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이 아닌 인원들과 OR 장기플을 한적이 있었다.
참가자중 한 명이 중학생이었다.
세션이 시작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불참을 알린다거나 아예 플레이 일자를 잊어버리거나 하는 일이 예사였음.
한 문장 안에서 맞춤법이 서너개씩 틀리는 것은 기본이었고, 플레이중에 캐릭터가 판정에 실패해서 손해를 보거나 다른 PL의 판단이 맘에 들지 않으면 그 플레이가 끝날 때까지 예닐곱번은 볼멘 소리를 하고는 했다.
제법 긴 시나리오였지만 엔딩까지 자신의 클래스 능력이나 세부적인 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진행이 중간에 툭툭 걸리는 문제가 있었고, 하고 싶은 흑염룡스러운 RP는 의욕은 충만했지만 디테일이 너무 얕아서 본인이 만족스러워하지 못했음.
이런 상황에 불편함을 느꼈지만 대신 나서서 강한 피드백을 해주는 PL이 있었기에 나는 뒷짐지고 넉살좋은 척 연기를 할 수 있었음.
캐메 전엔 이 친구가 의욕에 가득 차서 아침 점심 몇번씩 시트가 완성됐는지 물어봤는데, 시나리오 중반부터는 단톡방 중요 공지도 3일동안 옆에 1자가 사라지지 않더라. 흥미를 잃어버린거지.
그런데 어느 날 이 친구가 플레이 불참 사유를 전하는데 그게 수학여행이라더라. 그걸 듣는 순간 망치로 머리를 탁 맞는 기분이었음.
한창 수학여행 기대로 잠을 설치는 나이의 친구에게 도대체 나는 뭘 기대하고 있었지? 겨우 중학생 된 애랑 놀아주면서(어찌보면 중학생이 본인 기준 아저씨들과 어울려주는거지) 불편함을 느끼던 내가 바로 빌런이었던거야.
내가 중학생 때 그렇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학생은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나이라는 걸 전혀 생각도 하지 않은거지.
조카뻘 애랑 소꿉놀이하면서 불편을 느끼던, 게다가 누군가 나서서 나무라니까 내심 만족하면서 뒤에 숨어 점잖은 척 뒷짐지고 있던 내가 바로 빌런임을 자각하니까 무언가 많이 달라지더라.
내가 먼저 나서서 그 친구 비중을 챙겨주려고 노력하고, 실수하면 커버쳐주고, 사소한 찐빠는 으래 있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니까 자주 벌어지던 문제들도 그 빈도가 줄어드는 느낌을 받았음.(내가 느끼기엔)
어찌 보면 티알로 인간적인 성장을 이룬게 아닐까 싶다.
장편이 끝났을 때 시작하기 전보다 아주 조금은 더 남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함
- dc official App
아동학 지식이 늘었다
맞춤법을 얼마나 틀리길래 - dc App
"머 얼마ㅏㄴ틀리는지 보여들이죠." - dc App
이정도쯤이면 귀여운데 ㅋㅋㅋ - dc App
존나 많이 틀리니까 역으로 ㅋㅋ - dc App
그 귀여움을 내가 중간까지 느끼지 못했던거임 ㅋㅋ - dc App
뭔가 배운게 있다는 점에서 턀평 이상이다
TRPG 하는 놈들은 전부 불편을 느끼는 센서가 고장나있음. 자세를 고쳐앉아보려는 시도는 그 자체로 훌륭하다.
난 그냥 배우기 싫고 안하고 싶은데 ㅋㅋㅋ; 너무 매너 없잖이ㅏ
너도 어릴떈 저랬다 하는데 나 때는 대신 귓방망이를 쳐맞았다고
멋쟁이네
훈훈추
그냥 가정교육 못받은 애새끼 한마리 뭘 오구오구 해주고있노
툭하면 이런 댓글 싸는 애보단 잘 받았을듯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