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안동으로 답사를 간 적이 있었다. 거기서 어느 종가를 찾아갔는데 대단히 집이 허름한 거야. 그 이유를 종손 할배가 설명해줬는데 거 참 비극적이기 그지없었다. 뭐, 솔직히 내가 답사 존나 재미없게 다니기도 했고 한국사는 별 관심이 없었어서 무슨 집이었는지는 기억 안 남.
알고 보니 그 집은 옛날에 꽤 잘사는 명망있는 집이었다고 했다. 국권피탈 당한 후에는 나름대로 독립운동도 뛰었음.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들었는데 잊어버림 - 아마 문화통치기 아닐까 싶음) 독립운동에 회의를 느낌. 그래서 실력 양성 운동으로 노선을 바꿔서 집에다 학교도 만들고 동네 애들 받아서 근대교육을 제공했다. 그 당시에는 학생들이 꽤 자기네 집에 와서 숙식도 해결하고 공부도 했었다고 함.
하지만 옆 동네 독립운동가들이 봤을 때는 이 행위 자체가 변절이었던 거야. 그래서 어느 날 독립운동가들이 칼을 들고 와서 집을 엎어버린 다음, 집안 어른들을 붙잡아다 마당에 있는 큰 바위 위에서 하나씩 목을 잘라 죽인 거야.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는데 그 바위 표면에 살짝 홍갈색 흔적이 있긴 했어. 내 기분 탓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그 사건 후로 집안이 몰락해서 영세하게 살게 됐다고 한다. 얘기 끝.
그건 독립운동을 빙자한 약탈이었던 것 같다.
언제나 만만한 놈에게만 칼들고 행패부리는 것이 바로 닝겐.
그 경계가 존내 모호하긴 했지.
진솔하게 말하자면, 독립운동은 언제나 약탈적 성격을 띄고 있었습니다. 당장 임정이 독립운동 자금 공수한답시고 한 짓거리만 봐도...
그리고 독립운동가와 비적떼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비일비재했죠. 언제나 양면성이라는 게 있는 법인데, 국가적 차원에서 독립운동의 치부를 쉬쉬하며 감추다 보니...
하지만 저처럼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시킨다에 근접한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들은 그 실체를 낱낱이 알아도 교육으로 인한 인독트리네이션과 국민감정을 제쳐두고서라도 여전히 독립운동이 정당하다고 생각할 것이긴 합니다.
힘이 곧 정-의다...ㅠㅠㅠ
따지고보면 독립운동가와 테러리스트는 종이한장차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