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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TR은 좆망했다(1)제목에 어그로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TR 접는 겸해서 쓰는 넋두리 겸 한풀이다. 통계 같은 구체적인 수치에 기반한 건 없고, 오로지 내 TR 경험에 기반한 뇌피셜 그 자체임. 네가 아닌 것 같으면 그냥 아닌 거니까 안gall.dcinside.comTRPG 플레이어 대부분은 마스터의 의도(시나리오적 유도 포함)를 헤아리고 그에 따라 행동하면서 영향이 크게 가지 않는 선에서 자기 뽕도 충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마스터도 플레이어의 의도를 존중하고 최대한 그에 맞춰줄 의무가 생기는 거지.
이게 장르적 약속이나 불문율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팀은 십중팔구가 터지기 마련이니까. 서로간의 욕구를 균형 있게 충족시킬 수 없는 단체의 존재의의가 대체 어디에 있을까. 마스터나 플레이어나 개인 딸딸이만 치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은 나가떨어지기 마련이지.
윗글의 글쓴이는 "플레이어가 책임 없는 쾌락을 원한다"고 주장하면서 부가적으로 그것을 뒷받침하는 두 가지 논거를 들고 왔다. 근데 솔직히 책임 없는 쾌락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고 그게 다 같이 즐기자고 하는 취미에서 대체 무슨 문제가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 논의를 살펴보도록 하자.
보충논거의 하나는 플레이어가 '모험'을 원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글쓴이는 '모험'이란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행위'라고 설명하고 있다. 어느 정도 공감하는 말이지만, 이렇게 적으니까 무슨 던만추에나 나올 문장 같다. 글쓴이가 최근에 감명 깊게 봤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글쓴이가 정의한) '모험'이 세션상에서 자주 일어날 수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가장 큰 이유는 다음과 같을 것이다.
우선, 성공 시의 리스크 / 성공 시의 리턴 / 실패 시의 리스크 / 실패 시의 리턴을 명확히 저울질할 수 없다면, 플레이어는 선택은커녕 고민할 여지조차 갖지 못하게 된다.
아무 이유 없이 행동하는 사람은 없는 데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요" 따위의 이유로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그 사람은 백중구십구는 빌런이다. 안위를 우선하여 행동하는 것은 인간의 습성이고, 캐릭터의 행동을 고려할 때도 어느 정도 이입이 들어가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확실히 득이 되는 행동을 고르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플레이어 캐릭터는 이야기의 주인공인 이상 때로 영웅적인 행동을 보여야 한다. 주의할 점은 그것이 '이야기에 변수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그래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면 뽕이 차오르기 때문'에 한다는 것이다.
문제점을 완화하고 도전적인 전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마스터가 선택의 예상 결과를 명확하게 제시하여야 하고, 그것이 플레이어를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캐릭터의 개인적인 사상이나 백스토리에 관련된 속박이나 강요 / 파티의 선과 도덕적 성향과 일치하는 대의명분 등을 포괄한다. 적어도 '저지른다'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의 적극적 행동을 플레이어로부터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언어적·비언어적으로 플레이어에게 그렇게 해도 된다, 내지는 해야 한다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디렉션이다.
근데 이런 거 고려하고 시나리오 쓸 줄 아는 마스터였으면 저런 글 안 올렸겠지. '플레이어가 모험을 회피한다'는 주장의 예시로 들고 온 자기 플레이어들의 답변들을 살펴보자.
그 말 그대로 이유가 아니라 변명이긴 하다. 사실상 하기 싫다는 얘기를 돌려서 하고 있는 건데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다. "흥미롭지 않아서요"까지 나왔으면 알아먹을 법도 한데...
'마스터가 제시'한다는 건 즉 디렉션이다. 튀지 않는 건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다. 타인과의 합의 없이 나대도 되는 건 겁스/새월/페이트처럼 단점 룰이 존재하는 플레잉에서 마스터가 제안(면모 역발현 등)했을 때나, 책임을 자기 캐릭터 혼자서 온전히 감당할 수 있을 때 뿐이다.
파티 플레잉인 TRPG에서, 예정에 없던 일을 시도했다가 휘말리는 건 자기 혼자만이 아니다. 자연스레 주위 캐릭터에게도 영향이 가게 되고, 다 같이 책임을 나눠갖게 된다. 이로 인해 캐릭터가 서사적으로 비난받는 것은 당연지사요, 팀 분위기에 따라서는 플레이어에게까지 비난이 향할 수 있다.
TRPG를 하는 이상 누구든 캐릭터가 힘든 건 감수할 수 있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힘들어지는 것까지 감수할 사람은 얼마나 될까? 굳이 싫어하는 일까지 가지 않더라도, 마음이 동하지 않는 일을 몇 시간 내도록 하고 있으면 스트레스를 받는 건 당연한 일이다. 애초에 플레이어가 하기 싫다는데 마스터가 무슨 권리로 그것을 강요하거나 요구한단 말인가.
모험은 어렵고 힘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대되는 클리셰와 적절한 캐빨, 플레이어의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는 전개뽕이 필요한 거고, 그것을 준비하는 것은 마스터의 역할이다. 자기 시간 써서 지루하고 긴, 의미도 없는 고통 서술을 보고 싶은 사람은 적으니까. 글쓴이는 과연 충분한 디렉션과 약속을 했을까? 애초에 도전 기회가 있던 이벤트가 준비되어있긴 했던 걸까?
디렉션 얘기가 나온 김에, 그 다음 문단을 보자.
