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극얘기 해서 미안해 형들.

오늘은 역극에 TRPG 시스템을 도입해서 역극을 즐겨봤더..

처음엔 roll dice 봇을 넣어서 역극에 성공/실패를 계산하는 데이터 룰을 도입 해봤는데

데이터 룰은 시간에 따라 성장된 캐릭터의 스테이터스 영향과 가감점, 유리점같이 복잡한 연산과정을 거쳐야 하고

그 연산 과정을 진행자가 모두 계산하고 서술해야 하다 보니

역극의 장점인 자유로운 서사성을 잃고, 방장이나 진행이 가능한 마스터가 없으면 방이 멈춰버리거나

결국 캐릭터들이 수치화 되어버리는 단점이 반복 되었기 때문에

나는 다이스를 과감히 버리고 서사성을 극대화시켜줄 trpg룰을 가져와밨더.




↑ 주사위는 역극에 쓰기엔 데이터룰 복잡성의 단점이 커서, 캐릭터들끼리 주사위 굴리는 RP에나 쓰기로...



가장 많이 참고한 것은 '포도밭의 파수견'과 '폴라리스'였는데,

그 중에서도 마스터 없이 참여자들로만 진행이 가능한 '폴라리스' 특유의 접속사 주사위가 역극방에 굴려넣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더.


여튼 플레이어가 롤플레이 후 특정 명령어를 입력하고

명령어가 입력되면 미리 세팅해둔 접속사를 랜덤하게 띄워주는거였더.


예를 들면,

'아리사'라는 캐릭터가 "너무 배가 고파, 뭐 먹을게 없을까?" 라는 지문을 롤플레잉 한 뒤 명령어를 입력하면

봇이 그 명령어를 인식하고 '... 그러나, / ...게다가, / ...그와 동시에' 같은 접속사를 띄워줌.


그러면 '아리사'와 역극중인 다른 플레이어가 플로팅된 접속사에 맞춰 다음 지문을 작성하는거임. 


아래 예문)


아리사 = A플레이어

케인 = B플레이어


아리사 : " 너무 배가 고파, 뭐 먹을게 없을까? " 아리사는 배가 고픈 나머지 주변을 두리번거립니다.

아리사 : (명령어 입력)

봇 : ... 그러나,

케인 : ...그러나 케인은 아리사 주변에 먹을 게 없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 뭐 시켜먹을 데 없나? 짜장 어때? "

케인 : (명령어 입력)

봇 :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리사 : ... 케인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아리사는 괜한 오기가 생겨 고개를 가로 저었어요. " 싫어, 어제도 시켜 먹었단 말야. 너 뭐 먹을거 없어? "


이런 식의 전개가 이어지는 것임.


데이터룰 특성상 성공/실패 를 봇이 결정해버리면, 플레이어들의 롤플레잉에 마침표를 찍어버리는 분위기가 되어버려서 서사적인 한계가 분명했으나

위와 같이 접속사만 제공하니 플레이어들에게 롤플레잉의 마침표가 아닌 쉼표를 제공하게 되고, 또 '하지만, 그러나' 같은 역접 부사가 들어가니

상황을 반전 시켜주는 재미가 더해졌더...


특히 접속사를 랜덤하게 주는 봇이 있다보니 상대가 어떤 RP를 할 지 미리 예측하고 RP를 적어두는 궁예 RP를 방지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게됐더.

테스트 해보니까 정말 간단한 작동이었지만 플레이어들도 만족스런 후기를 제공했더.

 


↑ [A 롤플레잉, A명령어, B롤플레잉] 순의 흐름도를 따라가야 했으나 [A롤플레잉, A명령어, A롤플레잉 재개] 해버림. 하지만 재밌었으니 ok


↑ '양손 엄지척 무지' 플레이어가 위와 같이 A→ A→ A 의 흐름을 이어갔으나, '게다가' 라는 접속사 특성상 자연스러운 롤플레잉으로 이어졌음. 재밌었으니 ok


↑ 현장 반응. 신기능에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좋다.



무튼 이제 RP의 진행방식을 정했으니 TRPG에 조금 더 접근하기 위해서 액션성과 보상을 어떻게 처리할건지 생각해보기로 했더.

역극 얘기해서 미안해 형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