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뭐든 간에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선/악 개념이 있다고 해버리면
세1계관 자체가 뭔가 입체성이 팍 죽는 느낌임
타노스는 dnd적으로 보자면 질서악이지만
캐릭터는 설정 자체가 명확한 도덕적 목표의식을 가지고 있는데
이걸 악하다고 표현해버리는거자늠?
이게 타노스는 결국 실패할 목표고 완벽하지 못한 계획이니 그렇다쳐도
반대로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선함이 있으면 상황이 존나 애매해지는거임
어떤 갈등상황에서
A: 효용가치가 존나 낮지만 이 상황에서의 최선의 선임
B: 효용가치가 높지만 의도부터 수단까지 불순하고 악함
여기서 A는 과연 정말 선함인가? 하는 문제를 직면하게 됨
선하다는 것은 그것이 옳다는 것인데
옳은 선택을 함에도 효용가치가 낮아지고
그로 인해 누군가가 피해를 보게 된다면 (악을 선택하지 않은 기회비용도 피해임)
B를 선택한 누군가는 피해가 덜 가니까 선택했다면
대체 누가 선하고 누가 악한걸까?
이런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심리묘사를
"그냥 우주적으로 그럼 ㅋ" 이라면서 죄다 평면화 해버리는거임
도덕심리학이나 철학에서는 갈수록 객관적이거나 절대적인 도덕이 없다는 것이 중론인데
애당초 각자는 다 주관적으로 자신을 선하다고 생각할거고
그렇다면 선/악 대립항은 현대적으로는 없어지는게 나은게 아닐지
그래서 선/악 대립 보다는
윤리적/실리적 이거나 극단적/보수적 이거나
이런 대립항을 넣어야 좀 더 다채로운 프레임이 만들어질 것 같음
물론 선/악이 더 깔끔하고 설화적이고 직관적이긴 함
타노스는 본인이 질서 악으로 분류되는 것에 개의치 않을 것
선은 지향해 마땅한 것, 악은 지양해 마땅한 것임. 그냥 단어 자체가 그걸 위해 조어된 것임 그런 의미에서 타노스 본인은 누가 질서 악이라 불러도 상관없지만, 그 스스로는 자신을 질서 선이라고 생각할거임 이러면 가치관 설정은 어디까지나 외부 평가가 되는거고, 그건 사실 가치관이 아니지
개인적으로는 9성향 가치관에 따라 선/악으로 분류되는 것과, 그것이 게임 밖 우리에게 선/악으로 인식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생각하면 편함 누군가는 타노스의 명확한 도덕적 목표의식을 갖고 그를 '선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고 나는 그걸 부정하지 않겠음 하지만 D&D 가치관적으로는 결국 질서 악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함
@꿀금통수 단어 자체가 그렇게 만들어지고 그런 뜻으로 쓰이는 건 맞는데, 현실에는 선/악의 육화라고 볼 수 있는 외부 차원이 없음 그리고 D&D의 선/악은 현실의 선/악이랑 다름
@꿀금통수 "타노스 본인은 질서 악이라 불러도 상관없지만, 그 스스로는 자신을 질서 선이라고 생각할 거임." => 음, 뒷부분이 틀리지 않았을까? '질서 선'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나는 우주를 위해 행동한다. 나는 옳다'라고 생각할 거 같은데. '질서 선이다'라고 생각한다기 보다는...
@ㅇㅇ 내 말은 그게 메타적인 차원에서도 애매하다는거지 "이 캐릭터의 가치관은 질서 악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질서는 현실의 질서가 아니고, 여기서 말하는 악은 현실의 악이 아닙니다." 라고 한다면 사실 질서나 악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걸 떠나서 애초에 현실의 질서스럽고, 현실의 악스러우니까 질서 악인거잖아. 로어로 포장하기엔 한계가 있지.
@꿀금통수 질서나 악이라고 부를 수 있지. 세계 내의 개별적인 뜻을 가진 용어니까. 나는 개인적으로 주딱 의견에 동의함.
