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메타적인 이유로 개지1랄하는 캐릭터를 참아내지 못하는 광증이 있다는 설정이에요' 같은 짓은 사실 제대로 된 해결책이 아님.
뭐 해봐야 공격 당한 PC 시트 찢고 현실 설전이나 좀 벌이다 쫑내고 다시 안보는 사이 되고 그러겠지.
어쩄든 '트롤을 보면 공황 장애에 빠진다' 같은, 게임플레이 내에 메타적인 지장을 주는 좆1같은 설정은 사실 그럴만한 개연성이나 서사가 탄탄하게 있지 않으면 존나 뜬금없고 개지1랄인 설정은 맞음.
하지만 그런 개지1랄 설정도 우수한 필력(RP)과 탄탄한 근거(백스)에 기반한다면 마스터에게나 다른 플레이어에게나 군침이 도는 먹잇감이 될 수 있음.
그 일례로 성공한 만화/애니인 '고블린 슬레이어'의 에픽 레벨 클레릭 NPC '검의 처녀'를 들 수 있겠음.
'검의 처녀'는 에픽레벨 클레릭이지만 '모종의 사건'으로 세1계1관 상 최하급 마물인 '고블린' 따리에게 N개월간 XX한 짓을 당했기 때문에, 고블린에 대한 극심한 트라우마가 생겨버림.
그 때문에 에픽 레벨 주제에 고블린따리의 출몰을 해결하지 못해 주인공 파티(고블린 슬레이어 파티)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으로 시나리오 후크를 걸게 됨.
트롤 공포증도 이런 식으로 시나리오 후크를 플레이어가 제시할 수 있다면, 혹은 마스터가 시나리오 후크를 걸겠다고 선언한다면 아까와 같은 파티 붕괴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임.
예시를 하나 들어보겠음.
어린 시절 트롤에게 양친을 잃은 광경을 목도하고 극심한 트라우마에 걸린 소서러(20세, 보추, 프링글스 보유)가 자신의 트라우마(가족의 상실로 인한 절망과 트롤 공포증)를 극복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게 됐어. 그리고 부족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위업을 세우기 위해 방랑하고 있는 바바리안(호랑이 수인, 북슬북슬함, 거대함, 콘푸로스트 토니처럼 생김)을 파티원으로 영입한거야.
이 경우에 합의할 수 있는 파티의 목표는 '트롤 레이드'가 되고, 이러한 목표는 '보추 소서러의 트롤 공포증 극복'과 '부족장이 될 수 있는 위업' 양쪽을 충족시킬 수 있는 1차적인 도달점이 될 수 있어.
어쨌든 이렇게 파티 내에 이러한 목표가 공유되면 향후 소서러가 트롤 관련해서 개1지1랄을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명시적 혹은 암묵적 합의가 생기게 돼.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소서러 플레이어나 마스터는 '트롤 만나면 소서러가 갑자기 개1지1랄을 할 수도 있어요.'같은 내적 합의안을 제시할 수도 있겠지.
그리고 어느 던전에서 트롤을 목도하게 돼버리는거야.
소서러는 실금까지 하며 극도의 공포에 빠져들지만, 도망치지 않고 트롤에게 당당히 맞서(븅신같이 갑자기 던전 입구로 도망가지 않는다는 말).
하지만 팔다리는 사시나무처럼 떨리고, 말도 제대로 못하는 상태야. 그리고 마스터는 그런 극도의 공포에 떠는 소서러에게 모든 주문시전 판정에 페널티를 줘도 되겠냐고 파티에게 물음을 구할 수 있어. 아니면 플레이어 스스로가 그러한 페널티를 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고. 설정상 캐릭터는 트롤에게 극도의 공포를 느끼니까.
그리고 이와 같은 (PC 한명이 고자가 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호랑이 수인 바바리안은 (향후 전개될 퍼1리수1인게1이야1스를 위해) 소서러 앞을 막아서며
'너는 내가 지킨다. 그러겠다고 내가 결심했으니까' 같은 말을 던지고 트롤 앞에 나서는거야.
전개가 여기까지 이르면, 이미 소서러의 페널티같은건 아무 상관 없는 상태야. 마스터는 히로익 포인트든 뭐든 바바리안한테 퍼주면서 소서러를 지키기 위한 호랑이 수인 무쌍판을 깔아주는거고, 바바리안 플레이어는 신나게 주사위나 굴리고, 소서러 플레이어는 트라우마 극복 후에 전개될 향후 시나리오 고민하면서 실금한 팬티나 세척하고 있으면 되는거야.
그리고 둘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같은 엔딩을 향해 나아가는거지.
근데 다짜고짜 '저 트롤 공포증 있으니 여기서 전투 안하고 도망치겠음 ㅅㄱ' <- 바로 정신병 걸린 바바리안이 도끼를 들 수밖에 없게 되는거야
팩트는 그걸 생각할줄 알면 뉴비가 아니라는거임
보추 소서러를 모른다니, 기본이 안되었네
아하 호랑이수인게이야스를 하도록 하면 트라우마가 해결되는구나
(골든정답콘)
중간중간 이상한게 있어요 - dc App
지극히 정상적인 플레이인데...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은 플레이가 다 잘 돌아갔기 때문에 말이 안 나오는데, 걍 밑도 끝도 없이 아무튼 트라우마 있는 내 PC ㅋ 하고 싶은 사람은 문제로 거론되는 듯
메타적인 이유로 개질1랄을 하는 사람의 뚝배기를 부숴버리는 바바리안도 RP에 따라선 유능한 지휘관이 될 수 있음 걍 어떻게 포장하느냐의 차이야
역시 텍섹은 대단하다
저를 더러운 텍섹충으로 몰아가다니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