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몇 년 전 일인지 모르겠지만, 얼마 전에 '안전한 플레이'를 트위터에서 중시하기 때문에 갤을 배제한다는 이야기 때문에 생각나서 적어 봄.



다들 알다시피 CoC 시나리오 창작이 트위터에서는 매우 활발함.


그날도 트위터의 한 티알피지 계정이 CoC 시나리오를 공개함.

해당 시나리오는 시나리오 본편과 해당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크리쳐의 이미지, 그리고 공동 집필, 테스트플레이와 검수에 참가해 준 사람들을 향한 감사 인사가 포함되어 있었음.


그런데 이 시나리오가 공개되고 난 뒤 얼마 후에 이걸 읽은 몇몇 티알계들 사이에서 "이번에 배포된 모 시나리오가 너무 끔찍하고 역겹다"는 트윗이 암암리에 돌기 시작함. 이때까지는 직접 언급이 없었음.


그런데 팔로워가 꽤 많은 어떤 티알계 사람이 프세터(트윗 내용 일부를 가려서 링크를 클릭해야 그 내용을 읽을 수 있게 하는 확장기능)로, 그 시나리오의 제목과 자신이 생각하는 문제점(그러니까 '역겨운 이유')를 올렸고, 또 비계나 DM 등으로 이러한 것이 공유되기 시작함. 그러니까 한마디로 뒷담화를 오지게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


지금은 시나리오 자체가 삭제됐기 때문에 정확한 건 기억할 수 없지만, 아마 생체 실험이나 성적 학대를 통해 강제로 괴물을 잉태하게 했다거나 임산부의 변형체라거나 그런 종류의 괴물이 등장했을 거임. 그리고 이것은 레트로 도트 화풍으로 그려진 간단한 이미지가 첨부되어 있었음.


이것이 여성에 대한 폭력이나 성적 학대 등을 묘사한 시나리오를 연령 제한도 없이 공개하여 다수에게 혐오감을 유발했다고 하여 엄청나게 공격받음.

그리고 저 위에 언급된 공동 집필, 테스트플레이와 검수에 참가해 준 사람들을 향한 감사 인사에 포함된 트위터 티알 계정 중 확인된 몇몇이 남성 티알러란 것 때문에 ㅎㄴ이 ㅎㄴ같은 혐오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CoC판을 흐린다는 종류의 직접적인 비난과 욕설이 굉장히 많이 들어옴.


그리고 제작자의 사과문이 올라왔지만, 해당 시나리오가 성인가 시나리오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로 인해 더욱더 욕먹음. 물론 당연하게도 이 공격자들은 아무런 심의 권한도 없고. 실제로 일반 검열 기준으로 보더라도 해당 시나리오는 청소년관람불가 수준은 전혀 아니었음. 걍 극장에 걸리는 12세 이용가 공포 영화 수준일 테니까...


게다가 시나리오 제작자는 자신이 여성임을 밝히고, 저 위에 공동 제작으로 올려둔 사람들(시나리오 제작팀 같은 느낌이었음)은 약간의 검수 등을 도와줬을 뿐 메인 시나리오 집필은 온전히 자신이 했다고 밝힘.


그러자 트위터에서는 '남자들(검수자)이 여자(메인 시나리오 집필자)를 방패로 삼고 치사하게 숨는다'는 개같은 논리로 공격을 멈추지 않음. '검수하는 놈들이 남자니까 제대로 검수를 못했지'라는 반응도 당연히 있었고...


결국 제작자는 모든 시나리오를 폭파하고 트위터를 탈퇴함.


그리고 황당한 것은, 이 시나리오는 공개 당시부터 "시나리오에 대한 피드백이나 전달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쪽으로 연락해 달라"는 공식 창구가 명시되어 있었지만, 공격자들 중 단 한 건의 '공식 피드백'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 사람들은 처음부터 뒷담화에서 시작해서 인격 모독과 불링으로 나아갔고, '이단자'에 대한 판 퇴출을 주도했다.


저기에서 확실히 알게 된 건, 트위터 티알판이 시나리오 창작자를 좀 더 존중해준다거나, '안전한 커뮤니티'를 지향한다거나, 시나리오 공개 비판을 금지한다거나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자신들의 교우 관계 범위 내'에 한정된다는 거다.


그 범위 바깥에서 일어났다고 생각하는 일들에 대해서는, 그 사람들은 자신들이 '커뮤니티의 안전을 위해 만든 불문율' 같은 것을 지킬 생각이 전혀 없고, 그것을 지적하는 의견은 철저히 무시한다.



참으로 내로남불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 공격의 시작이 된 사람은 여전히 트위터 티알판에서 잘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