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룰 만들어서 벌어먹을 정도면
그래도 턀판에서 좀 굴러본 놈이다보니
다양한 접근방법에 대해서 고민해본 흔적을 자기 홈페이지에 남기기 마련임
가령
"왜 유적은 너네 파티가 가기 전까지 탐험되지 않았나?"
라는 질문에는 되게 다양한 대답이 있을거임
Q. 그냥 모험가들이 탐험하다 안에서 뒤진거 아님?
A. 그러면 함정은 왜 죄다 남아있음?
애매해지는거임
물론 저걸 보완하도록 이미 작동하고 남겨진 함정을 배치할 수도 있지
하지만, 반대로 저 질문을 던지기 전까진 "작동하고 버려진 함정"이란 없는 개념인거고
그래서 이걸 추가하는 순간
"왜 어떤 함정은 발동했고, 어떤 함정은 발동하지 않았지?"
라는 새로운 질문을 낳음
그리고 저 답변은 모험 도중에 구체화되면서
파티가 해당 유적에 대한 과거와 진실을 알게 되는 여러가지 요소로 작동하게 될거임
가령, 무수한 모험가가 들어와서 계속 죽어나고, 그것 자체가 하나의 전설이 되어서
다들 기피하다보니 잊혀진 유적이 되었다던가
자작 시나리오나 자작 던전을 만들다보면
뭔가 판에박힌 이야기, 저번에 했던 이야기
보상과 기물 배치만 다른 또같은 이야기
이렇게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데
이런 식으로 좀 근원적인 질문을 하나 던지는 것만으로도
되게 다양한 이야기가 생겨남
단순 던전이 아니라 유적이라면
그리고 그 유적이 털만한 유적이라면
왜 아직 다 안털렸는지? << 되게 당연한 질문임
하지만 던전까기가 고착화되면 도외시하기 쉬운 이야기인거지
여하건 방금 한 인디개발자 홈페이지 봤다가
절차적 생성방식으로 저거 랜덤표 만든거보고
시나리오 아이디어 생각나서 함 적어봄
호... 랜덤표 어디서 봄? - dc App
https://pretendo.games/2023/04/20/why-hasnt-anybody-explored-this-ruin/
'하지만 던전까기가 고착화되면 도외시하기 쉬운 이야기인거지' 이 부분이 되게 인상깊네
태초의 TRPG는 던전을 까기 위해 영주가 되어 병사들을 갈아넣는(......) 플레이도 있었다고 하는데 어느새 노력 많이 필요하고 리스키한건 다 쳐내고 나더니 그런 문화가 아예 정착되고 나면서 그런 선언이 빌런취급받는거 보면 뭔가 '당연히' 산 너머로 가볼 생각은 하지 않고 '당연히' 강을 넘어가는 대신 다리를 찾는 게이머들 보는거같음. 확실히 그런 사고의 제약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 사람들이랑 노는게 재밌음
@ㅇㅇ(112.214) 고정관념이나 경로의존적인 플레이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사람들은 고정관념과 기존방식 그대로 해도 나름의 특색을 더해주는 듯
@ㅇㅇ(112.214) 사실 창의성이나 흥미요소나 낭만이나 결국 뭔가 특별한걸 바라는게 아니라 어떻게 더 멋있게, 더 깊게 포장할 수 있냐의 문제라고 봄 최근에 머크보그를 샀는데 룰북 읽기 개좆같고 가독성 개씹창이라 결국 무료공개판으로 읽는데도 룰북이 가진 아트스타일 때문에 이 룰을 꼭 해보고싶단 생각이 들더라. 심지어 시스템은 딱히 내 취향도 아님 ㅋㅋ
@꿀금통수 ㅇㅇ 벗어나려고 한다는 말은, 반대로 말하면 고정관념과 경로의존적 플레이를 충분히 탐구했다는 말이니까. 그렇기에 내딛는 모험적 한발자국이 진짜 진국이 되는거고, 뇌빼고 가볍게 굴리는 플레이도 기본기가 튼튼해서 그냥 재밌음 ㅋㅋ 메타적이고 클리셰적으로 시작해도 탄탄한 기본기로 준비 없이 임기응변만으로 왕도적 플레이로 만들어버리니까
@꿀금통수 알맹이도 없이 타다이마 오카에리로 엔딩내면 아무튼 감동적이라 생각하는 범부들은 상상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
@ㅇㅇ(220.125) 그래서 공지글에 어떤 게임을 원하는지 똑바로 적는게 중요하다고 보는데 '눈치' 하나로 퉁쳐버리고, 엄연히 있었던 플레이방식임에도 상대방을 빌런으로 만들어서 뭉개버리고, 헤비함에 기생해서 분위기만 취하려들고 이런건 확실하게 나쁜짓이지.
@ㅇㅇ(220.125) 동의합니다 - dc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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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시머 해보진 않았는데 한국이나 일본쪽 판타지소설 국룰이 그런 살아있는 던전 개념이지 특히 로그라이크 유행하면서 한국 겜판소 계열에서 이런 설정을 많이 채택했음 생각해보니 시나리오 만들땐 사실 그냥 작품 하나 모티브삼는게 제일 편하긴해 ㅋㅋ
저런 고민을 안해보는 마스터가 있단말야? 자격없는데
저런 고민을 해보라는게 아니라 뭔가 막힐 때는 저런 질문을 보면서 영감을 받을 수 있다는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