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한 룰북에서 쓰여 있는 말이 "trpg는 플레이어와 마스터의 상호 협력을 통한 스토리 텔링" 이라고 어딘가는 항상 앞부분 어딘가에 짱 박아놓음. 그러면 당연한 말이지만 둘 다 서로가 서로에게 협력을 할 마음으로 테이블에 앉으라는 거지. 그러면 마스터는 플레이어의 이야기를 최대한 들어줘야지 로만 이야기하 안되지. 플레이어도 마스터가 이런 걸 곤란해 하면 조금이라도 마스터의 마음에 맞게 바꿔줄 생각이 있어야 한다는 거지. 근데 사람이 모여서 하는 일인데 모든 일에 대해 항상 하하호호 모두가 완벽하게 만족하는 세션은 없지. 그래서 미리 서로가 공통으로 지키자고 하는 약속을 미리 정하는데 이게 보통은 룰북이지. 어떠한 선언에 대해서 어떠한 결과가 나오느냐? 우리가 하는 이야기는 어떤 세계에 무슨 분위기? 이런 같이 하자고 할 약속들과 기준선을 룰북으로 잡고 있는데 어느 룰북이든 간에 가장 먼저 말하는 규칙이


"마스터의 룰링이 룰북을 우선한다"


왜 그럴까?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책임지는 사람이 최종 권한을 가져야 한다. 어지간하면 둘이 하고 싶어하는 방향이 같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그 행동에 대한 결과를 처리하고 선언하고 그 다음 장면을 짜는 사람이 최종권한을 가지는 게 맞지 않겠냐는 거지? 자기가 처리할 자신이 없으면 거절해야지 여기에는 분위기랑 향후 스토리도 포함되지. 이걸 만들고 결정하는 것을 플레이어가 할꺼는 아니잖아?


근데 왜 마스터에게 이러한 책임과 권한이 주어졌냐? 플레이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 위해서지. 마스터의 이야기를 하라고 준 권한이 아님. 권한을 권한의 목적이외로 쓰는 건 월권 행위지. 마스터가 대단한 사람이어서 가지는 권한이 아닌 플레이어들이 위임한 자리니깐. 모든 국가의 권력이 국민에게서 온다는 헌법처럼 마스터에게 주어진 권한은 플레이어가 준 거니깐 플레이어를 위해서 써야 하는거지.


그러면 어쩌라는 거냐? 니가 마스터라면 플레이어의 의견을 들어줄려고 노력은 해야지. 근데 안되면 안되는 거야. 능력이 모자르든, 스토리가 이상해지든, 아니면 재미가 없어지든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되면 쳐내야 하는 거지. 이 애매한 걸 누가 정하냐고? 플레이어가 아니라 마스터가 정하는 거지. 플레이어는 입꾹닫 해야 하냐고? 뭐 한번 정도는 간청을 해볼 수 있는 거지만 결론적으론 "이거는 이상해 안 맞는 것 같아"는 마스터가 100% 가지는 권한임. 플레이어가 이거에 대해서 가진 권한은 테이블에 앉을지 말지지.


당연하지만 마스터랑 플레이어 둘다 불만사항이 생기는 방식이지. 근데 그게 협상이고 양보야. 불만 사항 없는 양보는 없어. 어느 한쪽이든 완벽하게 원하는 것을 가져가면 상대 쪽은 너의 요구를 들어줄 마음이 없지. 자신이 원하는 것은 하나도 못 챙겨가는데 호구냐? 이게 일단은 사람들이 찾은 최선이야, 최선은 차악과 똑같은 말이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