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 후기를 썼어야 했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영원히 안 쓰게 될까 두려워서 일단 간단하게 쓰고 나중에 더 세세히 쓰든가 하기로 했다.
카페에서 구인해 롤 20에서 진행한 캠페인이었다. 마스터가 아주 아주 노력해서 이것저것 세팅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어드벤처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내용이 밑그림만 그려져 있고 상당히 부실한데, 마스터가 여기저기서 자료 찾아서 이것저것 전부 채웠다. 쉬는 날엔 단편을 가져와 외전도 하고 정말 고생 많았다. 캠페인 도중 중대한 일이 있었는데도 끝까지 진행해주어 기뻤고, TRPG는 그만둔 모양이지만 앞으로도 어디서든 무슨 일이든 잘 해낼 거란 걸 확신한다.
나머지 플레이어도 좋은 사람들이어서 정말 즐겁게 플레이했다.
캠페인 내용을 말하자면, 여러 특이점이 많은 어드벤처다.
단점은 상기한대로 정말 내용이 부실하다는 것. 주인공들은 과거에 합심하여 강력범죄를 저지르고 도망쳤는데 불주먹 용병단 한명이 와선 명령을 듣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위협하는 게 어드벤처 훅이며 이마저 중간에 무력화되어서 대체 주인공들이 무슨 동기로 모험을 이어나가야 하는가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 던전엔 이 방에 뭐가 있는지만 대충 적어놓고 아무런 데이터도 없다. 마법의 콩을 주는데 콩에서 피라미드가 튀어나오면 어떻게 할지에 대한 대책은 전혀 안 적혀있다(내가 아는 다른 어느 마스터는 다른 캐릭터들로 피라미드를 공략하는 단편을 따로 열었다.). 플레이어들이 모험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발더스 게이트와 아베르누스 무대를 소개하는 의도가 강한 어드벤처인데, 다른 돈법사 제작 어드벤처도 그런 성격의 어드벤처들이 있지만 이렇게까지 내용이 부실하진 않다. 이 캠페인을 굴릴 마스터라면 여기저기서 자료를 찾아 보강해야한다.
아베르누스의 강철 탈것은 보기엔 멋진데 성능은 구리다.
장점을 찾아보자면, 발더스 게이트에 관해 상세한 설정이 있어서 거길 무대로 세션을 짜거나 백스를 짤 때 도움이 된다. 다른 시나리오를 짤 때 쓸 만한 여러 자료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발더스 게이트의 지형지물, 아베르누스의 가혹한 환경, 발더스 게이트 전용 캐릭터 배경 등등.
배경은 꽤 매력있어서 발더스 게이트는 4명의 공작과 기타 귀족들이 지배하는 도시로, 중세 고담시 비슷하다. 아베르누스는 용암이 가득한데 악마들이 강철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매드맥스를 찍고 있다.
Faceless라는 신규 배경이 하나 수록되어 있는데 고성능이다. 주어지는 기술 숙련 두 개 전부 매력에 집중되어 있으며 사전에 정해둔 변장을 하면 상대의 내성굴림도 요구하지 않고 무조건 정체를 숨길 수 있는 등.
룰루라는 이름의 NPC가 계속 따라다니는데 이 녀석의 광역기가 캐릭터의 성향을 따진다. 주인공들의 성향을 정해야 할 것.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어떤 게 선한 행동이고 악한 행동일까 고민하게 되는 게 재밌었다. 플레이어 캐릭터가 저지른 범죄가 있다보니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내 캐릭터는 강도, 협박, 살인을 저지르고 엘터렐에서 신분세탁한 기사인데 성향 고민 RP하는 게 흥미로웠다.
그리고 룰루가 귀여웠다.
카페에서 구인한 캠페인이었으니 카페에 후기를 써야할 거 같긴 한데 마스터도 갤 하니까 갤에도 후기 있으면 좋을 거 같아서 갤에 썼다
카페엔 다른 플레이어 누가 쓰겠지 뭐
마스터가 쓴 후기: https://cafe.naver.com/trpgdnd/106461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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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바 저 병신에게 물리고도 살아남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