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올드비는 이상한 사람인가?

올드비라고 이상한 것은 아니지만 올드비임을 수상쩍게 강조한다거나, 자신이 올드비임을 내세우는 발언을 너무 한다면 그 사람은 이상한 사람일 확률이 높고 생각한다.

이 바닥의 심연은 깊고도 깊어서 어지간한 경력이 있어봐야 수십년한 어르신들 나오면 깨갱 하는 곳인데다가..

고개숙인 벼를 존중하는 한국 문화권 안에서 플레잉을 하면서 자신의 경력을 자랑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인 사람 분포에서 벗어났을 확률이 높다.


물론 이상한 사람이라는게 항상 나쁜 뜻은 아닌게

수상할정도로 퀄리티에 집착해서 하이퀄리티 세션을 보여주는 마스터도 분류하자면 일반적인 측은 아니고

캐릭터에 깊이있는 이해와 몰입을 통해 플레이 분위기를 한층 더 깊은 곳으로 인도하는 플레이어도 일반적인 플레이어는 아니니까.


다만 그런 특출난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별개로 에고가 강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충돌하기 쉽고

자신과 맞는 사람들이 아닌 초면관계인 사람들과 행동했을때도 자신이 평소에 하던대로 행동한다면 갈등은 일어날만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요컨데 자신의 경력을 자랑하는 사람은 에고가 강할 것이라고 추측되고

에고가 강한 사람이 항상 빌런은 아닐지언정 초면이거나 서로 상성이 안맞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이유로 빌런이라 지탄받는 경우에도, 자신과 맞는 환경이 주어진다면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일 수도 있으나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보여줘도 플레이 외적에서 계속 충돌하여 세션을 터트릴 수도 있겠지.


뉴비들은 경력을 자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이 평범한 케이스는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할 것.

원래 이건 이렇게 하는거에요. 라는 말은 진짜일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의 주변 바운더리에서만 정착된 고유룰일 수도 있다.

상대의 말이 합리적으로 보인다면 받아들여도 되겠지만,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면 거절하거나, 상세한 이유를 물어보거나, 조용히 넘어간 후 같이 플레이하지 않는 등의 선택지가 있다.



2. 팀 터트리고 나갈까 고민했다.

이 말은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은데, 대표적으로 

1) 내가 나가면 팀이 터질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무시한 채 그냥 나갈까 고민했다.

2) 나는 나갈때 팀을 폭파시킬 생각을 갖고 있는데 나갈까 고민했다.

정도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번의 경우는 팀폭파를 몇 번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아마 이해할거라고 생각하는데,

마작이 게임 할 4명 구하는 것이 고난이듯

ttrpg 역시 같이 게임할 사람을 구하는 것은 고난이다.

그것이 특히 중장편 캠페인에 중도참여라면 더욱.


그렇게 사람이 줄어들다보면 캠페인을 유지하기 힘들어지는 것은 종종 발생하는 일이며

팀에 참여한 인원이 나간다는 것은 캠페인 폭파 확률을 동반한다.

물론 6~7인 팀이여서 한 명쯤 나간다고 해서 지장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그 경우에도 다른 인원이 추가 탈퇴시 위험해질 가능성이 생기니까.


그렇기에 한 인원이 나감으로써 팀이 폭파되는 것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자신이 팀을 폭파시킬 생각이 없더라도, 자신이 나감으로써 발생하는 팀 폭파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이 이상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2번의 경우는, 궁금한게 있는데 진짜로 자신이 이런 의도로 발언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어?

깽판쳐서 팀 폭파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은, 모든 사람은 속옷을 입은 채 소변을 볼 수 있다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딱히 그걸 할 수 있다는게 자랑스럽지도 않고

어쩌다 그렇게 했을 경우에도 자랑삼을 만한 일이 아닌데..


그렇게 말한 당사자에게 정 신경쓰인다면 한 번 물어보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내가 trpg 견문이 짧아서 그런데 그렇게 말하니까 나갈 때 팀에 깽판을 쳐서 폭파시킬 생각이었다는 것으로 읽혔다. 혹시 다른 의미가 있는가? 하고

진짜로 그런 의도로 말한거면 굉장히 이상한 사람이니까 같이 게임을 하고 싶어지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3. 타락하는 RP에 꼽주기

이건 좀 논할만한 것들이 있는 소재라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했을 때 재밌을 것 같은 플레잉'을 실제로 했을 때 일어나는 괴로움에 대해 예측하지 못한다.

이 케이스로 예를 들자면, '크큭, 어둠의 힘에 잠긴 내 캐릭터 너무 멋져.' 까지는 생각을 했을 지 몰라도

그 후 다른 캐릭터들에게 비판당하는 일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마스터가 그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더라도.


