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갤럼이 장문으로 진지하게 이야기 하길래 나도 장문으로 왔음.


우선 나는 현재 좋은 팀에서 중편을 돌리고 있는 n년차 마스터임. 그리고 중편 이상이면서도 방탄이 아닌 세션을 돌리고 있는데 이건 존나 피곤하고 위험한 작업임. 장문 갤럼 말대로 이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가지고 작업하는 일이거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점

우선 내 의견이 뿔난 다른 유동 한 명의 의견이랑 뒤섞여서 어그로를 많이 끈 모양인데 나는 사실 '스토리적 가치, 백스의 요소'이런게 실천은 안되면서 자기 마음에 안드는 사람 고로시할때 쓰인다는 사실 까진 동의함. 그런데 마스터가 그걸 쓸 때도 있지만 플레이어가 마스터 고로시할때 오히려 더 많이 쓰인다고 생각함. 나는 절대 그 유동처럼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천차만별 뉴비들의 루니스러운 행동에 동의 안하고 그런 종류의 플레이어를 받아주거나 상대해줄 필요도 없다고 보는 입장임. 내가 초보 마스터일때 매 세션마다 그런 놈들에게 당하면서 마스터링 했고 지금은 아예 팀이랑 지인들로 세션 파니까.


또 하나의 오해는 방탄세션=레일로드 라는 오해인데 이거 절대 같은거 아니다. 레일로드여도 충분히 플레이어들의 백스 요소나 성격을 잘 활용하게 되고 대부분의 플레이는 좋건 나쁘건 레일로드라는게 내 입장임.


장편 플레이도 대부분 방탄이다

우선 장문 갤럼의 의견에 대해서 나도 부랄로 박수치면서 동의했음. 입문 세션은 그럴 수 밖에 없고 공개 구인이나 초심자 지향 세션은 그럴 수 밖에 없음. 그런데 거기에 내가 굳이 첨언을 해야할 부분은 장편도 방탄 세션이 존나 많다는 사실임.


'아니 시발 알피지 하루 이틀 한게 아닌 베테랑 고정팀이랑 1년 가까이 플레이하는데 방탄이 뭔 개소리임??'이라고 말할수도 있는데 아까전에 말했듯 방탄이 아닌 중편 이상의 세션을 돌리는건 존나 피곤하고 위험한 짓임. 우리가 말하는 이상적 요소를 구체화해서 세션으로 실천하려면 가장 큰 문제는 서로간의 생각이나 스타일이 다르고 서로간에 생각하는 지켜야 할 선이 존나 다른거고, 그걸 장문 갤럼이 말한대로 친하고 어느 정도 신뢰관계가 있으니까 폭탄 해체하듯 조심스럽게 피드백과 대화로 해결해 나가는게 이런 플레이의 가장 어려운 점임.


그러면 왜 방탄 플레이만 살아남지?

내가 방탄 세션만 돌리는 공무원 마스터들만 살아남는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저기에 있음. 저런 식으로 폭탄해체 하다가 한번 삐끗하면 캠페인은 산산조각나고, 방탄이 아니니까 혼신을 다해 준비하던 플롯이 터지면 마스터는 심각한 내상을 입고 신뢰관계가 쌓였던 플레이어들이 서로 책임을 돌리고 비난하며 앙숙이 될 수 있음. 그런데 장편도 플레이어들도 공무원 마인드로 별 다른 참여나 백스 활용도 없이 그냥 마스터가 끌고 가는대로 끌려가고 마스터도 공무원 마인드로 적당히 전투 던지고 적당히 롤플레잉하는 국면만 만드는 둥 마는 둥 하면서 방탄으로 돌리면 모든 리스크가 사라짐.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게 어느 조직이나 잘하려고 열심히 할때 싸움이 가장 많이 벌어진다는 거임. 서로 생각하는 이상이랑 방향, 수단이 다르거든. 아무도 제대로 일 안하고 그 자리를 그냥 면피하거나 버티기만 하려고 할때는 어지간해서는 싸움이 안나. 방탄 장기 세션이 딱 그런거임.


우리가 왜 이상적인 요소를 말만 하면서 실천 안하느냐에 대해서 그냥 위선이라고 비꼬는게 아니라 정면으로 들이받아 보자면, 그게 그 만큼 어렵다는걸 우리 모두 알고 있어서 그래. 세션을 방탄으로 안 짜면 마스터가 제대로 된 스토리 라이터, 연출가, 일정 조정하는 매니저, 중재자, 그 밖의 몇 역할을 더 잘 수행해내야 잘 돌아갈 수 있고 그래도 삐끗하면 터져. 플레이어 입장에서도 쉽게 빡칠 만한 위험성이 생기기 시작함. 마스터가 요구하는 백스나 롤플레잉의 수준은 올라가는데 각자 생각하는 그림이나 재미가 다르면 투자한건 많은데 얻는건 없는 실망이 따르니까. 우리가 말하는 이상적 플레이를 하는건 그만큼이나 어려운 일임.


내가 그러면 그걸 왜 위선이라고 비난하고 공무원 마스터만 살아남는다고 비판했느냐 하면 답답하니까 그랬음.


우선 위선에 대해 말하면 내가 이상론적이고 방탄 플레이가 아닌 세션을 하고 있긴 한데 모든 세션이 그럴 필요가 없음. 그런 세션을 하는 입장이니 그게 얼마나 씹지랄 같은지도 잘 알거든. 플레이어들의 웃긴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거나 파워빌딩으로 다 썰어버리고 죽여버리는 세션만 해도 알피지는 충분히 재밌는 취미고 그 정도로 남을 때 스트레스를 안받아. 근데 다들 이상론만 주구장창 떠들고 있으니까 답답했음. 이상론을 실제로 실천하려는 새끼들이 그러면 그래도 내가 응원할텐데 방탄 세션, 가장 재미없는 세션을 돌려대면서 저런 주장을 하니까 위선이라고 하는거임.


그리고 공무원 마스터만 살아남는다는것도 답답해서 그런거임. 플레이에 진심을 다하고 정말 노력하는 종류의 마스터들도 적잖게 있는데 이 마스터들은 새싹일때 공무원 마인드의 마스터들보다 훨씬 고로시에 취약함. 진심을 다해서 플레이를 했는데 무언가 미숙해서 망친 순간에 맨 위쪽에서 말한거처럼 누가 원론적 주장하면서 두드려 패면 내상이 크거든. 난 이런 피드백 문화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마스터를 책임지고 더 높은 수준으로 이끌어주는 사람도 조언을 해줘야 하는데 대부분의 피드백은 자기 마음에 안드는 세션이면 무작정 스토리니 연출이니 백스 활용이니 그런 부분을 지적하면서 마스터를 썰어버리거든. 오히려 진심을 다하는 사람들은 그럴때 내상을 입어서 다 접어버리고 방탄 세션만 돌리는 공무원들만 뻔뻔하게 살아남는게 안타까웠음.


세줄 요약

이상적 세션은 엄청 어렵고 전투만 하는 세션이나 웃긴 세션 수준이 스트레스 안 받고할 수 있는 선임.

근데 방탄 플레이는 아무런 노력도 안하고 아무런 리스크도 안 지려고 하는 행동에서 나오는거임

그리고 방탄 플레이가 아닌 진심을 다하는 마스터들은 존나 썰려서 방탄 플레이만 남음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