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어느 중세 영지물 캠페인 파티 구인 보고 들어가게 됨
배경은 중세판타지인데 룰은 coc에 하우스룰 조금이라고 하더라
오잉? coc로 중세판타지를?
순간 머릿속에서 coc를 만능범용룰처럼 사용하는 트위터 턀쟁이들의 모습이 스쳐지나가긴 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중세 암흑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크툴루 다크에이지 같은 소스북도 분명 있고 거기에 영지물 테이스트를 덧입혀주는 하우스룰 조금 정도라면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함. 캠페인 설정도 꽤 마음에 들다보니 평소 못 해보던 특이한 걸 체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었음
전근대적이고 야만적인 광기가 만연한 세상, 지하에서는 마녀사냥을 피한 외신의 끄나풀들이 돌아다니는 가운데 영지로 스멀스멀 뻗쳐오는 어두운 권모술수를 파헤치고 이성과 계몽의 빛을 퍼트리는 세션? 이걸 참음? ㅋㅋ 딱대라
라는 기대를 품고서 들어갔더니만 이게 웬걸
coc는 그냥 능력치만 떼어다 쓰는 장식이었고 사실상 마스터가 준비해둔 하우스룰 조금에 세션플레이를 전적으로 의존하는 자작룰 세션이었던 거임
여기서 살짝 띵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모른직다 하기로 함
딱히 자작룰에 편견이나 악감정도 없고, 역으로 요령 좋은 마스터가 자작룰의 영역에 도달한 하우스룰로 차력쇼하는 광경도 몇번 봤었기 때문에 어쩌면 이번에도 그렇게 될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을 품었었는데
또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게 내 실수였던 것 같음
아무튼 면접보고 팀 들어왔으면 다른 pl들도 좀 봐야겠지? 하는 생각으로 인사를 박음
나 외에 2명이 먼저 모여 있었는데 간단히 대화 나눠보니 둘 다 활달하고 괜찮아 보이는 사람들이었음
사실 처음에는 마스터가 pvp 요소도 있을 수 있다길래 존나게 불안했었는데, 다행히 둘 다 협조적인 성격으로 보이고 딱히 적극적으로 pvp를 하려는 성향은 아닌 것 같길래 안심함
원래 pvp라는 게 자칫 잘못하면 pl끼리 싸움 나기 좋은 구조인 데다가, 그 pvp시 적용되는 데이터가 과연 밸런스가 검증되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구글문서 6p짜리 자작룰 데이터라면 더더욱 위험할 거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임
그래서 앗싸리 이렇게 된 거 pc들끼리는 가능하면 윈윈하는 관계로 친하게 지내죠? 라고 제안했고 다른 두명도 와 좋아요 하면서 이야기가 원만하게 흘러갔음
그러니까 4번째 pl이 들어오기 전까진 그랬단 말임
이 마지막 pl이 가져온 캐릭터를 처음 봤을 때엔 뒷통수를 오함마로 후려맞은 듯한 기분이었음
노골적인 칭기즈칸 파쿠리 설정에 분노로 가득한 복수귀 속성, 앞에서 다른 둘과 했던 합의가 무의미해지는 pvp 지향성까지 들고 나온 싸우자 선언의 결정체였던 거임
바로 진심이냐, 평화롭게 가려고 하는 판에 정말로 이거 할거냐 했더니 정말로 그렇다고 함
이대로 세션 들어가면 pc끼리 사이 나쁠 것 같은데 그러면 다른 pc들 전부 적으로 돌릴 생각이냐 하니까 pl 하는 말, "이게 제 캐릭터 컨셉이니까 그렇겠죠?"
이 개씹상남자 발언을 들은 시점부터 탈주가 급격히 마려워짐
일단 그 자리에서는 마스터의 중재로 가급적이면 pc간 무력충돌 사태는 피하겠다는 답변을 받긴 했지만 한번 쎄해진 감각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음
그래도 실제 플레이로 들어가면 의외로 재미있을지도 모르고 pc간 갈등도 정말로 서로 죽고 죽이는 UFC로만 발전 안 하면 조율하기에 따라 괜찮은 서사를 뽑아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잔류를 결정함
그리고 그 이후?
