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Chummer들아. 다들 지난 번에 올린 후기에 많은 관심을 가져줘서 두번째 후기글로 다시 돌아왔어. 팀원 소개는 생략하고 저번 이야기 직후부터 바로 시작할게.


-----------------------------------------------------------------------------------------------------------------------------------------------------


 암살범의 얼굴을 확인한 시온은 곧장 마스터에게 질문했어.


시온 "마법적인 무언가는 없나? 환영 마법이라던가, 도플갱어라던가."


마스터 "쉐이프 쉬프터일 가능성은 있지만 마법적인 흔적이 느껴지진 않는군요. 그보다, 지각 판정 한번 굴려주시겠나요?"


시온 "그건 왜?"


마스터 "누가 님 뒤에서 총구를 겨누고 있거든요."


 다행히 지각 판정은 성공했고 시온은 아슬아슬하게 총격을 피할 수 있었지. 하지만 충격까진 피할 수 없었어.


 그 총을 쏜 사람도 SOU였거든.


 시온이 충격에 잠시 멈칫하는 사이 암살범 소유는 연막탄을 흩뿌리곤 도주했고, 총격을 가했던 소유도 바로 자취를 감춰버렸지. 추적을 이어나갈 수도 있겠지만 암살범이 한 명이 아니란 걸 안 이상 전투력이 없는 불여시만 소유와 단 둘이 있게 할 수 없다 판단한 시온은 일행에게 돌아가기로 했어. 그리고는 자기가 본 것들을 비밀 회선으로 설명해줬지.


시온 "난 오늘 소유를 3명 봤다. 방금 그 암살자도 소유였고, 이어 나타난 또다른 소유는 날 죽이려 했지."


불여시 "그게 뭔 오컬트 같은 말인데? 그런 쪽은 전혀 모른다고 나..."


이시온 "오컬트가 아닐 수도 있어. 환영 마법도, 도플갱어도, 구울의 위장도 아니었다."


까악커 "그렇다면 가능성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소유는 사실 세쌍둥이였다.

          2.갑작스런 마법 사용 후 일어나는 반동으로 인한 환각증세다.

          가장 가능성 높은 것은 2번의 경우입니다. 귀하께선 혹시 메쓰거움, 혹은 어지럼증 및 구토 증세를 느낀다면 바로 기지개를 펴고 크게 쉼호흡하시는 걸 권장드립니다."


이시온 "아냐. 2번은 가능성이 낮아. 그것보단... 현재 과학의 영역에 의체 기술이 존재하나?"

 

 의외로 플레이어들이 쉽게 감을 잡더라고. 그래서 캐릭터의 입을 빌려서 추측에 힘을 실어줬어.


까악커 "존재하는게 아닙니다. 고도로 발달되어 있습니다. 사이버웨어의 힘을 빌린다면 겉보기에 완전히 동일한 복제본을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불여시 "넌 진짜 무슨 원시인이냐... 니가 본 백명 중 두 명은 깡통에 자기 의식을 담아뒀어. 그리고 20명은 깡통 안에 뇌를 담궈둔 상태고 말이야. 저기 기업 따까리들 중에 특히 많아. 요구하는 일은 점점 많아지는데, 타고난 몸으론 한계가 있으니까."


이시온 "그게 대중에도 상용화될 정도면 답은 쉽게 나온 거 아니야?"


까악커 "허나 몸 전체를 의체로 개조하는 시술은 아무리 거금을 사용한다해도 안정성이 떨어입니다. 작게는 신경통부터, 심각한 경우 정신이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불여시 "소모품이지. 내가 다니던 기업에도 몇명 있었어 그 개같은 거."


 섀도우런 세계에도 사이버 사이코시스는 존재해. 그냥 정신이 기계를 못 받아들여서 미쳐버리는 사이코 사이코들과 달리, 섀도우런의 사이버 웨어는 수치로 측정 가능한 자신의 '영혼'을 소모하는 행위이기에 더 위험하기도 하지. 그렇기에 전신을 뜯어 고치는 시술이란 건 보통 사람의 사고 방식으론 미친 짓이나 다름 없어. 보통 사람의 사고 방식으론 말이야. 하지만 우리 러너들은 소위 '대기업'란 것들이 얼마나 제정신이 아닌지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지. 그래서 기회가 오자마자 소유에게 질문하기로 했어.


