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WRPG는 무엇인가?

The Old World RPG, 그러니까 워해머 판타지의 배경을 한 RPG다. 기존 워해머 판타지 RPG와 전혀 다른 룰 시스템, 시대, 방향성을 가진 스핀오프 룰이다.

최근에 TOWRPG 게임 마스터 가이드까지 나와서 비로소 룰의 전체 면모를 읽을 수 있었다.

결론은 사지 마

이유는 지금부터 말하겠지만, 사지 말라고 해서 단점 밖에 없는 건 아니라는 걸 명시해두고자 한다. 분명 장점이 있는 룰이다.


먼저 총평을 말하자면:

전통적으로 입문 난이도가 높은 워해머 판타지 설정의 RPG의 복잡하고 방대한 룰 시스템을 간편화 하고, 기존 일반 서민으로 살아가는 RPG에서 본격적인 영웅 서사로 방향을 튼,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근본적인 방향성 변경이라는 초강수를 둔 획기적인 작품. 


더 자세히 들어가자면

1. 원래 워해머 판타지 RPG는 crunchy한 면에서 이 분야 탑3에 들 정도로 악명이 높았으나, TOWRPG는 이런 비판을 수용하여 완전히 새로운 룰 시스템으로 보다 간단하게 입문할 수 있게 유도했다.

난 개인적으로 이런 시도는 매우 호평 한다. 입문자가 게임을 활성화시키는 핵심적인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개인적으로 소위 워해머 잘 안다는 햄스퍼거들이랑 trpg를 해서 좋았던 기억은 하나도 없었기도 해서, 진입 장벽을 낮추는 노력을 하는 것에서 작가진의 통찰력을 느꼈다.


2. 원래 워해머 판타지 rpg는 크툴루의 탐사자처럼, 플레이어들은 이 세계에서 살아가는 일반인 포지션이다. 덕분에 다양한 스타일의 게임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공포, 추리, 정치, 모험, 전쟁, 사업 등, 샌드박스형 게임을 지향하던 것이 워해머 판타지 1판 이래의 철학이었다. TOW는 반면에 철저히 모험에 집중해서 플레이어들이 모험가로서 직관적인 플레이 경험을 유도한다.


여태까지 호평을 했지만 이건 이 룰의 방향성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이지, 실제 결과물에 대한 평가는 아니다.

내가 부정적으로 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유머가 부족함.

많은 사람들이 워해머를 다크 판타지라고 생각한다 --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옛날에 룰 작가의 인터뷰에서 말하길, 워해머 판타지 rpg는 다크 판타지라는 개념이 없을 때 만들어졌고, 스스로를 그런 장르적 테두리에 가두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 그리고 워해머를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 중에는 "유머" 요소가 필수인데 이건 다크 판타지랑 상관이 없다.

특히 이 "유머" 요소는 그야말로 워해머 판타지 설정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새로운 룰에서는 WFRP의 전통적인 "유머러스"한 룰들이 대거 칼질 당했다. 예를 들면 Mutation이나 Wrath of gods 같은.


2. 설정이 부족함.

기존 시리즈와 수백년 차이 나는 배경을 선택했음에도 배경 설정 설명이 굉장히 단편적이고 부족하다. 블로그에서는 계속해서 시대가 다르므로 많은 것이 다를 것이다라고 얘기했는데 정작 뭐가 다른지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다.

GM과 플레이어 모두 레퍼런스가 넘쳐나는 제국력 2500년대에 비해 TOW 시대에 대한 심상을 구축하기가 매우 어렵다. 


3. 아직 덜 만들어졌음.

아직 인쇄판이 안 나온만큼 덜 다듬어진 낌새가 있다. 예를 들면 드라이브 스루의 댓글에 "포션을 만드는 룰은 있는데 포션을 마시는 룰이 없네?"이라는 말처럼, 언제든지 플레이하다가 룰적으로 흐름이 뚝 끊길 수 있다.


4. 지나친 면이 있음.

마법 룰은 호불호가 엄청 갈리는데 아마 불호가 더 많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일고할 가치조차 없는 쓰레기라고 생각함.

기도 룰은 너무 간략화 되어서, 워해머 판타지 rpg의 전통적으로 강력하지만 제한이 강한 종교직의 메리트와 직업 판타지를 너무 떨어뜨렸다.

경제 시스템도 상당히 호불호가 갈리는데 이것 역시 불호가 많은 것 같다. 원래는 12진법 화폐단위가 문제라면, 이제는 경제 감각이 둔화될 정도로 이상한 룰로 만들어버려서 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 그냥 평범하게 다른 룰을 베껴도 상관 없을 거 같은데 말이야.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방향성에서 의심할 여지 없이 좋은 작품이지만,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말처럼, 그 철학을 뒷받침할 바탕이 부실했고,

기존 시리즈에서 탈피했지만 자신만의 색깔이 부족한, 무색무취의 그저 그런 게임이 될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