정말로 재밌었으면 이 글 제목이 자작룰팟 탈주한 썰이 되진 않았겠지 ㅇㅇ
물론 재미라는 건 어디까지나 개개인이 느끼는 주관의 영역이고 내가 생각하는 요소만이 재미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음
하지만 pc간 상호작용은 전혀 없는 환경에, 기초적인 랜덤테이블조차 없어서 굴릴 때마다 마스터가 그때그때 5~10분씩 플 멈추고 아이디어를 끄집어내야 하는 랜덤이벤트를 매 순서마다 봐야 하고, 시작부터 캐릭터에 관한 서사는 커녕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조차 없이 영지에 몸 하나만 덜렁 던져놓고 '지금부터 어떻게 하나요?' 라고 물어보는 세션에서 내가 재미를 느끼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고
그래서 피드백을 함
이대로는 너무 막막하니까 기본적으로 취할 수 있는 행동 정도는 룰에 명시해 두자
룰 텍스트에 오해할 여지가 있는 부분이 있으니 개정하자
의문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은 Q&A 취합해서 보완하자
마스터가 피드백 받아서 정말로 해오길래 조금 더 믿어보기로 함
근데 애초에 마스터가 룰을 꼼꼼히 깎는 성격도 아니었던 데다가, 주먹구구식으로 덧댄 자작룰이 그렇듯 의문점은 파면 팔수록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믿음은 3주만에 동나버림
다른 pl들은 별 불만 없이 세션을 계속해서 퍼먹고 있었지만 나는 이런 세션을 도무지 장편으로 계속할 자신이 없었음
어차피 pc들은 전부 제 코가 석자인 상황에 빠져서 아예 세션하는 요일도 다르게 잡는 릴레이 타이만에 들어갔던 상황이라 나 하나 빠진다고 해서 다른 pl들에게 무슨 영향이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그래서 최종적으로 탈주를 결심함
그냥 나는 여기랑 안 맞는다라고 결론짓고 별다른 잡소리 없이 나간다 통보만 한 다음 조용히 나감
사실 그걸로 된 거잖아?
"나 나가요 ㅃㅃ" "예 수고요"
세션에 만족하는 사람은 그냥 남고 못 만족할 사람은 떠나고 깔끔하게 그걸로 끝난 거 아님?
근데 왜 이런 뒷소리가 쳐 나오는거냐 이거야
세션 좆노잼이라고 지랄발작을 했던 것도 아닌데
룰에 설명 없는 부분 보완해야 한다, 하는 김에 이런 요소 추가하면 괜찮겠다라고 대여섯줄 디코에 던진 게 건의사항의 전부인데 그걸 징징이 취급하질 않나
뜬금없이 펌블 운운하면서 다이스에 뿔난 새끼 취급하질 않나
적당히 만족하면 편할텐데 어쩌고 하는것도 참 우습기 짝이 없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음
아니 그럼 여기에 만족하라고? ㅋㅋ
나는 나 불만족스러워서 떠나는 길이어도 남아서 계속 하는 사람들이야 그냥 취향에 맞나봅다 하고 조용히 떠나려 했는데
이새끼는 지 좆대로 떠난 사람을 병신새끼 취급하는 게 기가 차서 이 글 쓰기로 결심함
이새끼가 GM인지 아니면 그 칭기즈칸 호로말좆새끼인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론 후자이길 바람
솔직히 GM은 나름 중재도 하려고 했고 피드백도 들어주려고 노력했던 편이거든?