그렇게 자신의 생각보다 컨셉의 괴로움이 심하다면, 그에 대해 자신이 간과한 지점을 반성하고 팀원과 대화로 푸는 것이 좋겠지만,

모든 사람이 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었다면 이 세상의 비극의 절반은 사라졌을테지.


사람은 대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판단력을 잃어버리게 되고, 그 결과 불필요한 폭주로 잃을 필요가 없던 것까지 잃게 되고 만다.

이 이야기에서도 그렇게 된 것 같다.


물론 모든 이야기에 대고 선량한 피해자와 사악한 죄인의 이분법적 분별을 하자면, 이 이야기에선 타락RP 플레이어가 죄인이 될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단순한 이분법으로 나뉘지 않는다.


비록 이미 일어난 비극은 없앨 수 없겠지만, 그것을 법정에 세운 채 안전한 장소에서 돌을 던지며 화내고 비웃는 것이 아니라

다음 비극이 일어날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 더 건설적이지 않을까?

물론 trpg갤러리에서 건설적을 논한다는 것은 웃음거리일지도 모르지만 그럼 당신이 웃었으니 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내가 생각했을 때 멋있고 재밌을 것 같은 롤 플레잉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그렇다.

자신의 실수는, 빠르게 인정하고 되돌릴 수단을 찾자.

현실에서의 실수는 뒤엎을 수 없을 지 몰라도 테이블 위의 실수는 그렇지 않다.

전능한 마스터는 시간마저도 되될릴 수 있으니까.


만약 너무 화가 치밀어 오른다면, 한 숨 자자.

대부분의 문제는 잠을 자고 일어나면 별 거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너무 늦은 것은 없다.

그것은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마스터에게 과도한 비난을 가한 후 팀을 탈퇴한 것도 그렇다.

비록 당신이 개새끼가 되었을 지언정, 상대에게 사과는 할 수 있다.

그것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그러면 개새끼에서 그새끼정도는 될 수 있다.

어쩌면 사람새끼가 될 수도 있고.


모두가 성인군자가 될 필요는 없는 법이다.

지금 있는 상태보다만 나아지면 되는게 아닐까.



도덕적 우위를 갖고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즐겁지만, 도덕적인 공격을 받는 것은 스트레스가 된다.

그것이 실제의 사람을 향한 것이 아니라 캐릭터를 향한 것이라 해도, 그것에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게임에 너무 과몰입한게 아니냐는 발언은, 이 취미를 할 때는 조금 참아두자.

과몰입하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즐겁게 즐기는 사람이 아니겠는가.


당신이 잘못한게 아니라 급발진한 상대가 잘못한 것이라는 말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시비를 가리는 일이 아니라, 당신이 할 수 있었던 더 나은 일을 찾는 것이다.

물론 꼭 그것을 찾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같은 상황이 반복되었을 때, 조금 더 현명한 사람이 될 수는 있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에게는 조금 더 관대해지자.

물론 팀이 깨져 스트레스를 받은 당신에게도 더 관대해져라.

그냥 운이 없었던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는 꼴이 되었는데, 급격한 스트레스 하에서 사람은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다.

당신의 팀원이 내뱉은 말이 너무 큰 스트레스가 되었다면, 일단 자라.

팀 해체 선언은 자고 일어난 후 진지하고 곰곰히 생각해본 후에 해도 늦지않다.


마스터는 가장 많은 책임을 지는 자리다.

하지만 모든 책임을 지닌 자리는 아니다.

사건이 일어났다면, 팀원과 대화를 하자.

사람은 평소에 모든 것을 온전히 다 전달하며 살지는 못한다.

의외로, 대화 몇마디로 풀리는 문제가 많다.

대화 몇마디로 생기는 문제 숫자 만큼이나.


물론, 마스터링은 당신의 전부가 아니다.

곰곰히 생각해봐도 팀 해체가 맞았다고 생각되면, 당신은 합당한 판단을 한 것이다.

그에 사로잡혀 너무 괴로워하지 말자.


지나간 물은 잡을 수 없어도 놓고 온 플레이어는 잡을 수 있다.

당신의 실수로 놓친 플레이어가 있다면, 다시 잡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물론 그 사이에 다른 팀에 포획되었다면 유감을 표한다.



이정도가 이 건에서 얻을 수 있는 건설적인 피드백이 아닐까?

물론 불필요한 내용이나 편향된 의견이 있을 수도 있긴 한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덧글로 지적해줬으면좋겠다.

귀찮아서 딱히 고치지는 않겠지만 그런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다면 trpg를 하면서 조금 더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