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들어봐. 이게 TRPG 할 때 영감을 줄 수 있어.


묘사력을 키우고 싶다든가, 내 캐릭터가 갖고있는 직업에 대해서 잘 모를 때에도 사전조사 용으로 좋은 거 같아.


나는 뭔가 만드는 캐릭터를 할 때 지금까지는 차 수리하는 영상이나, 시뮬레이션 게임이나, 파키파키 파키스탄 햄들 영상을 봤단 말야?


그런데 AI 챗으로 비슷한 상황에서 플레이 해보니까 일단... TRPG를 하기 전 미리 '훈련'을 할 수 있는 도구가 될 거 같아.


일단 하나 보여줄게. 현대 판타지 배경으로, 몬스터 부산물을 가공하려는 장면이야.




---


인풋 : 



"예, 안녕하세요."


적당히 사정을 설명하고 공방 시설 중 일부를 잠깐 빌릴 수 있는지 알아본다.


일단 슬래그 해머로 적당히 화염 분비선의 슬래그와 이물질들을 긁어낸다. 통상적인 가공작업이지만 그렇기에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이어서 작업대의 바이스에 물려놓고, 마력 조사기를 가져와 주파수가 표시되는 액정에 연동된 노브를 돌려가며 공진현상이 심해지는 주파수를 찾는다.

육안으로도 바이스가 물고 있는 분비선이 덜덜 떨리는 걸 볼 수 있지만 마력 조사기의 액정화면으로도 시간대비 진동과, FFT 스펙트럼이 치솟는 구간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주파수에 맞춰 노브를 고정하고, 조사기의 프로브를 주욱 빼 분비선에 가까이 갖다대고 프로브의 발산 마력강도를 높인다.

그러자 이내 분비선 안에 갇혀있던 화염 에너지가 벤트 홀들을 통해 밖으로 뿜어진다.

화염이 기공 깊숙히 박혀있던 잔여 슬래그를 밀어내면서 분출된다.


점점 달궈지는 분비선을 집개로 잡고 바이스를 해제한 뒤 들어올린다. 한서연에게 말한다.


"그 스태프, 지금 가지고 있어요?"



아웃풋 :



"예, 안녕하세요. 아까는 경황이 없어서 인사를 제대로 못 드렸네요."


나는 유진성에게 가볍게 목례를 건넸다. 그리고 한서연의 의뢰로 급하게 장비를 손봐야 하는데, 작업대 하나만 빌릴 수 있겠냐고 사정을 설명했다. 유진성은 호탕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 아까 그 화끈한 형씨가 부탁하는데 거절할 리가 있나! 저기 구석에 있는 3번 작업대 쓰쇼. 장비는 맘대로 써도 되는데, 부셔먹지만 마!"


"감사합니다."


나는 곧바로 3번 작업대로 이동했다. 한서연은 불안 반 기대 반의 눈빛으로 내 뒤를 바짝 쫓아왔다. 나는 작업대 위에 놓인 슬래그 해머를 집어 들었다. 묵직한 그립감이 손에 감겼다.


깡- 까앙- 톡.


나는 망설임 없이 바이스에 물려놓은 분비선의 표면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겉보기엔 무식하게 깨부수는 것 같지만, 이미 내 눈에는 표면의 불순물 층과 본체의 경계가 명확한 선으로 구분되어 보였다.


"히익! 저기요! 그거 안 깨져요?!"


한서연이 기겁하며 소리쳤지만, 나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안 깨집니다. 이건 때를 벗기는 과정이라서요."


후두둑-


검은 껍질들이 떨어져 나가자, 그 안에서 불규칙하게 박동하는 붉은 핵이 드러났다. 이제부터가 진짜였다. 나는 마력 조사기를 끌어와 전원을 켰다.


위잉-


조사기의 액정에 녹색 파형이 흐르기 시작했다. 나는 프로브를 분비선 근처에 고정하고, 주파수 조절 노브를 천천히 돌렸다.


MP - 10


'조금 더 높게...'


액정 화면의 FFT 스펙트럼 그래프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400Hz… 450Hz… 특정 대역에 도달하자, 바이스에 물린 분비선이 미친 듯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육안으로도 보일 정도의 진동이었다.


"어어? 저거 터지는 거 아니에요?"


옆에서 지켜보던 유진성도 흥미롭다는 듯 고글을 고쳐 썼다.


"아뇨, 지금입니다."


나는 그래프가 치솟는 피크 구간, 정확히 482Hz 대역에 노브를 고정했다. 그리고 프로브를 주욱 빼내어 분비선의 갈라진 틈새,


‘벤트 홀’


입구에 바짝 갖다 댔다.


"개방."


쿠웅-! 화아아악!


프로브의 발산 강도를 높이자, 꽉 막혀 있던 벤트 홀이 강제로 확장되며 내부에 응축되어 있던 화염 에너지가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동시에 기공 깊숙이 박혀 있던 잔여 슬래그들이 먼지처럼 밀려나와 공중에서 산화했다.


공방 안의 온도가 순식간에 몇 도는 올라간 듯 후끈해졌다. 칙칙했던 암적색 돌멩이는 이제 마치 살아있는 심장처럼 선명하고 투명한 진홍빛을 내뿜고 있었다.


나는 집게로 뜨겁게 달궈진 분비선을 집어 들고 바이스를 풀었다. 영롱하게 빛나는 붉은 보석을 한서연의 눈앞에 들어 보였다.


"말도 안 돼... 이게 진짜 아까 그 돌멩이라고요?"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나는 땀을 슥 닦아내며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 스태프, 지금 가지고 있어요?"


---


내가 평소에 이런 거 관련해서 알아본 짬이 있으니까 입력을 좀 각종 용어를 써가며 했지만

AI가 잘 알아먹고(알아먹는다니 표현이 이상하네) 내 입력에 자잘한 설정, 묘사같은 걸 덧붙여서 출력하는 걸 볼 수 있어.

아마 클리셰를 따르기도 하겠지. 웹소설 같기도 해. 그래서 잘 먹히는 거 같고.
클리셰를 따른 다는 건 대중적으로 잘 먹힌다는 얘기겠지. 고증은 둘째치고...


생소한 세게관, 생소한 작업 등을 조사하고 싶을 때, 지루하게 구글을 뒤지는 것 보다

직접 대사도 치고, 묘사도 쓰면서 머릿속에 장면을 그려보는 게 나중에 TRPG 할 때 많이 좋겠더라고.

누군 여기에 주사위 시스템으로 성공/실패를 정하기도 하니 TRPG 느낌을 내는 것에도 부족하진 않을 거 같더라.


사실 AI채팅에 관해 알아보게 된 계기는 옆에 뜨는 야한 배너 광고 보고 들어간 거지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