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댄디5판을 OR로 하면서 있었던 일이다.
장편이었고.. 한참동안 재밌게 플레이하다가, 내가 스스로 PC를 갈아타고 싶어지더라
마스터와 합의하고, 팀원들에게 이야기하고, 두번째 캐릭터를 만든 후에.. 내 PC를 죽이는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전투 중에 데스세이빙 실패해서 죽는게 아니고, 컷씬 이벤트로서 사망하는 죽음이었지.
근데 막상 그 이벤트가 시작되니까, 마스터와 나의 심상이 달랐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음..
나는 내 PC를 존나 장렬하고 멋있게 죽이고 싶었거든.
귀멸의칼날 무한열차의 렌고쿠 쿄쥬로처럼, 목숨을 걸고 엄청난 필살기를 사용해서 적을 몰아넣고,
거의 적을 쓰러뜨릴 뻔 했지만, 안타깝게도 종이한장 차이로 패배하는 거지..
그 후 내 PC는 동료들에게 마지막 유언을 남기고, 아름답게 퇴장하는 게 내가 원하는 이벤트였음.
(동료들이 앞으로의 모험에서 그 유언을 기억해주면 금상첨화지만, 뭐 그건 다른 PL들이 알아서 하는거고)
근데 마스터는 내 PC가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존재를 등장시켜서 푹! 찍! 꽥! 하고 그냥 죽여버림 ㅋㅋㅋ
"내 PC를 부활시키고 싶지 않다"는 나의 요청에 따른 것인지, 시체도 남지 못하게 아주 산산조각내서 흔적도 없이 죽여버렸음..
푹! 찍! 꽥! 했으니 당연히 장렬하고 멋있는 죽음이 아니었고,
시체도 남지 않게 흔적도 없이 죽었으니 유언같은 것도 못 남기고.. 그냥 죽었음 ;;;
나는 그 이벤트에 대해서 욕구불만이 되어서 ;;;;
결국 내 PC의 죽음을 주제로한 단편소설까지 썼고.. 소설을 쓴 후에야 그나마 좀 욕구불만이 해소되더라 ㅋ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
PC의 죽음을 멋지고 아름답게 꾸미고 싶다면, 그것도 마스터와 PL이 합의를 해야 할 부분이라는거다.
"저런! 죽었네요" 하고 바로 넘어가는게 싫으면 싫다고 이야기를 하자..
그게 싫은데 아무 말도 안하면서 마스터가 독심술로 PL의 속마음을 읽어주길 기대하지 말자
이게 맞다 죽음 연출 뿐 아니라 뭐 원하는 거 있으면 대충 오마카세 맡기지 말고 날 잡아서 진지하게 대화 나눠야 함
장렬한 희생으로 처리해주면 남들이 따라함 파티는 테세우스의 배가 되는거지
플레이어가 바뀌지 않는데도, 그것이 테세우스의 배인가? 에 대해서는 철학적인 논의가 필요함 ㅋㅋㅋㅋㅋㅋ 게다가 플레이어가 자기 캐릭터를 '부활도 불가능하도록' 죽이고 싶어하는 게 흔히 있는 일도 아니고... PC를 계속 죽이면서 멋있는 컷씬을 받는것에 혈안이 되어 있는 빌런PL이라면 마스터와 팀원들이 컷 해야지 ㅋ (위에서 세번째 줄에 "마스터와 합의"하고 "팀원들에게 이야기"했다고 했으니까.. 그 과정에서 거르면 됨)
최종보스급에게 굴하지 않는 용기를 보여줬잖아 한잔해~
의미있는 장렬한 희생 아니면 꼽다고 불만가지는 찌질한애들 많은데 그걸 소통문제라고 생각해주는거 보면 너는 인재구나
합의된 내용 맞음? 아무리 봐도 마스터가 자기 원하는 단어만 골라 들은거 아닌가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