소유 "(열기구를 가리키며) 여러분 우리 저거 타러 가요 저거~!"


시온 "또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러 가는 겁니까? 가기 전에 하나만 묻죠."


불여시 "야 야, 너 뭘 질문하려고?"


시온 "저 열기구를 타고 싶은 건 '소유'가 원하는 겁니까?"


소유 "네, 당연하죠."


소유 "여긴 듣는 귀가 너무 많으니까."


 ...그리고 그녀도 이미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것 같았어. 그렇게 시온과 소유 두 사람은 단 둘이 열기구 어트랙션을 타러 올라갔고, 때마침 밤에 있을 퍼레이드의 리허설이 시작됐지. 인형탈들을 배우들이 행진하는 퍼레이드 말이야.


소유 "그거 아세요? 저기 저 인형탈들. 저 인형탈들은 같은 시간에 오직 단 하나 밖에 활동하지 않는데요. 아이들의 꿈과 동심을 지켜주기 위해서... 그럼 그 '하나 뿐인 인형탈'을 제외한 다른 연기자들은 어떻게 됐을 까요?"


시온 "궁금하군요."


소유 "...푸흡, 저도 그래요. 마스코트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자리니까요. 만인의 동경을 받으며, 무대의 가장 앞에 서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대중들의 관심, 연신 쏟아지는 언론들의 특보... 한 순간 그것들을 모두 잃는다면 과연 어떤 기분일까요?"


시온 "음... 좌절할 겁니다. 사람은 약하니까요. 하나 뿐인 인형탈을 위해 다시 한 명의 개인으로 돌아가는 거니."


소유 "그래요. 그리고 많이 미워하겠죠. 자기 대신 그 인형탈을 차지한 연기자를 말이에요."


 소유란 건 사실 실존하지 않는 인물이었어. 원화 Ent에서 대중들이 원하는 빅데이터를 산출해 외모부터 목소리, 성격, 그리고 배경 스토리와 데뷔 전 과거까지 창작한, 놀이공원의 인형탈과 다를 바 없는 존재였지. 여태까지 수많은 소유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사이버웨어의 부작용으로 갈려나가 강판되었고, 지금의 소유도 그 중 하나에 불과한 연기자였지.


소유 "여태 얼마나 많은 소유들이 있었는지, 그들이 어떻게 됐는지는 저도 몰라요. 단지... 평생 연습생으로 썩을 것과 최고의 인기 스타가 될 수 있는 것, 두개를 선택할 기회가 있을 때 후자를 골랐을 뿐."


시온 "두려운가요?"


소유 "네. 다시 그 이전 시절로 돌아갈까. 아무것도 나 같은 것에선 눈짓 하나 주지 않던 그 시절로 돌아갈까. 두려워하며 이 꿈에 취하죠. 손으로 붙잡으면 '구름과 같이 흩어질 꿈(雲夢)', 소유란 꿈에..."


 평범한 러너였다면 여기서 그냥 별 말 안하고 넘어갈 수 있었겠지. 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의뢰를 완수하고 돈을 받는 거고, 소유가 된 것도 그녀가 스스로 선택한 일이라 일축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우리 신부님은 그렇지 않았어.


시온 "괜찮아요. 인생은 자전거 같은 거에요. 첫 페달을 밟고 나아가는 게 가장 두려워요. 하지만 밟고 나면 상쾌한 바람이 느껴질 것입니다."


소유 "..."


시온 "소유는 실존하지 않는다. 사실이에요. 그 허상을 살라고 한 건 세상이지, 당신 스스로 쌓아온 삶이 아니니까. 처음부터 당신의 것이 아닌 거였죠. 그러니, 이제 그 새장에서 나와 페달을 밟아봐야 합니다. 소유가 아닌 당신을 쌓아가세요. 대체될 수 없는."


