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에스텔을 진행한 PL입니다.
제가 남을 평가할 깜냥이 되지는 않지만, 부탁받은 것이기도 하고 하니 세션 요약과 더불어 개인적인 감상을 말씀드려보고자 합니다.
세션 내용
여기 실종된 역사학자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은 네 모험가가 있습니다.
역사학자의 딸이 내건 의뢰였는데, 그녀는 아버지가 실종되기 전에 '소원을 들어주는 신'에 대해 언급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팀의 레인저 존 스미스가 가장 강하게 찬성했습니다. 오래 전부터 '소원을 들어준다'고 알려진 것이라면 뭐든 쫓던 남자였거든요.
존 스미스
존은 뛰어난 궁수지만 단 한 발의 실수로 인해 아내를 잃고 말았습니다. 아내와 재회해 못 다한 말을 전하는게 영혼보다도 중요해진 그에게 어느 날 운명적인 의뢰서가 찾아옵니다.
의구심 반, 기대 반으로 길을 나선 모험가들.
하지만 '던전은 오로지 강렬한 소원을 품은 자들에게만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 그리고 일생일대의 시련이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알 턱이 없었습니다...
SCENE #1
먼저 일행은 역사학자의 집에서 수상한 나침반을 입수합니다.
관찰력이 예리한 스미스는 나침반이 정북향을 가리키지 않는 걸 눈치챕니다. 그렇다고 아무 방향으로나 돌지도 않았죠.
바늘은 일정하게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에스텔
"기이하지 않은가."
존의 어깨 뒤에서 빼꼼 고개를 내밀고 지켜보다가 손을 척 내밉니다.
나도 들어볼래.
존 스미스
악수합니다.
에스텔
"...아."
멍하니 맞잡은 손을 내려다보다가, 활기찬 미소를 짓고 스미스를 다시 올려다봅니다.
"나도 지난 1년간 만나서 반갑네, 응안공. 그 나침반 한번 볼 수 있겠나?"
존 스미스
"그렇게 말해야 알 것 아닌가."
나침반을 손바닥 위에 올려두고, 손을 뗍니다.
"그리고, 그 이름 언제까지 부를 텐가."
에스텔
"매의 눈을 가진 이를 그럼 응안공이라 하지 않고 무엇이라 하겠나?"
에스텔
발로리아 에스텔 바르 로인-레기나는 이름이 시사하듯 한때 황녀였습니다. 세상을 유랑하며 의심병에 미친 뇌제 칼라일과 '거리 두기'를 하고 있는 그녀는, 언젠가 오라버니가 옛날의 상냥하던 사람으로 돌아오리라 믿습니다.
파티의 팔라딘과 바바리안 모두가 들어도 나침반의 방향은 변함이 없었으나,
오로지 한 명. 노아 헤르만이 들었을 때만은 바늘이 힘없이 팽글 돌았습니다.
노아
"아무래도 내 '소원'이 너무 위대하여 이 주인분이 못 들어주시나보구만."
노아에게만 나침반의 반응이 약하다는 건, 노아가 가진 소원의 간절함이 남들보다 약하기 때문일까?
증명 불가능한 의문을 품고 일행은 나침반을 따라 길을 떠납니다.
SCENE 2#
SCENE 3#
마침내 나침반이 팽그그르 도는 지점에 도착한 일행. 바닥이 꺼지고 일행은 지하로 진입합니다.
햇볕이 들지 않는 지하에서 일행이 발견한 건 낡은 벽화였습니다.
큰 칼을 든 남자가 어떤 강대한 괴물과 싸우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었죠. 마지막에 그 괴물은 지하로 떨어졌습니다.
헌데... 그 남자의 모습이 어쩐지 낯이 많이 익었습니다.
트로이
"거대한 검이라... 딱 노아 자네의 이야기군, 하하"
존 스미스
"거기에, 그려진 인물도 쏙 닮았네."
바로 칼 든 철학자 노아 헤르만이었죠.
노아 헤르만
노아는 영웅이 됨으로써 스스로를 더 나은, 대단한 사람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뛰어난 재능의 전사입니다. 오랜 가보인 대검을 들고 소원의 마물을 쓰러트리는 의뢰에 나선 노아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일행은 잠깐 고민하여 벽화의 의미에 대해 고민합니다.
1. 괴물을 지하에 봉인해뒀다는 뜻이다.
2. 괴물을 죽여서 이 땅에 거름으로 묻어놨다는 뜻이다.
