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초심자를 위한 가이드 시리즈
· 초심자를 위한 롤플레잉과 백스토리 기초 가이드

도입


레일로드에 대한 불만은 대개 레일로드 자체가 아니라 레일로드를 하면서 드러나는 미숙한 마스터링의 결과에 대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일로드는 사실 [플레이어들이 무슨 선택을 해도 반영하지 않으려 하거나, 플레이어의 선언을 무시하는 마스터링]의 정의가 아니죠.


그러면 레일로드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해를 해야 왜 대부분의 경우에 필요한지 받아들일 수 있겠죠?



1. 레일로드를 하는 이유: 정보와 입장


많은 경우에 마스터의 역할은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시점까지 모든 정보와 상황을 제시하고


"어떻게 합니까?"라고 준비된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하길 묻는겁니다.


마스터는 따라서 그걸 위해 플레이어들이 행동해야 하는 순간 직전까지 상황을 플레이어의 손을 잡고 이끌고,


전경을 묘사하고, 선택해야 할 난관을 배치하는 동시에 그 난관을 돌파할 수단을 설명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이 선택과 결과가 중요한 놀이인 trpg에서 중요한 이유는 바로 플레이어들에게 입장과 정보가 있어야


어떠한 상황에서 뭘 해야 할지 모르고 방황하는 대신 제대로 된 선택과 결과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죠.


여기서 입장과 정보란 무엇일까요.


정보는 우선 플레이어 캐릭터는 어떤 사람이며, 무슨 목적을 가지고 있고, 이런 상황에 현재 처해있으며


그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이런 일을 할수 있다는 본인의 캐릭터 능력에 대한 이해와 같은 걸 말합니다.


그렇게 해서 정보가 입력되었을 때 플레이어가 상황을 파악하고


자신의 감정과 동기가 주어진 상황에 결부시키게 되면서 비로소 적극적으로 선택할 의지와 이유. 즉 입장을 가지게 됩니다.


마스터는 말하자면 최후의 선택을 위해 이 모든 과정을 통한 빌드업을 미리 설계해두고 그걸 레일로 깔아둬서 플레이어들을 인도하고


최후에 결말을 스스로 결정하기 위한 선택을 하게 하기 위해 앞선 과정들을 준비해둔거죠.



2. 레일로드를 하는 이유: 최후의 선택


마스터는 기계가 아닐뿐더러 선택이 도중에 다른 길로 향하게 한다 하더라도 큰 그림에서 보자면 마지막 선택이 동일하게 흐른다면


의미가 크게 없기 때문에 과잉한 준비를 통해 중간 과정에서 여러 루트를 만들고 그에 따라 서로 다른 빌드업을 복잡하게 해두는것 보다


최후의 선택이라는 유의미한 결론을 위해서 단 하나의 레일만 깔아두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레일로드는 계속해서 플레이어들에게 내 목적은 무엇인가,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게 무엇인가를 이해시키기 위한 빌드업의 과정입니다.


이를 계속 일관적으로 입력한 다음에야 결말 부분의 플레이어의 감정과 입장이 결부된 감동적이고 웅장한 선택이 나올 수 있는거죠.


만약 레일로드를 전혀 하지 않는다면 플레이의 방향성이 '플레이어가 하나의 선택을 하면 그 결과를 보여주는 재미'와 완전히 다른 케이스가 되겠죠?


그런 룰도 어딘가엔 분명히 존재하고, 그런 목적의 룰이 아니더라도 이와 다른 방식의 재미를 추구하는게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하지만 레일로드를 한다면 그 이유는 결국 위에서 설명한 재미를 추구하기 위한 의도와 설계인거겠죠.



여담


사실 웅장한 최후의 선택이 없더라도 알피지는 끊임없는 선택과 결과의 과정입니다.


예컨데 전투가 선택과 결과가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순간을 표현해주죠.


전투가 없더라도 던월같은 룰에서는 기발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마스터가 반영하고 결과를 보여줌으로서 재미를 챙기는 구조가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선택과 결과를 즐겁게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은 사실 그만의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겁니다.


그 재능에 더해서 최후의 선택에 대한 재능까지 있다면 좋겠지만 아닌 경우도 있으니


이런 경우에도 '나쁜 레일로드다!' 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서로 추구하는 재미가 다르구나!' 라고 이해하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