소유 "...저에게 그럴 자격이 있는 걸까요? 결국 제가 선택한 삶이고, 저한테 모든 것을 뺏긴 이들이 그렇게 많은데?"


시온 "살아가는 모든 사람은 그 자격을 가지고 태어나요. 살아가는 권리. 자신의 삶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 자신이 초래할 결과를 감내할 권리. 처음부터 당신 손에 있었습니다. 소유, 아니 소유가 아니여도 괜찮은 당신에게."


소유 "정말로 친절하신 분이네요 당신은. 당신 말대로 제가 쌓아올린 삶은 아니지만... 그걸 보러오는 팬분들의 마음은 진짜에요. 한 가지만 약속해주실 수 있나요?"


시온 "무엇이든."


소유 "이번 일이 어떻게 끝나든... 이번 공연까진 끝내고 싶어요. 다른 누군가가 아닌, 제 스스로의 손으로."


시온 "약속합니다. 그리고 일이 끝나거든, 이름도 한번 바꿔봐요. 이름에는 힘이 있습니다."


소유 "...사실 원래 이름이 있어요. 좀 남자 이름 같아서, 데뷔 전에도 소속사에서 바꾸라 했지만... 공연이 끝나면 알려드릴게요 제 진짜 이름."


 그렇게 완벽한 사망 플래그를 찍고, 이제 마지막 CF 촬영도 찍기 위해 온 어트랙션은 다름 아닌 유령의 집. 사방이 어두운데다가 알바들이 지날 비밀 통로도 사방에 뚫려있는, 그야말로 기습하기에 완벽한 장소였지. 일행은 가능한 서둘러 촬영을 마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지만, 시온이 위험을 확인 하기 위해 방 안으로 먼저 들어간 사이 문이 닫히면서 고립되고 말았어.



 그리고 저쪽 미로 끝에서부터 버림 받은 여덞명의 소유들이 기어오기 시작했지.


 불여시 "아... 좆됐다..."


 다행히 소유들의 전투력은 평범한 성인 여성에 지나지 않아 도주하긴 어렵지 않았어. 어떻게든 방 안에 갇혀있던 시온도 바깥으로 탈출하는데는 성공했지만, 바로 그때 기습적으로 튀어나온 소유 중 하나가 우리 소유를 인질로 잡고 말았지. 그래. 드디어 우리 페이스가 활약할 순간이 온 거지.


소유? "가, 가까이 다가오지마! 가까이 다가오면 여기서 이 년도 죽는 거라고! 알아?!"


소유 "전 괜찮아요. 괜찮으니까."


소유? "닥쳐 닥치라고!"


불여시 "자 자, 일단 진정해봐!"


소유? "뭘 인정하라는 거야? 오늘 이 년은 죽는 거야!"


불여시 "아니! 아무도 안 죽어!"


소유? "이미 죽었어! 난 죽었다고!"


불여시 "설명해봐! 뭔데 그래 대체! 알아는 듣자! 너도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이러는 거 아니야!"


소유? "봐 날 보라고!"


 그렇게 사이버웨어의 껍떼기를 때어난 소유?의 맨얼굴은... 보기 힘든 흉물이었지. 그녀 뿐만이 아니라 다른 소유들 역시 자신들의 얼굴을 망친 원화 Ent에 복수를 하겠단 마음으로 이번 소유를 노리는 거였어.


소유? "이제 이런 얼굴로 다른 일도 못해! 원화에선 아무 피해 보상도 하지 않았어! 길거리 쓰레기처럼 버려진 거야! 우린 모두 소모품이라고!"


불여시 "그래 그래, 이해해 알았어. 기업 ㅈ같은 거 모르는 사람 없어. 그래도 이건 아니야. 지금 너희를 봐. 지금 네 말대로 우린 모두 소모품이야. 가해자와 피해자가 아니라, 피해자 두 명이라고."


소유 "..."