3. 괴물을 노아가 죽이게 될 거라는 예언화다.
4. 크리 잘터지는 그웨마 챔피언 파이터는 보스를 솔플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여튼 들어가보면 알겠지- 라는 생각에 다들 동의하고 지하 내부로 더 진입하는데,
정답 대신 박살난 함정들과 적대적인 기계 거미들이 반겨줍니다.
인카운터의 시작이었죠.
SCENE 4#
에스텔
(이니셔티브 7) "전투함성을 지르며 일행의 최선두에서 돌격합...
존 스미스
(이니셔티브 21) "뚫을게"
트로이
(이니셔티브 17) "찢을게"
노아
(이니셔티브 15) "쪼갤게"
에스텔
(이니셔티브 7) "앗"
일행은 공포를 모르는 기계들에게 모노클래스 레벨 5 밀리가 왜 무서운지 강의해줍니다.
존의 화살도 기계의 바늘구멍만한 약점에 턱턱 꽂히고,
노아의 대검도 금속 장갑을 쪼개가며 기름과 불꽃을 튀겨올렸지만,
진짜로 무서운 건 '나 빡칠게'를 선언한 도끼 든 황소였습니다.
트로이
얼어붙은 대지에서 살아가던 트로이의 부족은 어떤 드래곤에 의해 전멸 당하고, 트로이는 이후에 복수를 다짐하고 살아가다 드래곤이 이미 죽었다는 걸 알고 무기력한 상태에 빠져 살게 됩니다. 지금 트로이에게 소원이 있다면 다시 드래곤과 싸워 이겨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거겠죠.
격노에서 나오는 어드밴티지와 뎀감, 그리고 인카운터 내내 그웨마를 단 한번도 끄지 않는 개깡으로 중무장한 황소는
도끼질 한번에 거미들의 뚜껑을 하나씩 따면서 종횡무진합니다.
드래곤의 비늘을 목표로 연습하던 그에게 기계거미들의 장갑판 따위는 참치캔 뚜껑 정도에 불과했던 거죠.
수세에 몰린 대왕거미가 트로이에게 불벼락을 쏟지만,
트로이는 웰던 비프스테이크가 되길 거부하고 지옥불 젖소로 거듭납니다.
에스텔
작은 거미에게 방패 든 팔을 붙잡혀 쩔쩔매고 있는데
우람한 뿔이 달린 2미터 거인이 도끼질 한번으로 파수기를 파/수기로 만들어버립니다.
멀쩡해진 팔을 빼내며 환하게 웃습니다. "하나 빚졌네, 준각공!"
존 스미스
"...외갑각은 단단하다고 하지 않았나? 종이처럼 찢어발기는군."
트로이
"에스텔, 빚이라고 생각하지 말게."
"난 항상 자네들에게 빚을 지고 있으니 말이야."
저 대화는 트로이가 차분하게 대왕거미의 사지를 찢어발기는 동안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트로이! 존! 노아! 퇴마진이다!! 퇴마합진!! 합공으로 마침내 대왕거미마저 폭발사산합니다. 기억할게!
SCENE 5#
방해를 극복하고 전진하던 일행이 정신적인 충격을 받는 장면입니다.
일행이 지하에 펼쳐진 풀밭이라는 초현실적인 공간을 나아가던 도중이었습니다.
문득 아래를 내려다본 일행은 제국 근위 기사의 갑옷을 입은 열 여섯 구의 시체를 발견합니다.
에스텔의 오라버니, 칼라일의 근위기사들이었죠. 1년 전 실종된.
에스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단지 창백해진 얼굴로 입을 감싸쥔 채 두 걸음 물러서다가,
제일 뒤에서 따라오던 사람에게 등을 부딪칩니다.
노아
저겠죠?
콩.
에스텔
돌아보니 여전히 표표한 얼굴의 철학자가 서 있습니다.
"아, 푸, 풍래공..."
"혹시, 귀공에게도, 보이...는가?"
노아
"아가씨."
"뭔가 더 아는게 있습니까?"
"일반적이지 않군요."
존 스미스
"무슨 일인가?"
에스텔
"이... 시신들은,"
금사자가 음각된 흉각, 은빛 뱀브레이스.
"...1년 전에 사라졌던 자들일... 세."
-나의 오라버니와 함께. 그 말은 끝끝내 하지 못하고 삼킵니다.
트로이:
"1년전에 사라진 자들이라고?"
