차를 찾는 과정도 뭔가 쉽지 않을거같아서 숲길로 가기로 결정하고 광산으로 떠나기 시작했어
그 와중에 자유 rp시간이라면서 약 15분동안 마스터는 "자유롭게 여러분이 숲길로 가는 여정에 대해서 말씀해보세요"
하고 갑자기 입을 다물었고, 우리는 우리끼리 무슨 대화를 할지 고민하다가
용감한 로그가 위저드한테 고블린에 대해서 아냐고 물어봤고
현명한 위저드는 룰북에서 본 고블린의 정보에 대해서 10분이상 혼자 떠들기 시작했어
빡대가리 바바리안인 나는 뭐라도 해야할거같았지만 뭘 해야될지 몰라서 "오!" "그렇군!" "역시 똒똒하군!" 하면서 추임새를 넣는것 말고는 뭘 해야할지 몰랐고
그렇게 고난의 행군을 마치고 광산에 도착해서
이제 광산에 들어가 흔적이던 뭐던 찾아보려고 하니까
마스터가 갈래길 세개를 그려논 맵을 보여주더라고
그리고 입구부분만 보이게 해놓고 나머지 부분은 가려진 그 맵을 보고서
"어느 방향으로 갈지 선택해주세요" 하고 발언했어
우리는 여기서 또 고민에 빠졌지
이게 어느쪽에서 어떤 일이 있을지에 대한 힌트가 있던것도 아니고
그냥 길 세개만 보이는데 길을 나눠놨으니, 뭔가 다른 이벤트가 있을거같고
선택을 해야하는데 선택의 근거가 없으니까 우리는 그냥 아무데나 가야하는데 그냥 고르면 되나? 하는 고민이였어
역시 이번에도 용감한 로그가 자신의 감을 믿으라며 왼쪽 길로 가보자고 했고
왼쪽 길에는 조잡한 함정들이 잔뜩 설치되어있었고, 로그가 함정을 뚫고 나가자
고블린 경비병이 기다리고 있었어
(추후에 이 부분에 대해서 이 갈림길의 용도는 뭐였나요? 하고 물어봤는데
왼쪽은 진행방향이였고, 오른쪽은 굴림해서 절벽에서 떨어지는 낙하데미지를 주려고 했고, 중앙은 보스방으로 가는 숏컷이였다고 함.
다시 말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어떠한 힌트도 없었음.)
전투 페이즈는 무난하게 1레벨따리들이 할수있는 "공격할게요!" "소마법을 사용!" 두가지로 헤쳐나갔고
곧 몇번의 갈림길을 지나서 보스방에 입장했는데
보스는 거대한 고블린이였어
그냥 말 그대로 키 3m짜리 (거대한) 고블린이였는데
그녀석 뒤엔 일반 크기로 지나갈 수 있는 구멍같은게 있었고,
우리는 저녀석이 마법적인 무언가로 거대해진건가 해서 근처 조사할만한게 있는지 특별한 물건은 없는지 계속 찾아봤지만
마스터는 계속 반복해서 "그 어떤 특별한 것도 없어보이는 원형의 공터입니다"만 말하고있었고
우리 셋은 결국 원형 구멍으로 달려가 탈출할 수 밖에 없었는데
보스였던 거대 고블린은 구멍을 통과하려고 몸을 구겨넣다가 바위가 무너져서 깔려죽고말았어
그 후 우리는 "돌아갈 방법을 정해주세요"라고 말하는 마스터에게
1초의 텀도 없이 "숲길로 걸어서 갈게요"
"시간이 늦었는데 숲길 rp는 생략해도 될까요?"
라고 말한 후
의뢰를 준 NPC한테 보상으로 gp를 받고, 레벨 2가 되고 단편세션이 끝났어
그 후 마스터는
"단편 세션으로 구성했는데, 여러분이 마음에 드시면 장편으로도 전환 할 의향이 있어서 레벨 2로 올려드렸어요.
뒷이야기도 어느정도 준비해놨는데 다음에도 같이 하고싶으면 말씀해주세요~"
라고 말했고
나는 거대 고블린이 왜 거대했는지 궁금했지만
"네 즐거웠습니다 꼭 연락드릴게요"라고 말한 뒤
영원히 그 사람과 대화하지 않았어
그 이후로 나는 던전월드를 한번도 플레이 하지 않았다.
마스터 역량부족이었네
마스터가 마스터가 아니라 플레이 관전자 마인드노
매번 느끼지만 짬 안되면 함부로 건드리면 ㅈ되는게 던월인데 어쩌다가 쉽다는 룰이라는 인식이 퍼져서..
이건 마스터 잘못이다
진짜 자유도랍시고 아무것도 준비 안 하고 던져놓는 짓거리 좀 안 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