불여시 "너, 지금 하는 행위가 뭔지 생각할 여유가 없을 거야. 이해해. 하지만 지금 너는 화낼 대상은 잘못 골랐어. 자 천천히, 너도 이런 일을 하고 싶진 않잖아. 알겠어?"


소유? "나는... 나는..."


 불여시가 굴린 네고 주사위의 값은 7. 무난하게 성공이었지. 흉기를 내려둔 소유?는 시온에게 제압당했고, 이제 러너들에겐 선택의 시간이 왔어.


소유 "...살아있는 건가요?"


시온 "네. 그렇습니다."


소유 "아뇨. 그게 아니라... 이들이 정말 살아있는 건가요?"


불여시 "그건 자기들이 정해야지. 계속 이렇게 살면 죽은 거나 다름 없고."


소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모든 걸 보고도 여전히 소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러너들의 답은 간단했어.


불여시 "무명 시절부터 봐온 1기 팬으로서, 다소 공신력있는 주장을 해볼게. 은퇴해도 될 것 같아."


소유 "...소속사에서 시켜줄 리 없다는 거 아시잖아요."


불여시 "그걸 찾아내는 게 우리 일이지. 안 그래?"


시온 "음. 그치. 은퇴라. 소속사는 싫겠지. 원래 세상이 자기 의지대로 움직이던가? 소속사도 한번은 그런 좌절감을 느껴봐야겠지."


불여시 "그래, 이 기업 새끼들은 커다란 엿을 쳐 먹어봐야해."


 러너 일과 연예인 일에 공통점이 하나 있어.


 한참 잘 나갈 때 은퇴하는 방법은 '죽음' 뿐이란 거야.


 계획은 이랬어. 본래 계획대로 진행하되, 원화 Ent에서 건내준 쇼용 페인트탄 대신 우리가 직접 만든 특수 탄환을 사용하는 거지. 특수 탄환이 소유의 머리에 명중하는 즉시 그녀의 머리가 터져나가는 특수효과가 재생될 거고, 우린 죽은 소유의 시체(로 위장한 의뢰인)을 데리고 도주하는 거야. 수만명의 팬들 앞에서 소유가 죽는 걸 보여주면, 원화 Ent에서도 수습하는데 드는 비용이 더 크다 생각해 소유 프로젝트를 포기할 테니까. 그리고 우린 의뢰인이 꽁쳐둔 비상금을 보답으로 받는 거고.


 이를 위해 까악커는 특수효과를 위해 필요한 무대 장치를 해킹하기 시작했고...


 불여시는 현장 통제 요원으로 위장해 쓰러진 소유를 도주 차량까지 픽업하는 역할을 맡았어.


 그리고 시온에겐 가장 중요한 저격 임무가 주어졌지. 저격 포인트는 롯데월드 사진을 보여주고 플레이어에게 자유롭게 고르라 했는데, 뜻밖의 제안을 해오더라고.


시온 "결국 사람들의 시선을 쏠리게 만드는 게 중요한 거 아닌가?"


까악커 "그렇습니다."


시온 "그럼 가장 화려하게 날뛰어야지.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리는 회전목마 앞에서 난입해 근거리에서 저격하겠다."


불여시 "와... 진짜... 무식한 줄은 알았지만..."


시온 "어차피 난 초장거리 저격은 경험이 적어. 기회는 한번 뿐이고, 이쪽이 더 드라마가 되지 않겠어?"


 전혀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였지만 이쪽이 더 그림이 살 것 같더라고. 그래서 허락하고 대신 변장이 필요하다 이야기 해줬어.


불여시 "그래. 그냥 난입해서 다 쏜다 치자. 근데 위장은 어떻게 하게? 그 신부복 입고? 미친 인간으로 보일라. 아니, 미친 인간 맞지 참."


까악커 "롯데월드에서 진행되는 퍼레이드의 테마는 다양합니다. 여름인 지금은 가면무도회와 삼바 기간입니다."


이시온 "그럼 가면이라도 써야 하나?"


 난 그냥 가면이나 쓸 줄 알고 가면무도회 포트레잇이나 준비하고 있었는데...


