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CoC 세계관의 "악역들"에 대해서 큰 틀에서 소개.


신격체들

끝판왕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열심히 활동하는 놈들도 대체로 "진지하게" 인류를 멸망시키려 든다기보다는 얘들 입장에서는 어차피 별들이 바로 잡히면 인류 문명은 끝장날 게 뻔하니까 "안 되면 말고" 식으로 그동안 갖고 노는데 주력하는 타입이라서 어찌어찌하면 얘들의 계획을 막아볼만 하다는 것임. 그러다보니 시나리오 상 저런 애들을 "직접" 볼 일 자체가 별로 없고 그 추종자들을 주로 상대하게 됨. 물론 그 과정에서 얘들과 마주치면 대개 파티가 끔살당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고, 일단 저렇게 쟤들의 계획을 막아도 쟤들은 또 다른 계획에 손대서 놀면 됨. 아예 모 캠페인 같은 경우에는 "아마 사교도 친구들을 시켜서 나중에 다시 같은 일을 해 볼 거예요"라는 암울한 결말도 나옴.  


사교도들

기본적으로 크툴루 신화의 세계관에서 정상적인 윤리 의식을 가진 사람은 웬만해서 그 동네 신격체들을 믿지 않고, 또한 걔들을 숭배하는 활동 다수가 반사회적인 범죄행위와 직결됨. 그러다보니 사교도 세력은 항상 비주류 비밀조직일 수밖에 없고, 혹은 최소한 겉으로는 "정상적인 사회 단체"의 형태로 위장하고 활동하게 됨. 혹은 아예 그런 윤리 의식 자체가 통하지 않는 오지를 거점으로 하거나. 그러다가 얘들의 반사회적 행동이 누군가에게 걸려서 신고 같은 거 당하면 국가 단위의 폭력에 의해서 인스머스에서 끔찍하게 살해 / 체포당한 딥원 혼혈들처럼 된다.... 이거임. 물론 얘들 뒤의 빽이 좀 활동을 제대로 하면 역으로 델타 그린이 개박살난 "캄보디아 사태" 꼴이 날 수도 있고.  


또한 다른 문제는 이 망할 신격체 놈들 자체인데...일단 위에서 말했듯이 이놈들 대부분이 지금 현재는 풀파워를 내는데 좀 문제가 있는 애들이 많고, 거기다 대부분이 딱히 인류 문명의 흐름에 별 관심이 없기 때문에 이런 사교도 조직에 물심양면으로 "큰" 도움을 주고 있는 놈이 별로 없는 게 문제임. 두 번째로는 이놈들의 위상인데... 이놈들은 각기 다른 동네에 각기 다른 형태로 모습을 나타내어 구전되기 때문에 대놓고 자기들이직접 나서서 조직들을 모아서 굴리지 않으면 각지의 사교도 조직들은 한데 뭉치지 못하고 그냥 국가 단위의 폭력에 각개격파되기 좋은 콩가루 조직이 됨. 막말로 뚱뚱한 여자 닮은 괴물과 조낸 커다란 박쥐새퀴와 살가죽이 벗겨진 근육덩어리로 된 괴물과 이집트 인남캐가 다 같은 존재라고 하면 그걸 누가 증거같은 거 없이 믿겠냐... 이거임. 그래서 니알랏토텝의 가면들(Masks of Nyarlathotep)에서 니알랏토텝은 자기의 각기 다른 화신들을 섬기는 각국의 조직들을 모아다가 세계구급 작업을 하기 위해서 각지에 사교도들을 파견했었음. 그런 식이다보니까 CoC의 주요 캠페인 상에서 세계구급 조직은 거의 안 나오는데 그나마 인지도가 높은 조직이 "은빛 황혼의 은비결사(The Hermetic Order of the Silver Twilight)". 아캄 호러의 그 실버 트와일라이트인데, 얘들이 나온 캠페인이 해피 엔딩이면 주요 조직원들이 죄다 익사하는 결말을 맞이함.... 물론 대수령은 샌디 피터슨 옹의 오마쥬라 그런지 살아남는 것 같다.


물론 조직이 커진다고 해서 좋은 건 아닌데, 일단 얘들의 덩치가 커질 수록 상대해야 하는 적도 늘어남. 예를 들어 야수의 형제단(Brotherhood of the Beast)같은 경우 중세에 동유럽에서 세력을 키우다 이교도를 패죽이고 영토를 넓히던 튜턴 기사단에게 걸려서 뻗기도 했고, 다곤의 비밀교단(Esoteric Order of Dagon)은 금 밀수 건에다 추가로 사람을 잡아 죽이던 게 걸려서 FBI의 손에 박살남. 다만 중요한 것은 얘들은 이성이 0이기 때문에 웬만해선 포기를 모른다는 거라, 한 두 명만 안 잡히고 살아남아도 결국 근-성으로 버티고 어딘가에서 자기들처럼 이상한 놈들 모아다가 새 살림을 차린다는 거임. 예를 들어서 다곤의 비밀 교단 같은 경우도 인스머스 본진은 개박살이 났지만, 뉴올리언스쪽의 "멀티"는 건재하다는 떡밥이 있음.


