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월 말... 2월 초...
턀갤구인 댄디에서 전투의 어려움을 뼛속 깊이 깨달아버린 나는
내가 정말 d20룰을 해도 되는지에 대해 탈력감을 느기고 있었다.

그러던 내 눈에 발견된 13시대.
댄디와 비슷한 중세풍 정통 판타지에, 거리 개념이 간단하고, 사용하는 스킬도 많이 축약된
그야말로 빛과 같은 룰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한국어 정발본으로!!!


최대한 난이도가 낮은 직업을 고르기 위해
마스터를 열심히 질문으로 공격하며 겨우겨우 나의 첫 캐릭터를 만들었다.


장편 정기팀에 간택받아서 지금 백스가 좀 길어진 상태인데, 이건 이 세션이 끝난 후 일이라

간단하게 축약하면 '현세에 잊힌 신을 다시금 부흥시키기 위해 활동하는 정의감 넘치는 사제' 이다.

다른 PC들 시트가 나한텐 안 남아있어서 자세히 설명은 못하지만
황제에게 인정받아 제국기사가 된 호승심 넘치는 하프오크 야인,
황금회 소속의 친절한 인간 성기사,
비밀스러운 목적을 가졌던 다크엘프 음유시인
그리고 내 캐릭터까지 네 명이 팀을 꾸려 세션에 참가하게 되었다.




심장 떨리는 인트로 묘사와 함께 세션이 시작되었다......


내 지갑은 안 떨렸지만

아무튼.


성기사의 강력한 일격에 고기가 되어 버린 오크의 시체를 밟고...


현란한 혀놀림으로 오크를 굴복시키기도 하고...


괴수 멧돼지를 뚜까 패다가...


정力제(?)가 들어간 우물물을 마시며 휴식 시간도 가진 캐릭터들은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한다.


음유시인의 아름다운 노래와


사제의 힐을 받으며


보스를 죽이는 데에 성공한다!


백스토리 잘 썼던 음유시인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뉴비 단편 세션이었지만 '이야기적으로' 당신을 따라다녀도 되겠냐는 질문도 해보고... (그런데 차엿음)


그렇게 뽕 오르는 지문으로 이야기가 끝이 난다...





야인 PL이 호쾌한 RP로 적을 쓰러뜨리며 던지는 멋있는 대사가 참 좋았고
성기사 PL은 내가 힐 쓸때마다 꼭 고마워하는 RP로 답해 줘서 믿음이 갔음
음유시인 PL은 노래 묘사에 조금 힘을 써 봤다며 부끄러워했는데 우리 모두 굉장히 즐거웠다며 호평했어
나는... 흠... 그냥 떠들기만 했나? 아무튼 재밌게 한 것 같아ㅋㅋㅋ

진짜 전투 난이도가 쉬워서 다행이었음.
나 사실 저 명중이랑 데미지 숫자가 헷갈려서 맞췄는지 빗맞혔는지 지금도 헷갈려하거든?
그런데도 사제는 진짜 쉬웠음... 너무 행복했음... 내가 전투에 즐겁게 임할 수가 있다는 게. 진행을 마스터가 잘 도와 준 덕이기도 한 듯.

나의 PL로서의 강점이 뭔지는 아직 나 자신도 어필을 잘 못 하겠지만
어찌되었든 장편팀에 초대를 받았고,
요즘 일주일마다 이 낙으로 비시머를 즐기고 있어.

나도 다른 직업들을 더 잘 이해하고
데미지 계산이나 턴오더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되면 비시머 마스터를 맡아 보고 싶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언젠간 하겠지...

밀린 후기 하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