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뉴비 마스터를 위한 글이 아닌, 자신의 팀에서 고정된 맴버들과 몇 번 세션을 진행해본 마스터를 대상으로 생각하며 작성한 글입니다.
이번 글은 데이터와 시나리오 중심의 마스터링이 아닌, 서사와 마스터, 플레이어 간의 티키타카를 중시하는 마스터를 대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여러 마스터링 관련 가이드를 읽으며 내 세션은 이 가이드에 비해 어땠는지 비교하게 되는 마스터를 위해 이 글을 바칩니다.
내가 진행한 세션이 과연 재미있을까?
남 눈치를 많이보는 마스터라면 항상 진지하게 고민하는 과제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질문을 하기 위해 일부 마스터는 세션 뒷풀이 시간을 할애해서 피드백 시간을 운용한다.
그런데 마스터에게 피드백 할 때, 좋았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을 말하지 않고 재미있었다 정도로 일축하면
개인적으로 정말 아쉬운 피드백이 아닐 수 없다.
좋았던 점을 이야기한다면 다음 세션에 해당 요소를 더 준비해올 수 있고, 이것이 내 세션의 강점이 될 수 있다는 말이고,
아쉬웠던 점을 이야기한다면 그 요소를 보완하던지, 비중을 낮추는 식으로 세션 내 약점을 덮을 수 있다.
이런식으로 점점 더 세션 내 퀄리티(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만족도'라는 말로 치환할 수 있다) 를 높이고 싶은게 마스터의 입장이지만,
플레이어로 참여하다보면 마스터에게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피드백을 '꾸준히' 하기란 쉽지 않다.
이를테면 내가 불호인 요소가 그 마스터의 스타일일 수 있고, 그것이 세션 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넘어갈 수 있다.
전개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것이 빌드업의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되면, 오늘 세션 괜찮네요 정도로 넘어갈 수 있다.
플레이어 입장에서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이 공존하는데,
일부는 저번 시간에 이미 한 피드백일수도 있고
일부는 그 마스터의 스타일이라 피드백을 해도 달라지거나 변화할 요소가 보이지 않거나,
다른 플레이어는 그것을 강점으로 여기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굳이 자기가 생각한 요소에 대해 피드백하지 않을 것이다.
섣부른 피드백은 분위기를 '창' 낼 수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피드백 내용이 오늘 세션 좋았어요, 재미있어요 정도로 함축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함축된 피드백이 쌓이고, 쌓이다보면
'모두가 만족하는' 마스터링을 하고 싶은 마스터 입장에서는,
내가 진짜로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도 하고,
항상 익숙한 방식으로 세션을 버무리다보니 매너리즘에 지치기도 한다.
내 강점과 약점을 잊어버리고, 세션 내 방향성을 잃어 이상한 시도(보통 안좋은 방향으로) 를 할수도 있다.
루즈하거나 뻔한 진행이 된다고 느껴 스스로를 크게 자책할수도 있다.
이 모든게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심지어 플레이어들 모두가 세션이 재밌다고 말해도 벌어질 수 있다.
결국 마스터 스스로가 본인이 지향하는 세션의 방향성을 잃지 않고,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서는 셀프피드백을 진행해야한다.
이 셀프피드백이 보다 객관적으로 느낄 수 있게끔 몇가지 분류를 제시하고, 분류에 따른 세세한 내용을 작성하였다.
이 분류가 본인의 마스터링 스타일과 다르다면, 충분히 바꿀 수 있고, 마스터링 스타일에 따라 재정립하는 것을 권장한다.
해당 분류가 갈피를 못잡는 마스터들에게 가이드라인 정도만 됐으면 좋을 것 같다.
1. 세션 - 전적으로 마스터의 역량에 따라 조절 가능한 부분에 대한 피드백
- 세션이 내가 예상한 시간에 종료되었는가?
시간은 마스터링 관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한 세션에서 나올 난관의 개수와 비중, 그에 따른 시간 분배를 예상해두고,
그 시간이 단축됐다면, 내가 지나치게 쉬운 방향으로 난관을 낸 것은 아닌지, 플레이어들의 기발한 상상력을 대응 못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고,
그 시간이 늘어났다면, 내가 난관의 극복을 너무 꼬와둔건 아닌지, 설명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야한다.
난관의 비중에 비해 시간을 많이 소모했다면, 세션 내 마스터와 플레이어가 느끼는 피로도는 급격히 올라간다.
반대로 난관의 비중에 비해 시간을 적게 소모했다면, 플레이어들의 흥미도가 떨어진다.
- 세계관 내 몰입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보통 세밀한 묘사, 디테일을 통해 세계관 내 몰입을 높일 수 있다.
마스터와 플레이어간의 심상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이 몰입을 위한 마스터의 액션이 매 세션마다 적어도 한두번은 이루어져야한다.
- 진행한 이야기의 방향이 내가 예상했거나, 조절가능한 방향인가?
이야기는 그 자체는 마스터의 영역이지만, 그 방향은 플레이어의 손에 좌우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이유는 해결해야하는 난관을 내는 것은 마스터지만, 그 난관을 극복하는 과정은 플레이어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플레이어들의 난관의 극복과정을 마스터는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어야, 그 결과에 따른 새로운 난관과 이야기가 물흐르듯 진행될 수 있다.
예상하지 못한 방향이었다면, 이야기의 흐름이 이상해질 수 있다. 이에따른 대비가 필요하다.
- NPC를 적절하게 활용하였는가?
매력적인 NPC는 플레이어들의 이야기 전개에 큰 영향을 준다.
각각의 NPC에 고유한 설정을 부여하고, 그 설정에 위배되지 않게 컨트롤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NPC를 조종할 때, 그 NPC의 설정을 잘 기억하고, 그 NPC에 맞는 말투, 행동방향을 미리 생각해두자.
