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먹고 집 앞에 담배 피러 나갔는데, 우리 집 앞에는 초등학생들 대상으로 운영하는 방과 후 공부방 비슷한 게 있음. 오늘 거기서 축제 같은 걸 하는지 꼬마전구 같은 거 잔뜩 달아놓고 어린 애들 약 10여 명이 야광팔찌 차고 나와서 놀고 있더라고.
애들 좋아하는 편이라서 '허허 꼬마들 귀엽네' 생각하면서 멀찍이 떨어져 담배 피우고 있는데 문득 드는 생각. '저 꼬마들이 사실 사교도라면?'
마침 산 너머로는 이제 막 둥근 달이 서서히 떠오르는 참이고, 그 달빛 아래서 형형색색 전구 켜놓고 애들이 웃고 떠들면서 뛰어 놀고 있고... 만일 저 가운데 놓인 게 인육 같은 거라면 어떨까? 손목에 저게 야광팔찌가 아니라 사람 힘줄 뜯어낸 거라면 어떨까? 광신과 순수성이 뒤섞인 아이들이 공포의 대상이 되는 플레이는 어떨까?
오오 좋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하고 뿌듯해하면서 집으로 올라왔는데 '근데 이런 쩌는 아이디어를 누가 먼저 생각해냈을 법도 한데'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 그리고 다음 순간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스티븐 킹의 단편 '옥수수 밭의 아이들'....
결론:플레이 소재로는 글렀다. 듣보잡 작가도 아니고 무려 스티븐 킹이 비슷한 소재를 써먹어 버렸어. 그래도 옥수수 밭의 아이들은 굉장히 훌륭한 작품이니 다들 꼭 읽어라 2번 읽어라
킹가놈이 썼다고 플레이 못할건 없자늠
ㅇㅇ 스티븐 킹 같은 작가가 썼으니 열심히 베껴서 플레이 소재로 써먹어야지.
킹인데 당연히 파쿠리해야지
ㄴ좋은 소설이나 게임 등에서 소재를 베껴오는 건 괜찮은데 킹은 워낙 뛰어난 작가니까. 뭐랄까... 스스로가 그 그늘에 갇힐 거 같음. 물론 존내 쩌는 마스터라면 부분적으로만 베끼고 자기 식으로 잘 소화하겠지만.
그거 영화가 특이했지. 영화자체는 그냥 평범하게 바꿨는데 그 사실 자체가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좀 특이하게 느껴졌음.
딱히 공식에 올릴 시나리오도 아닌데 파쿠리하는 정도는 괜찮지 않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