존 스미스
단순히 1년전에 죽은 이들이라는 탓에 놀란다고 보기엔, 대단히... 상실감이 커 보이는 에스텔의 표정에.
"...망자들과는 무슨 관계인가?"
에스텔
시신 하나를 가리킵니다.
"...기리온의 텔호크 경. 말을 잘 탔지."
그리고 다른 쪽을 가리킵니다.
"이 쪽은 셀바이든의 가문 문장이야. 그녀가 가문의 유일한 자손이었네."
"여기, 여기로 왔었던, 건가..."
플래시백.
1년 전, 갑자기 사라졌다 상처투성이로 돌아온 오라버니.
그가 읊조리던 광기 어린 속삭임.
에스텔. 사실은 말이지,
네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예전부터 생각했어.
에스텔
...눈을 질끈 감고 심호흡을 몇 번 합니다.
"...미안하네. 잠깐 마음이 흐트러졌어."
다시 눈을 뜨니, 흔들림 없는 푸른 눈의 성기사입니다.
존 스미스
"억지로 흐트러진 마음을 감추려 들지 말게나."
트로이
"소원을 빌러 왔다가, 이리 되버린 거로군"
시신을 살펴봅니다.
어떤 무기로 인한 상처인가요?
마스터
부상의 흔적은 다양하지만...
치명적인 상처는 없습니다.
마치 영혼이 거둬져간듯, 시신이 되게 한 결정적 상처는 보이지 않습니다.
에스텔
"일단... 일단 가세나."
"...그리고 걱정해줘서 고맙네, 응안공."
스미스 쪽으로 옅게 웃습니다.
입술 끝이 조금 떨리는 웃음입니다.
존 스미스
"잠시,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한가?"
에스텔
"...하하, 무슨 말인가."
투구 챙을 손끝으로 잡고 씩 웃습니다.
"귀공들의 옆을 두고 어디로?"
마스터:
더 앞으로나가면
흰 빛의 기둥에 근접하게 됩니다.
계속 전진할 준비가 되었나요?
안 나아가면 세션이 안 되니 나아갑니다.
SCENE 6#
빛의 기둥 너머에서 일행은 마침내 이 모든 사건의 진실을 깨닫습니다.
저 멀리, 초원을 가로지르는 결계 저편에 수천, 수만이 넘는 인간의 영혼이 떠돌고 있었지요.
목적 없이 떠돌던 영혼의 군체는 이윽고 하나의 명령을 따라 제멋대로 뭉쳐지고 빚어져, 거대한 괴물의 형상을 띕니다.
벽화에서 보았던 괴물의 모습과 같았습니다.
...그 중에는 오라버니의 영혼도 있었습니다.
인간의 소원을 들어주고 그 대가로 영혼을 가져가는 신.
인간들의 제국이 세상에 등장하기도 전, 까마득한 태곳적에 대륙을 활보하던 악신이 이번 여정의 마지막 적이었습니다.
에스텔은 흔히 하던 고취의 연설 한 마디도 없이 먼저 걸어가기 시작합니다.
걸음 점차 빨라져서 이윽고는 질주가 됩니다.
갑자기 뻘창이 되어 다리를 묶는 땅을 박찹니다.
"오라버니를,"
날아드는 거대한 갈고리를 방패로 쳐냅니다.
"돌려내-!!!"
흔들림 없는 창끝은, 악신의 유생체를 향해-
존 스미스
(이니셔티브 27) "뚫을게"
트로이
(이니셔티브 13) "찢을게"
노아
(이니셔티브 7) "쪼갤게"
에스텔
(이니셔티브 5) "앗"
그리고 동료들의 하드캐리와 장절한 전투 끝에 일행은 악신의 유생체를 베는 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유생체는 아직 최후의 발악을 남겨두고 있었죠.
노아의 검이 유생체를 베어가르는 순간, 일행은 모두 꿈의 세계에 빠져듭니다.
SCENE 7#
홀로 꽃밭에 선 노아에게, 어디선가 속삭임이 들려옵니다.
"아, 다른 동료들과 달리, 내가 본 너의 욕망은..."
"상당히 다르더구나."
"위대한 자의 혈통이지 너는."
"나를 과거에 봉인했던 자의 직계 후손이, 그 가보를 들고 나타났을땐 제법 놀랐었지."
"들어라, 너는 나를 봉인했던 자의 위대한 후손이다."
"그런 네가, 나의 비호 아래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영광속에서 군중 앞에 행진하는 노아의 모습을 만들어내서 보여줍니다.
