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다년간 초보분들을 겪어보니 룰링에 익숙해진 후에는 롤플레잉에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이에 그런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가이드 겸 간단한 팁을 만들어서 올려봅니다.
1. 캐릭터 성격은 나와 닮게 만들어야 할까?
캐릭터 성격을 나와 닮게 만드는 건 플레이에 대한 몰입을 강하게 해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동시에 생기는 단점은 플레이를 위해 한 걸음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공동의 재미를 추구하게 해주는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는 경향성입니다.
따라서 본인이 몰입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자신의 성격과 유사하게 하고,
플레이에서 한걸음 떨어져서 상황을 보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그 반대를 하면 좋겠죠?
2. 캐릭터의 롤플레잉 일관성을 챙기는 방법
이걸 어렵다고 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해결할 방법 중 한가지로 나 자신의 캐릭터를 파악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내 캐릭터를 잘 모른다면 여러가지 상황에서 유연하게 연기하지 못하고 일관성이 떨어질테고,
내 캐릭터가 어떤 사람인지를 충분히 알면 어떤 상황에서도 그걸 기반으로 해서, 플레이에 대한 전반적 고려를 하면서
어느정도 롤플레잉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내 캐릭터의 백스가 무슨 의미인지를 '어느정도는'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만드는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서 내 팔라딘이 공명정대하고 정의롭다고 하면
그 공명정대함이 뭔지, 정의롭다는게 무슨 뜻인지를 어느정도 스스로 생각해서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야 다양한 상황에서 그 공명정대함과 정의감을 적용할 수 있을테니까요.
3. 풍부한 캐릭터성을 만드는 꼼수 겸 팁
어렴풋이 떠오르는 캐릭터성을 기반으로 캐릭터를 만들기 보다는
어디선가 분명히 봤지만 서로 다른 컨셉들을 뒤섞어보는게 재밌고 풍부한 캐릭터를 만드는 방법 중 한 가지 입니다.
예를 들어서 디앤디의 위자드라는 컨셉을 생각하면 제게 어렴풋이 떠오르는 이미지는
- 스마트하고 냉철하다
- 교육을 많이 받았고 문약하다
정도가 떠오르네요.
문제는 이에 충실하게 캐릭터를 만들면 로도스도 전기같은 고전 장르소설에나 나올법한 캐릭터가 탄생하기 쉽죠.
20년 전에 써진 판타지소설이나 애니메이션만 해도 저렇게 판에 박힌 위자드는 잘 나오지 않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위자드가 하나의 컨셉이라면 여기에 다른 컨셉들을 집어넣어보는게 캐릭터 메이킹에 도움이 된다는걸 느꼈습니다.
여기서 (고아까진 아니지만)불우한 어린 시절이라는 다른 컨셉을 더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방치되서 자랐기에 혼자 있는걸 싫어함
- 동료애가 강하고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따스하게 챙겨줌
- 부모에 대한 애증
이런 캐릭터성이 더해져서
- 스마트하고 이성적이지만 동료애가 강하고 가까운 사람들을 따스하게 챙겨줍니다.
- 교육을 많이 받게 해줬지만 방치한 부모에 대한 애증이 있습니다.
- 외로움에 약하고 전반적으로 문약합니다.
이런 결과물이 나오겠죠.
세상에서 가장 잘 만든 백스토리는 아니지만
위의 위자드에 따른 판에 박힌 이미지보다는 한 단계 더 흥미로워질 수 있겠죠.
이런 식으로 서로 상관 없어 보이는 두 가지 컨셉을 연결시키는 과정에서 합리적인 설명을 하기 위해
'타인의 마음에 들고 싶어서 마음에 대한 마법을 좋아하게 되었다.' 라던지 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될 수도 있고요.
입체적 캐릭터를 만들라는 팁도 자주 보이는데 저는 입체적인 캐릭터가 좋은게 아니라
좋은 캐릭터가 만들어놓고 보니 입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줘서 감사합니다 턀붕쿤.
설명글추
비추 왜케 많음
읽다보니까 00년도 경에 rpg 연구소 시절 생각난다. 그 양반 글 진짜 잘 썻는데. 씹고수였음...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니까 그저 팁일 뿐이라는 걸 유념하고 읽으면 좋은 글인 것 같지만
이게 왜 비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