이게 디렉션이다.
글쓴이가 한 저게 디렉션이란 말이다.
소셜에서 권위와 계급으로 찍어누르는 건 '아 이 양반이랑 엮여서 의뢰를 받거나 나중에 죽일 일이 생기거나 하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지금은 참으며 증오를 닦으라는 뜻이고,
보스의 강력함과 부하의 숫자를 어필하는 건 여지 없이 도망치라는 말뜻이 맞다.
그리고 마스터에게도, 서로에게도 묻지 않는다는 건 그게 이미 돌릴 대로 돌려져 흔해빠진 클리셰이자 사회적 약속이 되어버렸기 때문이고.
앞서 쓴 글들이나 뒤의 캐빨 혐오 파트를 보면, 반항한다고 사이다패스마냥 이기게 해줄 마스터도 아닌 것 같은데, 자기 할 건 다 하면서 플레이어들에게 자기 상정을 벗어난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니 플레이어들이 갈피를 못 잡을밖에.
오히려 이 모든 발언을 취합해보면, 플레이어에게 마스터가 질 책임까지 부담시키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 이야기의 전개, 손해, PC를 괴롭혀 얻는 음습한 즐거움의 대가... 혹은 불행한 파티가 더 불쌍한 자기 이입 NPC를 대딸쳐주기 같은 거.
다음 논거는 플레이어가 캐빨을 원한다는 뜻인데... 안 그런 플레이어도 있나? 당장 글쓴이도 내 NPC에 관심가져줘 하는 마인드가 은연중에 묻어나는데...
캐빨 원하면 좀 해줘라. 물론 과하면 좆같겠지만 다들 자기 캐릭터 활약하는 거 보고 싶어서 턀하는 거 아니냐. 말마따나 다들 글쓴이 시나리오에 흥미 있어서 참여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시나리오의 다음 전개에 대한 흥미가 몰입에서 온다고 생각하는 내 입장에서는 이것도 글쓴이 잘못임), 무엇보다 이게 한국 TR 시장 좆망이랑 무슨 상관임...?
외국 애들은 자기 에고 죽이고 흥미로운 전개를 위해서 몸을 던지며 마스터의 모든 일거수일투족과 시나리오를 주의 깊게 살펴볼 것 같아? 외국 애들도 다 똑같지... 아까부터 뽕으로 퉁치고 있긴 하지만 결국 자캐딸 위주로 흥미를 가지고 하는 건데... 그런 애들이 있다고 해도 과연 그런 애들만 모아놓은 플이 재미있을까도 의문이다.
애초에 시나리오가 흥미로워질 만큼 떡밥을 뿌리긴 함? 이젠 슬슬 세션이 노잼이라서 플레이어들이 수동적으로 버티는 걸 "이녀석들은 전혀 모험하고 있지 않아!"하며 자위하는 게 아닐까도 싶다.
물론 요즘 시류가 웹소에 가깝다보니 고구마 잘 못 견디고 빌드업 이해 못하는 애들이 많긴 하지만, 그런 애들 잘 달래서 적재적소에 활약하게 해주는 것도 마스터 능력이고, 무엇보다 난 개인 뽕이랑 세션 완성도 밸런스 있게 잡고 이야기 만드는 거 좋아하는 플레이어들로만 구성된 팀이 지금 돌아가는 걸로만 세 개나 있는데...? 턀갤 가끔 올라오는 글만 봐도 그런 사람들 널리고 널렸는데...?
왜 글쓴이가 저런 사람들만 만났는지 정말 미스테리이긴 한듯(가짜모름);
턀생을 살면서 수많은 마스터를 만났다. 개중에는 플레이어의 창의성을 요구한다고 하면서 자기가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해결안을 전부 반려하는 쩜오틀딱도 있었다. 본인은 도전정신을 요구한다지만 정작 원하는 곳에서만 신박한 선언을 하길 바라며 플레이어를 자기 입맛에 맞게 굴리고 있던 게 아니었는지 한 번쯤은 생각해보길 바란다.
그 외에도 더 신기하고 이상한 마스터들이 있긴 했으나, 그들과 글쓴이 사이에는 단 한가지 큰 차이점이 있다.
나도 그 사람들도 이건 해. 꽤 당연한 덕목이야 이거. 트위터에 거주하는 시나리오 복붙머신 마스터 같은 애들이 아닌 이상 저건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요소들이 맞아. 저거 안하고 마스터링 하려고 했으면 그건 그냥 사람 3~4명 앉혀놓고 자기 소설 강제로 들려주려고 한 거랑 다를 거 없지? 그럼 그 방백마저 재미없으면 수동적으로 나가는 것도 당연지사 아냐? 과연 책임 없는 쾌락을 원하는 인물이 대체 누구일지는 글쓴이가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할 문제 같다.
마스터는 시나리오 라이터이자 게임메이커이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은 사회자·중간조율자야. 좀 기억하고 다음부턴 플레이어한테 신경 좀 쓰고 대화도 좀 해.
너희는 전혀 모험하고 있지 않아
사람 돌리는 실력이 예술적이시네요 - dc App
개추 ㅋㅋ
애초에 시작전에 난 이런플 하고싶다고 심상맞추면 될문제인데 그것도 안해놓고 남탓하는게 참ㅋㅋㅋ
니들이 이렇게 패면 도망가서 2편을 못듣잖아...
너무 기도
잔인하다.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가 있나
오늘은 뻘글을 안 써도 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