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스포일러 주의
모집 과정
다른 사람이 제작한 공개 시나리오를 사용하는 캠페인은 이번이 처음이다. DND 5판 입문자를 위해 제작한 시나리오이기에, 일부러 입문자만 받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경험에 관계 없이 공개적으로 플레이어를 모집하려 했다. 그 결과 숙련자 다수에 2~3회 경험자를 끼고 진행하게 되었다.
시나리오 진행 및 사용
PC 일행은 도시로 향하던 중 인근 고블린 부락이 농가를 습격하리라는 정보를 엿듣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근 지역을 탐색하고 고블린 부족이 자리잡은 동굴을 토벌하는 것이 주요 소재다.
PC 일행은 첫 번째 탐색에서 고블린들에게 농가의 위치와 상황을 들키게 되고, 농장에서 고블린 부족과 첫 번째 전면전을 벌이지만 압도적인 물량에 패배한다. 농장의 주민이 언더다크에 노예로 팔려가게 될 위기에서 PC들은 복수를 다짐하며 재정비를 마친 후 고블린들이 허술한 틈을 타 본진까지 쳐들어가 승리를 따낸다.
시나리오는 이야기 흐름을 비교적 상세하게 제시해주고 있다. 그러나 마스터의 재량 및 욕심, 플레이어들의 돌발 선언으로 시나리오에서 벗어난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다만 시나리오가 이야기의 큰 중심을 잡아주고 여러가지 데이터를 지원해주었기에 완전 창작 캠페인에 비해 준비가 한결 편했다.
서브 스토리 겸 생각할 거리로 '고블린은 인간과 공존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를 던졌다. '이미 악행을 저지르며 살아온 고블린은 불가능하다' 라는 현실적인 결론이 나왔다. 이러한 질문이 짧은 이벤트를 통해 진행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만 묘사되어서 만족스러운 부분이었다.
시나리오 평가
장점
- 〈채트로 농장 습격사건〉의 특징은 다양한 장면의 순서를 유연하게 조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작 장면 -> 고블린 동굴이라는 시작과 끝만 지키면 그 과정에 어떤 장면을 배치하더라도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진다.
- SRD 자료만을 사용했다는 것도 입문자 시나리오로써 상당한 장점이다.
단점
- 플레이어의 수준이나 레벨에 따라 인카운터를 조절하는 가이드가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플레이어 캐릭터 개별 후기
마크 / 인간 / 생명 권역 클레릭
정의롭고 헌신적인 클레릭. 파티의 암묵적인 리더를 맡고 있다. 데이터 자체는 예시로 써도 될 만큼 정석적인 클레릭이었고, 캐릭터성 또한 다른 몇몇 캠페인에서 비슷한 유형을 많이 본 적 있지만, 롤플레잉이 안정적이고 자연스러워 전혀 식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각종 소소한 놀림거리를 만들어내어 적지 않은 재미를 뽑아냈다. 캠페인 전체에 걸쳐 파티의 대표격으로 행동했으며, 마크의 중간 이름을 딴 갓난아이도 생기는 등 영웅으로서의 역할을 가장 충실히 해준 캐릭터이기도 하다.
카넬 / 티플링(레비스투스) / 달 마법 소서러
빙하로 둘러싸인 극지 출신 소서러. 할 때는 하지만 일상에서는 귀찮음에 찌든 모습을 보인다. 처음 보는 서브 클래스였기에 번역과 이해에 약간 애를 먹었지만, 플레이어가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전투에 백방 활용해주었다. 이야기 내에서 약간의 욕심으로 예기치 못한 큰 위기의 단초를 놓는 역할을 했다. 영웅 역할을 도맡는 PC 특성상 어려운 롤플레잉임에도 과감한 선택과 재치있는 묘사로 캐릭터성 훼손 없이 이야기를 풍부하게 해주는 데 큰 역할을 해주었다. 개성이 가장 강하고 '혼돈'에 가까웠음에도 다른 일행과 무리없이 섞여들였다는 점에서 가장 능숙한 롤플레잉을 해주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에스테 / 담피르 / 배틀마스터 파이터
뱀파이어 가문의 차별받는 일원이었던 파이터. 파티의 꿈을 먹으며 연명하고 있으며, 파이터다운 호쾌하고 당찬 배포를 보인다. 담피르 또한 전혀 보지 못했던 종족이었기에 번역을 해가며 설정과 기능을 이해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지금껏 보지 못했던 종족이 참여하게 되어 신선했다. '악을 처벌한다'라는 후반부 동기, 그 와중에도 잃지 않는 열혈적인 분위기가 가장 주인공다웠던 캐릭터였다. 몇몇 장면에서 주사위 운이 좋지 않았음에도 기세를 잃지 않고 마지막 전투까지 처절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점이 인상적이었다.
야크샤 / 엘프(우드엘프) / 스웜키퍼 레인저
은빛 장막에 둘러싸인 숲에서 온 파티의 또 다른 이방인. 어눌한 말투와 거칠어보이는 언행이지만 그 속내는 상당히 깊다. 캠페인에 걸쳐있는 도덕적 주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는데, 중간에 아군이 될 뻔한 고블린 NPC와 주요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비록 고블린 NPC는 본성을 이겨내지 못해 야영지에서 처분당하지만, 그 과정에서 선악과 본성의 관계에 대해 고찰하는 등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준 캐릭터다. 결말부에서는 파티와 작별해 다른 NPC를 따라 선악에 대한 탐구를 떠나는 등 정신적으로도 성장한 진 주인공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체 평가
후기가 긴 이유가 있다. 성공적인 캠페인이었다. 마스터 또한 준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는 했지만, 플레이어들의 적극적인 참여, 단순해 보이지만 장면의 조합에 따라 다양한 진행이 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용한 툴(파운드리 VTT)에서 세팅 오류로 몇몇 수식이 잘못 적용되어 만성적인 규칙 오류가 있었다. 예를 들어 한 플레이어는 캠페인 내내 추가 명중 보정치를 받았고, 이에 따라 다른 플레이어들이 자칫하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을 장면이 계속해서 등장했다. 또한 규칙 적용에도 몇몇 부분 오류가 있었다.
그러나 결국 그 모든 것을 덮을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었다는 점은 참가자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모든 참가자들과 관전자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함.
사용한 시나리오 〈채트로 농장 습격사건〉 보기
개추
따흐흑 갓플이였다 - dc App
너무 재밌었음 ㄹ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