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칼뱅 이후로 개신교 교리가 극단적으로 행위구원론 반대 방향으로 나아간 결과물인데...
보통 생각하는 생각하는 기도(=디바인 스펠캐스팅)은
사람(클레릭)이 이런 거 해주세요 하고 부탁한다 -> 신이 들어줄 만하면 들어준다
이런 도식일 거 아님?
근데 개신교 교리는 사실상
신이 뭔가를 하고 싶다 -> 성령의 영감으로 사람(클레릭)이 거기 가게 해서 뭔가를 이루게 한다.
이런 느낌으로 동작함.
말 그대로 사람이 신의 스펠 포커스인 셈.
D&D 식으로 말하자면, 던전에 드가서 스피리추얼 웨폰으로 고블린을 갈아버리든 상인을 가이던스로 속이든
그게 다 신이 하고 싶었던 일이라서 클레릭 PL을 한 손에 쥐고 VSM 조진 행위였던 셈이지.
그러면 눈 앞에서 가이던스 썼다고 개ㅈㄹ하는 저 사람들은 뭐냐?
신께서 저 사람들이 개ㅈㄹ하다가 스스로 ㅈ되기를 원하셔서 그렇게 한 거임 일단은 ㅇㅇ
그러면 대체 개개인의 자유의지는 뭐임? 할 수 있는데
실제로 개신교 신학에서는 '최소한 구원에는 별 쓸모가 없으요'라고 단언하긴 함...
그리고 이 점 때문에 대한민국 사람들 상당수가 개신교도를 예수쟁이 취급하는 게 현실이고.
물론 이거는 개신교 교리니만큼,
다신교 베이스에 종교개혁 한참 이전의 사회상을 그리는
D&D 세상의 신학과는 매우 괴리감이 있을 수밖에 없을 거 같기는 한데...
애초에 일개 스펠캐스터와는 비교도 안 되는 스케일로 개인의 삶에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신'이
구약신경 시절 이상으로 역사에 개입하는 D&D 캠페인 세팅에서
'애초에 지금 내가 하는 선택이나 감정이라는 게 내 선택이나 감정이기는 한 것인가?'는 의문은
더 강하면 강했지 덜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함.
눈앞에서 대놓고 가이던스를 쓰는 미친 클레릭을 보고
'잠깐, 내가 저 클레릭을 보고 미쳤냐고 쫓아내고 소금 뿌리는 것까지, 선신의 커다란 계획의 일부가 아닐까???'
이딴 식으로 생각하는 편집증 환자도 분명 있기는 할 거라는 이야기.
이쯤 되면 진짜로 가이던스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어지긴 했는데...
'대체 아케인 스펠캐스팅과 디바인 스펠캐스팅이 뭔 차이가 있는데?'라는 질문에 대해서
아마 이런 느낌으로 다를 수는 있다고 생각함 ㅇㅇ
본인을 인간 스펠포커스라고 생각할만큼 신실한 신자는 애초에 가이던스를 그런 식으로 안쓸듯
이건 현실의 개신교 신자들이 얼마나 '광신적일'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그렇게 낙관적으로 말하기는 힘들 거 같다, 신실하다는 것이 사회의 도덕률을 잘 준수한다는 건 아니니까... 물론 D&D 세팅의 선신들은 자기 신도들이 'Deus Vult!'를 외칠 때 진짜 아니다 싶으면 '야 아니야 작작 좀 해' 할 능력이 있긴 할 거 같지만.
그야 사람마다 철학적 해상도와 방향성은 다르니까요... 저런 사람이 있기야 하겠죠?