그냥 그러고도 불만족스러웠던 거라 나갈 때까지도 내 인내심이 짧았던 건 아닌가 싶어서 좀 복잡한 느낌이었는데
만약 글쓴새끼가 칭기즈칸이라면 좀... ㅋㅋ
하여간에 앞으로 한동안은 공개구인 근처에 얼씬도 안할 것 같다
나올 때 딱히 로그나 스샷 따둔 것도 아니라 죽창 찌를 증거도 없고
그냥 음식점으로 비유하면 몇번 들르던 음식집에 발길 끊는다니까 대뜸 진상손님으로 몰아버리는 병신이 이 바닥에 있구나 정도의 결론만 내리고자 함
부디 지 취향에 맞는 세션 오래오래 즐기길 바란다
3줄요약
1. 자작룰팟 들어감
2. 내 취향 아니라 나옴
3. 웬 병신한테 왜 만족못함? 소리 들음
근데 왜 만족 못하고 나왔냐? - dc App
처음 구인글 봤을 때 품은 기대와 실제 세션이 달랐고, '제 캐릭터가 그래요' 라는 이유로 pl간 합의를 파토낼뻔 했던 인간이 같은 팀원으로 있는 게 싫었고, 차분한 피드백을 유지하면서 천천히 세션이 나아지길 기다리기엔 내 인내심이 부족했음
정규 시나리오 1-2주만에 나가는사람도 많은데 오래버텼네 - dc App
그 세션은 내가 원하는 세션이 아니었고 나는 그 팀에서 기대되는 인물상이 아니었던 거라고 생각함. 그 이후의 이야기는 순전히 내 주관적인 감상이라 구태여 미주알고주알 설명할 것도 없고. 근데 나간 거 가지고 지 멋대로 궁예질 쳐하면서 뒷담까는 건 별개의 영역이라 훅 돌아버렸던 거임
ㅋㅋㅋ도랏맨
이러면 불만 인정이지
니 노력은 알겠는데 마스터가 PvP요소 있는 캠페인으로 구상했는데 칭기스칸 한게 뭐가 나쁘다고 뭐 세션 폭발 위험 있는건 알겠는데 그건 니가 모든 사람을 설득했어야지 설사 마스터를 설득했어도 기존 공지보고 모인 4PC를 설득 못했으면 걘 불만가질 수 있는거지
그래서 죽창은 참은거겠지만. 유탄 스플래시 피해는 참지못한것에 애도를 표함
그래서 내가 칭기즈칸이 뭐 객관적으로 잘못됐다고 말하지는 않음... 그냥 내가 존나게 싫었다고만 하는 거지 그리고 거기서 칭기즈칸을 설득하지 않았던 건 이미 몇번이고 그거 할 거냐고 물어봤던 상황에서 꿋꿋하게 그렇다고 말하는데 거기서 내 의견 들이대면 마스터가 pvp 금지한것도 아닌데 왜 지랄이냐면서 대판 싸움날까봐 물러났던 거고
차라리 처음부터 pvp 노선이 확고해서 3명간 합의가 안 됐거나, 정말로 그거 할 거냐고 물어봤을 때 '무슨 문제 있으면 좀 고쳐볼까요?' 라고 답변했으면 나도 그렇게까지 싫어하진 않았을 것 같다 ㅇㅇ... 이것도 지금 와선 좀 복잡한 기분이네
@ㅇㅇ(180.70) 유탄 스플래시에 니가 발끈한거란게 판명났는데 난 칭기즈칸이 잘못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다고 솔직히 숙련자가 마스터링 잡는 상황도 아니니까 뻔히 폭파각 보이는데 세션을 기대중인 너가 조언 안하는것도 무리였겠지만
나는 탈주 직후에 저격글이 올라온다면 가장 직접적으로 피해가 발생했을 마스터나, 캐메 때 일로 첫인상이 안 좋게 박힌 칭기즈칸 중 하나일 거라고 추측해서 이 지랄을 한 건데 결국 둘 중 누구도 범인이 아니었다는 결론에는 씁쓸함을 금할 길이 없다...
@ㅇㅇ(180.70) 본문이야 오해가 있었으니 4pc가 미워도 합당했겠지만 오해 풀린 지금에 와서 보면 칭기스칸 게이가 미울게 뭐가있노? 걔 입장에서 보면 구인글 보고 캠페인에 알맞는 pc 작성해서 갔더니 왠 고인물 굇수가 고나리질하는 상황인데
@ㅇㅇ(180.70) 근데 한 달이나 시간썼는데(심지어 이미 일정 터져서 타이만 릴레이 ㅋㅋ) 스트레스 장난 아닐거라는건 다들 알거임 고생 많았다 게이야
글만 보면 칭기스칸이랑 PVP를 뜨지도 못한거 같음 서로 치고박기라도 했으면 불만 적었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