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를 듣자하니, 5판에 대한 여러의견이 오고 가는데. 고민컨대, 사람이 날 때 다른 것을 보고 듣고 자라온 곳이 달라 의견이 달라지매. 바닷가에서 자고나란 이는 한평생 바다를 보았기에, 밭의 푸르름을 모르고 흙밭에서 자고나란 이는 한평생 흩밭을 보았기에 바다의 푸르름을 모르듯이. 서로 보고 들은 것이 서로 달라 공연히 그것이 분쟁이 되는 듯 싶다.

이리 싸워서 얻는 것이 무엇인고 골똘히 생각해보건대, 얻는 것은 없이 해악만 늘어갈 뿐이니 가타부타 하는 것이 더는 의미가 없을 듯 하다. 자고로 말이란, 생각과 느낌 등을 나타내거나 전달하는데 쓰이는 음성이나 문자인 수단이건대. 옛적에 우리 조상들께서 이 말을 만드셨을 때,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이해를 통해 배우고 배움을 통해 슬기로워지기를 위함이었기도 하다.

그런데 작금의 사태를 보면, 서로를 이해하기 보다는 남을 해하려들고 배움을 얻어가려 하기 보다는 미움만을 빗어내니. 이 어찌 말이 제대로 그 목적을 다 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삼라만상, 어디에나 흠이 있기 마련이 아니던가. 불만을 토로 하는 이들도, 이를 옹호하는 이들도 있는 것은 우리 모두가 다르기때문이고 그 다름에서 빗어지는 갈등을 풀어낼 수 있는 것은 오롯이 말이 유일한 해법이거늘. 어찌 세치의 혀를 칼날로 벼려내어 상대를 찌르고 해하는 것을 즐긴다는 말을 이리도 당당히 부끄러움 없이 말하는지 모르겠다.

구화지문이라하여, 입이 재앙의 근원이니 조심하자는 이 말을 상기하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는 필경, 감정을 내려놓고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은 어떠련지. 조심스럽게 권고하는 바이다.

미움은 미움을 낳고 분노는 분노를 낳으니, 이러한 감정들은 음과 양의 조화를 무너뜨리고 스스로를 해하는 꼴이라는 것을 그대들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누구나 틀릴 수가 있고 모를 수가 있다. 그러나 이를 부끄러이 여기지 말고 그 틀림과 무지를 통해 새로이 배울 수 있고 그 배움을 통해 더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우리 모두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갈진저, 육도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 끝 없이 삶과 죽음을 반복하고 있지를 않은가. 어쩌면 전 생에는 부모요, 형제요, 벗이요, 연인이었을지도 모를진데. 어찌 이리들, 서로에게 매정하게만 구는가. 바라건대, 해악만 가져오는 무익한 다툼은 이제 그치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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