차이가 홍수났는데 구조대원이 세번이나 온걸 거절한 신자 이야기 같은거지. 농담처럼 신이 마지막에 구조대원 그래서 세번이나 보내줬잖아? 로 끝났는데, 그거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현대 신학이 보는 관점이잖아. 광휘클이 파볼 던지고 불기둥 꽂고 하는건 진짜로 구약스러운 기적인거고
근데 판타지 세계 속의 사람들은 스펠캐스터가 파볼 던지는 게 되게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게 내 감상. 그니까 말 그대로 파볼 던지는 클레릭이 '자연적인 구조대원' 아니냐는 거지. 갠적으로는 기적은 자주 안 일어나야 기적인 거지, 발에 채이는 게 1레벨 스펠캐스터인 사회면 '신이시여 왜 저를 구해주지 않으셨습니까?' '내가 플라이 주문을 쓸 수 있는 위저드를 세 명이나 네게 보내지 않았느냐?' 같은 식으로 이야기가 될 거 같긴 하다 ㅋㅋㅋㅋ 그러니까 가이던스가 나는 약간... 기적도 아니고 신심이 깊은 사람에게 일어나는 자연현상 같은 걸로 받아들여져도 그리 이상하지는 않다 하는 느낌.(물론 다시 말하지만, 일반적인 D&D 세팅과는 매우 거리가 있는 설명)
@Loodiny 불기둥... 그니까 플레임 스트라이크가 5레벨 주문이니까 기적이라 할만하지 않나? 파볼도 나가는거 자체는 머리로 알지만, 고블린 군대가 포위한 상황에서 성표 딱 치켜들더니 폭발이 일어나고 길이 열리면 기적이라 생각할테고ㅋㅋㅋ... 연출적으로 좀 조용한 주문은 현대 신학스러운 느낌, 요란한건 기적 느낌이지만 누구도 그 둘 차이를 명확하게는 못 말하는게 마법이 있는 세계라 생각함
@컬티스트 나도 동의함, 아무래도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목격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기적과 일상적 사건 사이의 연속적인 스펙트럼이 있겠지. 사실 그래서 이 떡밥이 활활 타는 이유 중 하나는 '마법인 것'과 '마법 아닌 것'이 룰북으로 엄격히 정해져 있는 D&D 룰북의 특수성이라고 생각함. 가이던스가 희귀해서 배척받을 수도, 희귀해서 신의 뜻이라고 용인될 수도 있음. 가이던스가 흔해서 법정에서도 청심환 느낌으로 피고인들이 복용(?)하고 나올 수도 있고, 흔해서 범죄 취급받을 수도 있음. 이건 솔직히 세팅이랑 인간관의 차이 문제 같기는 함. 근데 '주문'이라는 점이 이 견해 중 하나를 강제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거 같어 ㅋㅋㅋㅋ 그 효과가 얼마나 조용하느냐와는 별개로, 그런 주문이 지금 눈앞에서 캐스팅되고 있다는 게 보이니
@Loodiny 댄디식 신학 비유 진짜 존나웃기네 ㅋㅋㅋ
성직자와 클레릭은 다르다는 견해를 주장하겠사와요
비 클레릭 성직자들은 신이 뭐 거창한 일 없이 봉사활동 하고 교회 돌보라고 쓰는 정도의 대거나 삽 같은 '도구'인 거고, 고레벨 클레릭쯤 되면 신한테 좀 좋은 스태프인 거고, 그런 느낌인 거지.
기독교랑 아예 작동원리가 달라서..
동의는 하는데, 사실 이렇게 되면 '그러면 D&D 클레릭 RP를 하려면 포렐 신학교 교재라도 구해서 봐야 하나'하는 이야기 같기도 하고... 솔직히 말해서, 이 D&D 만든 나라가 미국인데 이 양반들이 그러면 개신교 교회 생각을 안 하고 신들 설정을 짰을까??? 하는 킹리적 갓심도 들고... 어디까지나 내 개인 견해의 이야기기는 함, 다른 관점도 가능하긴 하겠지만, 이러면 '대체 신(전능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내 자유의지를 떡 주무르듯 주무를 수 있고 그것을 대다수가 용인은 하는)과 자유의지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느냐'에 대한 나름대로의 설명은 필요하지 않을까. 결국 가이던스 이야기에서 아케인 디바인 구별 떡밥이 돌았던 건 가이던스가 '신의 힘을 빌려서 강제력을 행사하는 것'이라는 점에 있는 거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