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배경의 마을에서 태어나 같이 자란 PC들.
일행 중 한명의 누이가 열병에 걸려 약을 구하기 위해 영주의 도시로 향하는 길을 따라 걷던 중, 서쪽의 가파른 언덕의 수풀 사이에서 부시럭 거리는 소리를 듣게 된다.
소리의 정체는 매복 중인 도적들이었고, 도적들은 의기양양하게 걸어나오며 가진 것을 내놓으면 보내주겠다고 일행을 협박했다.
일행 중 가장 빠르고 손재주가 좋은 메호라크는 기습적으로 알 수 없는 물약이 담긴 병을 도적에게 던지고, 일행은 도적들이 당황하는 틈을 타 도적들을 기습해 손쉽게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PC 일행은 도적들의 외견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첫 번째요, 중세 시대의 농노나 자유민들은 가끔 부업으로 도적질을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망각했던 것이 두 번째 문제였다.
그리고 메호라크가 던진 병 안에 들어있던 물약이 사실 ‘성별 전환의 물약’이었다는 것도 일행이 마주한 문제 중 하나였다.
PC 일행의 뺀질이이자 손재주가 가장 좋고 두툼한 입술이 인상적인 갈색피부소녀 메흐라크는 TS당한 도적이 메흐라크의 생일에 사슴 가죽을 직접 무두질하여 방한 코트를 꿰어준 삼촌, 시라스-루캇인 것을 알게 되었다. 왼손의 엄지에 손톱이 없는 것을 보고 그 여성이 삼촌인 것을 눈치챈 것이다.
하지만 메흐라크의 플레이어는 그 정보를 무시하기로 했다.
TS당한 산적의 포트레이트가 예뻤기 때문이다.
메흐라크의 플레이어는 선언했다.
“도적에게 달린 두 개의 ‘가죽 주머니’ 사이를 조사하겠습니다. 그 안에 전리품이나 무기를 숨기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다른 플레이어들은 그 선언에 박수를 치며 셀린의 가슴에 맹세코 골라리온의 빙하를 전부 녹여 북극곰을 죽이겠노라 서원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메호라크의 플레이어가 삼촌의 돈을 갈취하고 TS당한 삼촌과 근친보빔각을 재는 악성금쪽백합충이라는 것이 아니다.
마스터가 평소부터 플레이어들의 성향을 살펴, 플레이어가 만약에 끈적끈적하고 지저분한 민달팽이 백합만화 스토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인지가 있었으면 도적들 인카운터를 보고 ‘아! 여기서 이런 설정을 넣어준다면 플레이어가 내게 피자를 사겠구나!’ 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었을 것이고,
그렇게 플레이어들이 적의 동태를 살피는 동안에 도적 중 한명이 메흐라크의 삼촌인 시라스-루캇이라는 설정을 넣어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 글을 본 우리 팀 마스터는 빨리 다음 인카운터를 끈적끈적한 백합 친화적 인카운터로 수정해야 할 것이다.
메호라크는 가상의 캐릭터지만, 나는 이곳에 존재하고 행동하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건 보추차별임. 마스터에게 항의하겠어
여기 애들은 이런걸 좋아한다고
기립박수
개추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