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에 시작한 세션이 반년을 훌쩍 넘는 여정 끝에 막을 내렸다.


TRPG에 입문하겠다고 마음먹은 바로 다음 날에 좋은 마스터와 좋은 시나리오를 동시에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천운이었다.



좋은 인상을 주는 뉴비이고 싶었다.


룰을 빠르게 이해하고 플레이에 온전히 몰입하며 창발적인 선언들을 내다가도 좋은 장면을 양보할 줄 아는 플레이어.


플 내외로 마스터가 지쳤을 때 의지할 수 있는 조율자이자 진행 요원이 되고 싶었는데, 그게 참 마음처럼 되는 게 아니더라.



시나리오에서의 내 캐릭터는 젊고 자신만만한 위저드였다.


야망 넘치고 동료들을 아끼며 어떤 상황에서든 빛나는 총명함으로 돌파구를 밝혀주는 영웅을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그 또한 역시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더라.


룰에서 삐걱대고 주문 선택은 비효율적인데다 퍼즐 하나 만족스럽게 풀어낸 적이 없는 초심자라 PC를 헛똑똑이로 만들어 버렸다.


수틀리면 파이어볼이나 던지는 단세포로 전락해버린 캐릭터에게 정말 미안하다. 뉴비는 풀캐스터를 하면 안 되는 거였어..



마스터님께는 정말 감사드립니다. 함께해주신 플레이어분들도 고맙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미숙한 뉴비라서 시나리오는 턱턱 막히고, 평일 플레이라 이런저런 사정으로 빠질 때도 많았네요.


참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을 이렇게 마지막까지 끌고와주신 것에 무척이나 감사합니다.


덕분에 정말 오랫동안 종종 생각날 즐거운 기억 하나를 가져갑니다.



댄디 플좀 열어줄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