2. 롤플레잉 - 플레이어와의 호흡에 대한 피드백
- 난관극복과정에서 PC의 행동을 제약하였는가?
마스터가 PC의 행동을 제약하는 이유는 상황에 따라 수도 없이 많을 수 있지만,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다른 플레이어들이 그 행동에 동의하였는가'이다.
다른 플레이어들이 동의한 내용에 대하여
1. 사실성, 개연성과 같은 이유로 난이도를 지나치게 높이거나 안된다고 선언하였는가?
2. 앞서 준비해둔 이야기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가?
이 두가지를 놓고 보았을 때, (1)의 이유라면 그냥 질러버리자.
사실성과 개연성은 적정선 유지하는 것이 좋지만, 이를 이유로 억압하는 것은 플레이어들에게 창의적인 생각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과 같다.
(2)의 이유라면 어째서 해당 플레이어의 행동방향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생각해보자.
- PC의 행동이 실패하였을 때, 보다 흥미로운 방향으로 새로운 난관을 제시하였는가?
실패를 실패로 끝내지 말자. 많은 룰에서 제시하는 방향이지만, 예상하지 못한 다이스가 실패하면 새로운 난관으로 엮어내는 것이 꽤 어려울 수 있다.
그렇지만 이를 통해 흥미로운 상황을 연출하는데 성공했다면, 좋은 마스터 점수 +1
- PC들이 난관 극복을 위한 갈피를 잡지 못하였는가?
마스터의 난관 제시 후 1분간 정적이 흐르는 순간이 있다.
이 경우는 보통 마스터의 설명 부족, 빌드업 부족, 난해한 장면에서 온다.
다음부터는 난관 극복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할만한 설명을 추가로 던져보자.
- PC들 간 티키타카가 마스터가 원하는 시점에 진행되었는가?
플레이어들간 티키타카는 세션 내 호흡조절을 위해서 꼭 필요한 요소이다.
마스터는 잠시 쉬면서 다음진행방향에 대한 시간을 벌 수 있고, 플레이어들은 RP적 욕구 충족 및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개연성(왜 내가 너를 도와야 해? 등)을 챙길 수 있다.
이를 위한 별도의 씬을 마련해두는 것이 좋지만, 지나치게 길거나, 소재거리가 없다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는 마스터의 책임이다.
티키타카의 상황 유도가 힘들다면, NPC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플레이어 사이의 비중은 적절하게 분배 되었는가?
이 경우는 정말 어려운 문제고, 보통 플레이어 개개인에게 직접 물어봐야한다.
왜냐하면 비중의 분배는 플레이어 개개인의 만족도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고,
마스터는 개개인의 만족도의 상한선을 줄타기하듯 잘 유지하며 이야기를 전개해야한다.
보통 하나의 이야기 안에 여러개의 난관이 있다면,
이야기의 메인이 되는 PC와 난관의 메인이 되는 PC를 잘 분배하는 편이 좋다.
3. 룰 - 마스터가 룰북을 잘 활용하는지에 따른 피드백
- 룰적으로 모호한 부분을 플레이어친화적으로 해석하였는가?
상황에 따른 대처가 룰에 제대로 적혀있지 않다면, 이를 가려내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말고 플레이어의 의견을 따르자.
보통 예상했던 것보다 더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된다.
- 데이터가 예상했던 것보다 지나치게 강하거나 약했는가?
여기에서 말하는 데이터는 플레이어가 될수도 있고, 아이템이 될수도, 적이 될수도 있다.
단, 지나치게 강하거나 약한 것은 중요하지 않다.
지나치게 강하거나 약한 것을 예상하고, 그에 따른 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플레이어의 데이터와 몹의 데이터를 보고 적절한 선에서 분배하려면, 보다 데이터에 친숙해질 필요가 있다.
- 최종난관에서의 피로도는 적절하였는가?
세션의 피날레에 해당하는 보스(난관)를 해결하는데에 걸린 시간이, 예상한 시간을 벗어났는지의 여부이며,
위에서 이야기했던 세션의 시간 배분과, 데이터의 강약조절이 적절히 섞여야 하며,
룰적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하여 흥미로운 기믹을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하다.
기믹이 원하는 흐름으로 작동하고, 예상대로 파훼가 됐는지 체크한다.
위 내용을 세션 종료 후 참고하면서, 잘 된 부분과 미흡한 부분을 체크하다보면,
간소하게나마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올바른 마스터링의 방법에 대한 주관적 견해를 써둔 예전에 작성한 글을 마스터링할때마다 종종 보면서 어떤점이 잘못됐는지, 잘 됐는지 찾는 경우가 있었지만,
예전에 쓴 글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rpg&no=174164
창의적이지 않은 상황을 내놓고 창의적인 문제해결을 플레이어들에게 요구했던 것이 가장 큰 실책이었어그게 무슨 말이냐면...당시 서사룰을 자주 했었던 나는 플레이어로 참여하여 난관을 극복 할 때, 최대한 창의적으로 사건을
gall.dcinside.com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생각을 정리하고자 쓴 글이기도 합니다.
제 마스터링의 방향성, 강점과 약점을 판단하여 만든 셀프피드백 내용이니,
여러분들도 여러분들만의 셀프피드백 지침서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세션끝나면 그냥 졸려서 잠
좋은 조언이었다.
저 항목들 쭉 읽으면서 느낀건데, AWE가 ㄹㅇ 마스터링 수련에 최적화 된 룰이란 생각이 드네..
ㅈㄴ 유익하네 잘읽었음
셀프피드백도 좋은데, 일단은 플레이어들이 존나 칭찬해주면 좋음. 근데 무지성 칭찬은 안됨.
그래서 썰풀이 어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