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메카물 룰만 모아서 짧게 단평

메탈릭 가디언, 랜서, 가라코, 광쇄의 리벌처 4개 룰입니다.







1. 메탈릭 가디언 RPG(メタリックガーディアンRPG)

한국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생각하는 메카룰. 최근까지도 계속해서 서플과 잡지 데이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의 RPG 회사인 F.E.A.R. 사에서 만든 SRS 시스템인 룰로, 다이스는 2d6을 쓰고 전투를 셋업 프로세스/이니셔티브 프로세스/메인 프로세스/클린업 프로세스로 나누는 게 특징입니다.

20세기에 ALITIMA라는 특수한 금속이 발견되고 그걸로 가디언이라 불리는 메카를 만들게 되고, 이러저러하다가 1차 대전(1999년에 발발)으로 서력 세계가 좆망하고 암흑기를 지나 제창한 기갑력의 63년이 배경입니다.

건담의 1년전쟁 같은 느낌의 지구연방 대 콜로니 국가의 2차 대전이 도중에 또 있었고(코어룰북 이전), 외계인이 침공해서 일어난 3차 대전이 일어났다가(서드월드워), 최신 서플 기준으로는 3차 대전의 열기가 좀 식은 분위기입니다(컴펜디움).

사실 세계관은 쓸 사람만 쓰는 거고(그래도 여러 컨셉의 메카가 세계관 내에서 어떤 위치인지 클래스마다 이미 설정되어 있어서 빠르게 써먹기는 편함), 가장 중요한 룰은 '슈로대 TRPG'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여러 클래스가 있는데 택티컬한 걸 좋아하는 사람은 디재스터랑 크리살리스. 건담계면 카발리어, 오버로드, 샤레이드, 아포칼립스, 시무르그, 포트리스, 넵튠. 마크로스면 엔터프라이즈, 워버드, 콘체르토. 겟타면 트리니티. 마징가면 슈퍼. 트랜스포머면 메탈라이브. 용자계면 오리하르콘, 메탈라이브. 마법사면 미스틱, 판타즘, 아웃레이지. 네오그랑존이면 그라비트론. 아이언맨이면 마르두크, 트루퍼. 마브러브면 보행전차. 장갑악귀면 마가츠가미...

이런 식으로 건담부터 암코에 이르기까지 온갖 레퍼런스에서 (무단)오마주한 약 39개의 가디언 클래스들이 있고, 그 클래스마다 컨셉이 2~3개 정도는 있으며, 가디언 클래스들을 3개(레인저 포함 4개)의 링케이지 클래스와 조합합니다.

그렇기에 클래스의 데이터간 차이가 별로 없는 피어룰 중에서는 가장 빌드 가짓수가 많은 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 온갖 컨셉이 가능하다는 건 장점이기도 하지만, 통일된 컨셉을 유지하는 설정 하드한 메카물을 하기에는 어렵다는 단점이기도 합니다.

장점이 장점이니만큼 아래 평점은 서플과 잡지의 모든 데이터를 구비한 기준입니다. 현재 구비한 데이터가 적다면 가라코보다도 아래입니다.

개인적 평점 : ★★★★








2. 랜서(Lancer)

서양에선 2022년~2023년 쯤에 급속도로 유명해졌고 최근은 한국에서도 퍼지고 있는 서양 메카룰입니다.

Massif Press라는 회사에서 만든 d20 룰로, d20이지만 딱히 스킬체크 같은 게 있진 않고 비전투에선 서사 위주로 나아가며 트리거라고 하는 13시대 출신 같은 룰을 이용해 판정합니다.

서플발 옵션으로 시계니 뭐니 하는 다들 잘 아는 그 룰을 넣을 수 있지만, 사실상 비전투 룰은 구색 맞추기라는 느낌이고 본질은 전투데이터룰입니다.

만오천 년 후의 우주라는 기본 세계관이 특이하지만 딱히 중요한 건 아닌 듯 합니다. 세계 역사 설정이 길게 있지만 NHP라는 초인공지능이 있단 것과 기업별 라이센스로 메크 데이터를 다운로드하고 3D 프린터로 메크를 출력한다는 개념만 알면 충분합니다.

중요한 건 '나름' 택티컬하고 데이터 많은 메카룰을 컨셉 통일성 있게 할 수 있단 겁니다.

나름을 강조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생각보다 그다지 컨셉이 리얼계나 택티컬스럽지는 않습니다. 라이센스 클래스들의 설정과 그 컨셉아트들을 보고 있으면 오히려 메탈릭보다 슈퍼하게 보이는 부분들도 있습니다.

설정이나 컨셉이 택티컬하다기 보다는 헥스맵을 쓰는 버전(스퀘어도 헥스도 둘 다 옵션)의 전투가 메타적으로 택티컬한 편이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완전 모듈식은 아니고 레벨 업 시 라이센스를 레벨 업 시킬 수 있으며, 그때마다 무기, 프레임, 시스템 등을 얻을 수 있는데 이걸 조합하는 방식입니다. 부품이 세분화되어있지는 않고 몸체는 프레임 하나로 결정됩니다.