"상상이라도 가느냐?"
그리고 그 반대편에서는, 각자의 악몽의 세계에 갇혀 고통받는 동료들의 모습이 비춰집니다.
"자. 너와 나의 힘을 합쳐 너의 소망을 이루게 해주겠다."
"사소한 대가만 치른다면 너는 그걸 손에 넣을 수 있다."
"영웅이건, 명예건, 무엇이건..."
트로이는 용을 쓰러트린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 순간에 드는 감정은... 공허하고 허탈합니다.
아무 것도 느낄수가 없습니다.
심연 깊은곳에서부터 허무함이 밀려올라옵니다. 영혼이 사라진듯한 감각.
이게 대가라는걸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소원이 이뤄진 세계에서 트로이가 겪게 될 결과입니다.
"..간단하게 부족의 부활을 바라면 될텐데,"
"용을 쓰러트리는 소원을 빈건."
"네 마음속에 부족을 위하는 마음보다는."
"네 스스로의 가치를 추구하는 마음이 강하다는거로구나."
"나라면 너의 욕망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그걸 어떤 수단보다도 효과적으로 채워줄 수 있지."
"너는 나를 통해 완전해질 수 있다."
별이 쏟아질 듯 영근 밤하늘 아래에서 에스텔은 오라버니와 마주섭니다.
"에스텔, 오랜만이구나."
피에 물든 정복과 활짝 벌린 양팔, 그리고 상냥한 미소.
그 앞에 선 에스텔은 갑옷 한 조각 걸치지 않은 맨몸입니다.
언제나 몸을 무겁게 짓누르던 쇠붙이들 하나 없이, 가볍고 팔랑팔랑한 튜닉 한 장.
소슬한 바람이 에스텔의 금빛 머리칼을 길게 훑고 지나갑니다.
"이리 온, 내 여동생."
손을 뻗습니다.
아직 창칼이 범하기 전의, 깨끗하고 가느다란 팔로 오라버니를 조심스레 끌어안습니다.
하얀 튜닉이 검붉게 젖어가는 것도 모른 채.
...혹은 신경쓰지 않은 채.
"...황태자 저하."
처음에는 칼라일 오빠라고 불렀습니다.
그 뒤에는 오라버니.
...그 뒤에는 황태자 저하.
어린 황녀는 눈물 젖은 얼굴을 신-
혹은 다치고 상처입은 오라버니의 어깨에 묻습니다.
"이젠 오빠라고 불러주지 않는구나?"
"...그렇게 부르면 화냈잖아요, 오라버니가."
"......."
"물론 나는 네가 사랑하는 피붙이가 아니다."
"하지만 네가 원한다면 너의 황태자 저하를..."
"칼라일 오빠로 돌려놓을 수 있지."
뒷머리에서 허리 아래까지, 에스텔의 긴 금발을 상냥하게 빗어내리는 손.
"너의 영혼과 그의 영혼을 거래해주마."
흑단같은 정장 차림을 한 남성이 존 앞에 나타납니다.
"네 소망은 뭘까? 아하. 사랑하는 사람과의 재회로구나?"
-그 말과 함께, 뒤에서 누군가의 걸음소리가 들립니다.
"...무지 오랜만이야,"
잰걸음으로 다가오다가, 거리가 가까워지면 놀래키려는 듯 발소리를 죽인 접근.
"왜 그렇게 억장이 무너진 표정을 짓고 있어 존?"
목소리가 들려오기도 전에, 그것이 그녀임을 알았습니다.
...모리 스미스. 나의 반려. 내가 잃은 내 영혼의 절반.
"세상이 무너질것 같기라도 해?"
존은 쉰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무너진 세상이.... 다시 일어서기 시작한 기분이야."
"모리가 네게 못다한 말이 있었더군."
"듣게 해주마. 그로서 너의 영혼은 나의 것이 된다."
"어떤가?"
어쩐지, 웃지 않는 모리의 얼굴.
조금은 처연한 눈매.
"...영혼, 인가."
"매일 꿈을 꾸면서, 그 순간을 끝없이 겪고 또 겪으면서."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정면만을 바라봅니다.
얼굴을 봤다가는 도저히 멈출 수 없으리란 걸 알기에.
"조각나고 찢겨진, 파편 조각들에 아직도 가치가 있던가."
네 영혼을 바쳐라.
내가 그에 합당한 것을 네게 주리라.
-아니.
나를 지탱하는 것이 내 두 발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지.