불여시 "아! 이봐이봐, 위장의 목적이 뭐야? 접근이야, 신분 숨기기야?"


이시온 "신분 숨기기지. 접근은 어차피 뛰어들거잖아."


불여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시온 "...?"


불여시 "음음. 가장 확실한 신분. 음음음. 진짜 들킬 확률 0 퍼센트!"


 ...라면서 불여시는 자신의 화장용품을 꺼내 들었어. 



 그리고 현실에서 10분후 직접 새 포트레잇까지 그려왔지.


불여시 "아유 이쁘다."


이시온 "이 시발년 진짜."


까악커 "퍼레이드용 드레스도 준비해드릴까요?"


 그렇게 완벽한 위장을 마친 일행은 수만명의 인파들로 가득찬 퍼레이드 장으로 향했고...


https://www.youtube.com/watch?v=0dg-LLHlfzY

에버랜드 카니발 판타지 퍼레이드 풀버전 테마송 듣기(40분) | Everland Carnival Fantasy Parade BGM full ver.전주만 들어도 쿵쿵 뛰는 내 심장❤카니발 판타지 퍼레이드 음악으로 즐기기!#에버랜드 #브금뽀개기 #카니발판타지퍼레이드-에버랜드 SNS✔ 블로그_ https://www.witheverland.com✔ 페이스북_ https://facebook.com/witheverland✔ 인스타그램...www.youtube.com

 마침내 롯데월드의 꽃, 야간 퍼레이드가 시작되었어. 사방에선 경쾌한 음악이 터져나왔고, 화려한 조명들이 번쩍였으며, 인형탈과 댄서들이 쉴 세 없이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지. 그리고 바닥에는 그들을 보다 잘 비추기 위해 연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어.



 그리고 그 안개 사이에서 무언가 튀어나와 대기 중이던 시온을 덮쳤지.


이시온 "?!"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해골 바가지는...



 퍼레이드 행렬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어.


이시온 "아니 이 무슨?!"


 물론 정말 춤만 춘 건 아니야. 율동에 맞춰 춤을 추며 시온을 공격하기도 했거든. 시온은 자신이 가진 종교적인 지식으로 저것이 일종의 '사령'이란 사실을 알 수 있었어. 그리고 사령이 생자를 공격하지 않고, 오히려 저렇게 질서정연하게 춤까지 추며 자신만 노린다는 건 어딘가 저것들을 부리는 '술사'가 있다는 거였지. 


 그리고 지금 퍼레이드 카 위에선 해골 분장을 한 배우가 막대기를 휘두르며 사령들을 지휘하고 있고 말이야.


남작 "레이디 앤 젠틀맨~! 보이즈 앤 걸즈! 즐거운 죽음의 퍼레이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자 저 저승에 닿을 때까지 신명나게 춤춰 봅시다."


이시온 "...진짜냐?"


 남작은 원화 Ent로부터 의뢰를 받은 또다른 러너팀의 일원이야. 하지만 의뢰의 내용은 우리와 달리 혹시 모를 '진짜 암살'을 막는 거였고, 이를 위해 퍼레이드 행렬로 위장하고 있다가 대기 중이던 시온을 발견한 거였지. 암살을 막고 퍼레이드까지 무사히 끝내면 추가금을 받기로 해 일부러 이런 쇼같은 방식을 선택한 거고. 


남작 "이 거리에서 저격이라니... 참 허를 잘 찔렀군."


이시온 "사령에겐 자비를 배풀지만, 시체 모독자에겐 아니다."


남작 "모독자라니 그런 심한 말을! 이건 정당한 비지니스야! 모두 다 나랑, 또 '로아'랑 계약한 거라고! 자 보게나 다들 이 쇼를 즐기고 있지 않나?"


이시온 "...지금 쇼라고 했나?"


"휴식은 나의 손에, 네 죄에 기름을 부어 인을 남긴다.

영원한 생명은 영면 속에서 비로소 주어지니라

용서는 여기에, 내가 맹세하노라.