전투 데이터적으로 특이한 부분은 테크어택을 가하는 컨트롤러, 즉 해커가 댄디로 치면 캐스터 포지션이란 겁니다. 해보면 생각 이상으로 해커가 강한 룰임을 알 수 있는데, 일단 캐스터지상주의인 d20의 일종이란 걸 생각하면 그리 놀랄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큰 장점은 플레이어블 데이터는 다 구비된 COMP/CON이라는 비욘드 같은 빌드 사이트가 있단 것과, 레딧 채널이나 디스코드 같은 팬덤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는 겁니다.

최근 파운드리의 v11 버전도 나왔고, 유저들의 홈브류 LCP(콤프콘에 임포트하는 추가 데이터 모듈) 제작도 활발합니다.

물론 콤프콘이나 파운드리 랜서 모듈이 5판의 비욘드나 크리스 프리메이드 같은 여러 5판 모듈에 비할 정도의 성능과 편의성은 아니니 감안하세요.

개인적 평점 : ★★★☆







3. 가라코(ガラコ)

일본의 RPG 회사인 롬멜 게임즈에서 낸 d10 룰입니다. 단순한 상향식 대결룰로 익스플로딩도 다이스풀도 아닙니다.

코어로 《가라코와 파계의 탑》, 서플로 《가라코와 황혼의 대지》, 시나리오북으로 《가라코와 구세계의 그림자》가 나와있습니다.

세계관은 흔하디 흔한 포스트 아포칼립스지만, 메카물인데도 탑 같은 곳에서 던전 크롤링을 한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또 다른 특이점으로 메카룰이면서 판타지처럼 종족이 있습니다. 인간, 초능력자, 뿔 난 인간, 수인, 뇌둥둥, 촉수괴물 등의 종족이 있고 그중 하나를 픽합니다.

현역 메카룰 중에서는 의외로 드문 완전 모듈식 룰이란 게 특장점입니다. 콕피트, 엔진, 프레임, 레그, 암이 기본 파츠이고 옵션, 드론코어, 무기, 기타 아이템 등을 탑재할 수 있습니다.

데미지를 받을 때 부위 결정 표를 1d10으로 굴려 부위를 지정하고 데미지를 부위 장갑만큼 차감한 뒤 부위 데미지 표를 참조해 파츠마다 여러 타격을 가합니다.
당연히 파츠 중에선 콕피트가 가장 치명적입니다.

이 룰에 또 특이한 점이 있는데 GM에게 PC를 최대한 죽이라고 장려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황혼의 대지에는 '죽음의 십계명'이라는 PC 죽이기 위주의 GM에 대한 어드바이저도 실렸습니다.

판타지스러운 종족과 던전까기 지향 + 완전 모듈식 빌딩이라는 컨셉은 확실히 마음에 드는 편이지만, 룰 자체가 살짝 얇습니다.

볼륨이 부족한 거에 더해서 일본의 마이너룰이니 당연하게도 온라인의 세팅 지원(롤20 시트, 파운드리 모듈 등)은 매우 부족합니다.

개인적 평점 : ★★★







4. 광쇄의 리벌처(光砕のリヴァルチャー)

일본의 RPG 회사인 드라코니안에서 낸 메카룰로, 일반적인 룰과 달리 순수한 타이만(1:1) 룰입니다.
한국에선 흔히 은검의 스텔라나이츠나 언성 듀엣으로 알려진 회사입니다.

문명이 붕괴하고 황무지 위에 드문드문 세워진 도시나 마을 단위의 문명만 살아있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인 룰인데, PL은 리벌처라는 메카를 타는 '슈발리에'가 되고, GM은 리벌처 조종에 필수적인 서브 파일럿인 '피앙세'가 돼서 소라바미라는 괴물을 토벌한다는 흔한 설정입니다.

메카물의 메카보다는 메카물에서만 나오는 특수한 신파/비극적 인간관계에 대해 파고드는 걸 추구하는 거 같습니다.

다만 세계관의 떡밥성 설정이 꽤 충실하고 흥미를 끌게 하는 소재도 많고, 메카도 프레임과 웨폰과 크로니클로 조립하는 방식인데,

프레임은 여러 개의 2각형, 4각형, 역관절형 카탈로그 보면서 1픽.
웨폰은 롱라이플, 숏라이플, 머신건, 캐논, 블레이드 카탈로그 보면서 2픽.
크로니클은 자작개수나 지금까지의 전흔이나 경험 데이터들로 그중에서 2픽.
이런 식으로 조립하여 빌드합니다.

캐메도 이렇듯 나름 메카 조립하는 맛은 나고 전투도 생각보다 충실해서 타이만룰이라 해서 생기는 고정관념보다는 빌드의 가짓수가 있었습니다.

다만 '타이만도 할 수 있는 범용 룰'이 아니라 '타이만 전용 룰'이라는 거 자체가 개인적으로 그다지 오래 즐길 수 있는 컨텐츠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메카물이라는 장르에서 2인 커플만으로 표현할 수 있는 시츄에이션 자체도 적고요.

즉 타이만이란 게 가장 큰 개성이자 단점입니다.

개인적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