그렇게 마음 먹는 순간- 검이 웃은 것 같습니다.
가보 그레이트소드, 가족의 평화가,
까마득한 과거에 악을 처단했던 옛 영웅의 모습을, 그의 머나먼 후손에게서 또다시 본 듯이.
동시에 어둠을 가르는 빛이 새어나와 악몽의 세계에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합니다.
트로이는 선택합니다
아무래도, 추악하고 역겨운 욕심이 마음 한 구석을 지배하고 있었나 봅니다.
"...영웅이 되게, 모두들."
도끼가 하늘을 찌를 듯이 올라갔다가,
헐떡거리는 용의 목을 향해 그대로-
"-미안해요. 눈치채지 못한 거."
"내 삶에 취하고 내 즐거움에 취해서, 남겨진 오라버니를 돌아보지 못한 거."
"...언젠가,"
"반드시, 반드시 돌려놓을 거니까."
"지금 이 사과는... 그 때의 예행 연습."
"...?!"
꽈악. 끌어안는 힘이 더욱 강해집니다.
그리고 분홍빛 부푼 입술에서 숨결 같은 속삭임이 흘러나옵니다.
"횃불의 여신이여."
화륵-
다음 순간, 소녀의 온 몸이 눈부신 불꽃으로 타오르기 시작합니다.
"크아아아아아아악-!"
"네 년이 감히-!!"
다시 눈을 떠, 열기에 일그러지는 모습을 노려보는 푸른 눈동자는
-결의를 담은 사파이어의 빛깔.
"존, 웃지 않는 스미스."
"오랜만에 허그나 할까?"
품에 쏙 안기는 그 느낌마저 그 때와 똑같습니다.
"그때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던 거 기억나, 존?"
"...한 순간도."
"모든 숨을 들이쉬는 순간, 내쉬는 모든 찰나에."
"그걸 잊은 적이 없어... 모리."
"하지만 말이지,"
"말해줄 수 없어."
"왠줄 알아?"
"네 앞에 있는 난 죽었지만 당신은 아직 살아있어."
"길을 잃어도, 활을 잃어도."
"나를 잃어도, 심지어 마음마저 잃어도."
"당신은 살아가야해."
"...너를 잃고, 나는 활을 잃었다."
"오천 발 중 사천 구백 발- 아니."
"천 발도 맞지 않아. 화살이 도저히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고- 이젠 내 뜻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알지 못하니."
"빗나가고, 막히고."
"한 발로 충분할 것을 수십 발을 박아 넣었어야 해도...."
"-그럼에도, 괜찮다고 이야기해주는 이들이 있고."
"그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응."
"아마, 여기서 영혼을 팔아넘겼다가는."
"그 싫은 당신 잔소리를, 영혼이 바스라질 때까지 들어야 하겠지."
"난 내 조상이 아니다."
"내가 걷고 싶은 길을 걸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의 두 발로."
"-난, 과거의 망령을 죽여야 할 것 같네."
"다음에는. 진짜에게 사과하러 갈 거야."
"그러니까, 되다 만 가짜 신 같은 건,"
"이만, 꺼져...!"
"또 보자, 모리. 당신을 위해 심장이 멎으면."
"사랑해, 여태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SCENE 8#
악몽이 쪼개지고 세 명이 나옵니다.
하지만 한 명은 복수를 위해 남았습니다.
유혹마저 실패하고 최후의 발악을 준비하는 악신과 마지막 결전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벽화대로 노아가 한 합에 신의 배를 째며 승리!
당연히 우리의 지옥불 젖소가 소머리국밥이 되기 전에 멋있게 구출해내는 시나리오를 구상했으나...
시간관계상 생략되고 트로이는 반영구적인 장애만 입은 채 무사히 살아나왔답니다.
-FIN
디시의 사위스러운 뒷내용짜르기 짓수에 당했군
하지만 이겼습니다!
멍
이런거 보면 구상 자체가, 그러니까 그림 자체가 나쁜 건 아니었음...
님 마스터 함?
와...!
오 ㄷㄷㄷㄷㄷㄷ
왜 님이 마스터보다 더 잘씀?
안녕하세요. 친추 받으시나요? 제 디스코드는 captain0range입니다. 연락 주세요.
혹시 던전월드나 마우스가드에 관심있으심 디코 helix_nebula_로 연락주세요!
그와중에 채용이냐고
뭔 ㅆㅂㅋㅋㅋㅋㅋㅋㅋ
되게 잘썻네 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