외계인들

이놈들은 기본적으로 샨 족 같은 애들 말고 인류 전체를 노예로 지배하고 그런 큰 스케일의 관심은 별로 없는 쪽임. 한때 지구를 나눠먹던 놈들의 근황을 보면 미-고는 여전히 땅파기 바쁘고 간간히 목격자나 쓱싹 처리하거나 자기들을 이해할만한 이들을 포섭하려는 쪽이고, 올드 원들은 일단 CoC 설정 상에서 슈퍼무기라든가, 반란진압용 생화학 병기라든가 만들어 놓은 건 많은데, 1930년대 되서야 해동되서 남극에서 망한 본진하고 자기네 고장난 슈퍼무기 수습하기 바쁜 상태임. 크툴루 스타 스폰들은 뭐 주인놈과 같이 대다수가 리타이어했고, 이스인은 애시당초 그딴 거 신경 잘 안 쓰기 때문에 다들 인류와의 직접적인 대적 <<< 자기들 사정인 상황임. 그나마 지구 정ㅋ벅ㅋ을 노리고 진출했던 샨 족도 몇 세대쯤 이 지옥같은 행성(얘들에겐 진짜 환경이 그렇다)에 눌러살다보니 태양광에 약해지는 등 다양한 퇴화를 거쳐서.... 정복은 많이 물 건너간 상황. 그래서 외계인과의 대결은 대개 외계인이 어디 구석에서 자기들끼리 뭘 하거나 추종자들 모아서 뭘 하다가 인간에게 정보가 새어들어감 -> 더 많은 인간이 오기 전에 입을 막으려는 외계인 대 살아남으려는 인간의 구도가 됨. 물론 대부분 이놈들의 입장에서는 상황이 틀어지는 경우 공권력이 개입하면 귀찮으니까 인간이 도망치면 적당히 증거를 인멸하고 빠지게 됨. 외계인들의 인류에 대한 저런 관점은 후대에서도 유지되서, 미-고가 메인 악역이라고 당당히 등장하는 1990년대 배경인 델타 그린에서도 이놈들 목표는 인류의 노예화나 지구 정복 그런 게 아니라 자기들과는 사고 체계나 감각 인지 방식 등이 완전히 다른 종족인 인류에 대한 연구 분석이라고 명시됨. 인류 문명이 망하는 건 이놈들 때문이 아니라, 별들이 바로잡히고 신격체들이 지구를 뛰놀게 되기 때문이거든. 


신화생물들

이쪽은 대략 지구에서 태어나 지구에서 사는 친구들. 다만 얘들의 경우도 대부분 확실한 밑천이 없다보니 인류와 대놓고 전쟁하면 총기류 앞에서 비오는 날 먼지나게 털릴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인류의 어그로를 끌지 않으려 듬. 대표적인 게 묘지 근처에 숨어사는 구울이나, 혹은 고립된 해안 마을을 거점화하는 정책을 펴던 딥 원들. 물론 제대로 된 밑천이 있는 놈들은 상황에 따라서 대놓고 인간과 싸우려 들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타이터스 크로우 시리즈의 시작인 "발밑의 천공자(The Burrowers Beneath)"은 지저오징어인 크토니안들과 윌머스 재단 사이의 항쟁을 다룬 작품임. 근데 그런 놈들도 웬만해서는 인류와 조낸 크게 투닥거리지는 않고, 타이터스 크로우 시리즈 자체가 전후 냉전 시절쯤 이야기라서 CoC의 주 배경인 1920년대는 너도 나도 인류 눈 안 닿는 곳에서 살아가는 상황임. 덤으로 CoC의 설정상 1920년대부터 인류의 화력은 크툴루 스타 스폰 하나 정도는 딱히 어렵지 않게 골로 보낼 수 있었고 잘하면 다곤도 조질 수 있다고 묘사됐음. 물론 CoC의 다곤은 그레이트 올드 원으로도 안 쳐주는 조낸 큰 딥 원이긴 하지만 그렇단 이야기. 


3줄 요약

대부분 인류보다 약한 놈들은 안 보이는 데서 그럭저럭 살고 있다

인류보다 센 놈들은 인류를 딱히 신경쓰지 않고 자기 할 일에 바쁘다 

사교도들은 모이거나 노출되면 밟히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생겨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