이 영혼을 불쌍히 여기소서."


 한가지 저쪽 팀에서 예상 못한 게 있다면 우리쪽 저격범이 바티칸 퇴마 신부였다는 거였지. 악령을 상대하는 건 밥 먹듯 해온 시온은 바로 사령들을 정리했고, 더이상 남은 사령이 없자 남작도 두 손을 들고 항복해.


남작 "자네의 승리일세. 설마 이 나라에서 바티칸 신부를 만날 줄이야 운도 지지 없군. 하지만 괜찮네. 시간은 충분히 끌었으니까."


 허나 이 싸움 자체가 상대 러너팀의 양동이었지. 남작이 시간을 끄는 사이 상대 팀의 저격수가 소유를 저격했고, 총은 정확히 다리를 스치고 지나갔어. 이대론 암살이고 뭐고 퍼레이드 자체가 끝나버릴 테지만...




 소유는 다시 일어나 마이크를 잡았어.


 그녀는 피나는 다리를 부여잡은 체로 노래를 이어나갑니다.

 당신들이... 이 기회를 주었기에.

 당신들이... 자신에게 알려주었기에.

 당신들을... 믿기에.

 그러니 러너들이여, 아직 '공연'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현장에 있던 불여시는 바로 상황을 눈치채고 이것도 퍼포먼스의 일부라 다른 요원들이 올라오는 걸 막고, 까악커도 스포트라이트를 시온에게 비춰주었어. 이제 남은 건...


 이시온 "꿈에서 깰 시간이다."


 이 허망한 꿈을 깨는 것 뿐. 총탄은 정확히 소유의 이마 정수리에 명중했고, 그녀의 두개골은 그 자리에서 박살나 사방으로 뇌가 튀었지. 최소한, 대중들이 보기엔 그랬어. 불여시는 서둘러 무대 위로 뛰어 올라가 죽은 척 연기하는 소유를 끌어내렸고, 일행은 도주하기 시작했지. 물론 그 뒤로 바로 원화 Ent의 경비병들이 따라 붙었지만 말이야. 


까악커 "잠시 고객 여러분께 한 가지 설문 조사가 있습니다. 마무리는 화려한 편이 좋으십니까, 아니면 ㅈㄴ 화려한 편이 좋으십니까?"


이시온 "감이 없어 꼬맹아. 퍼레이드 마지막은 정해져 있잖아?"


까악커 "이럴까봐 미리 테마파크 내 불꽃놀이 프로토콜을 해킹해두었습니다. 그럼 즐거운 관람 되시길 바랍니다."


 그때 까악커가 미리 빼돌려둔 폭죽들이 일제히 경비원들을 향해 발사 됐고, 일행은 그 사이 준비된 도주 차량까지 도망칠 수 있었지.


이시온 "마치 축포 같군."


소유 "...네. 정말 예쁘네요."


이시온 "축포는 시작을 알려주는 거죠. 새로 태어난 거 축하드립니다. 그런 의미에서, 약속 지켜야죠."


소유 "어머, 기억하고 있었나 보네요? 조금... 남자 이름 같아서 부끄러운데."


이시온 "고민이란 건 꺼내면 사소하죠."


소유 "제 이름은..."


성진 "진이에요. 성진."


-------------------------------------------------------------------------------------------------------------------------------------------------------------------------------------------------------


 이렇게 시나리오는 마무리 됐어. 성진을 배신하고, 기업 쪽에 붙는 루트도 준비되어 있었지만 다들 기업 쪽의 제안이 들어왔을 때 거절하더라고. 사이버펑크에 인간성이란 웃기는 농담과 같은 것이지만, 그렇기에 그 인간성을 지켜나가는 것이 미식이다란 것이 불여시 플레이어의 후기였어. 시나리오 막바지에 다들 해외 여행 가고 싶다 그래서, 아마 다음 시나리오는 홍콩을 배경으로 할 듯해. 기회가 된다면 다른 티알 후기도 한번 올려보도록 할게. 그대까지 SAYONA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