@ㅇㅇ 그러면 현실의 질서와 현실의 악에 대응되는 단어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적어도 dnd 세1계관 내에는 그에 대응되는 단어가 있어야 할테니까. 만약 그 대응되는 단어가 세계 내의 개별적인 뜻을 가진 용어에 포섭되어 있다면, 이는 본문이 지적하는 평면성이 세계에 그대로 적용되어 있다는 뜻이 되어버림 문제는 현실 질서/혼돈과 현실 선/악 을 칭하는 용어는 크게 구분되지 않는다는 거임
@ㅇㅇ 비트겐슈타인이 "언어의 한계는 곧 세계의 한계"라고 지적한 것처럼 dnd 내에서의 선/악 이 제아무리 세1계관 내 고유 용어라고 해도, 현실의 선/악 용어와 같은 기표로써 구분되지 않고 사용된다면 그게 바로 내가 본문에 쓴 평면성에 해당함. 세계의 주민들은 현실의 선/악 과 고유어 선/악 을 구분할 수 없음
@꿀금통수 구분할 수 있지 왜 못해...맥락으로 할 수 있잖아 시니피에 시니피앙 이야기 나와서 말인데, 가치관의 '악'과 일반어 '악'의 기의가 따로 존재하니 충분히 구분할 수 있음 그리고 세계 내 주민들은 9가치관에 관심이 없을 것이고, 학자들은 맥락으로 각각의 기의를 충분히 구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함
@꿀금통수 비트겐슈타인도 후기철학에선 일상언어가 가진 의미의 반영에 대해 일부 부정한 바 있음(=포괄적 의미의 일상적 구분) 저서 중에 확실성 관련된 거 있을 텐데 해설서랑 같이 읽어보면 좋음 별개로 선/악이 행동으로 투영되는 개념이 아니라 개별적 자아에 종속되는 형태인 게 애매하다는 건 동의하긴 해
즉, PC는 당연히 모두 선하며 그저 '질서'와 '중립'과 '혼돈'만 선택할 수 있었던 D&D 초판의 시대를 원하신다는 거군요.
근데 또 단일척도로 묶어버리기엔 그것대로 구체성이 떨어지져
늘 하는 이야기지만 원래 던전까기 겜으로 만든 거라…. 던전까기 겜으로 다른 걸 하고 싶으면 자기가 손을 많이 대서 고치거나 다른 겜을 찾든가 해야죠.
질서 중립 혼돈 3세력인 올드스쿨...해야겠지?
근데 osr 계열 룰에서 가치관 같은 롤플레잉용 시스템이 빡빡하게 적용됨? dnd 초판은 뭐 가치관 따라 제약도 꽤 빡빡했다 하던데
@꿀금통수 올드스쿨 르네상스가 아니다 올드스쿨이다
@꿀금통수 BX 같은 클래식에서는 가치관을정하고 거기에 맞지않게 행동을 계속하면 세계의 제재를받음 나할때 PC동료가 카오틱인데 계속 로우풀행동하다가 로키한테 닭이되는 제재를 당한 적이 있음
@꿀금통수 그리고 단순히 그수준이아니라 세계의세력이 균형을 추구해서 한세력이 너무 강해진다싶으면 다른세력들의 견제를 당함
@꿀금통수 질서가 너무강해지면 혼돈의 챔피언이 일어나서 세계를좆창내려하고 혼돈이너무강해지면 질서를 따르는 연합이 생겨나는식
'신화'라는 개념 자체의 성질이 그러해서 신의 적극적 개입을 전제하는 하이 판타지에서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강함
ㅇㅇ 동의함
댄디식 9 가치관에서 "선"은 "옳은 것"이 아님. 포지티브 에너지로 대표되는 방향성일 뿐임. 당장 맨몸으로 포지티브 에너지 차원에 던져지면 지나친 과회복으로 암 덩어리로 변해서 터져죽음. 이게 "좋은 것"은 아니잖아? 우주적인 룰에서 "이 행동은 '선' 세력에 이롭다"라고 하기에 선 성향에 속한 이계체들이 선한 행위를 하는 이들을 돕는것임. (물론 선 성향의 필멸자들이야 선의로 선행을 하겠지만)
내 말은 선이라는 단어 자체가 옳음, 탁월함, 추구해야 할 것 이란 의미를 가진다는거임 그래서 댄디식 선/악 구도를 선/악 이라고 표현할 당위가 없고 되려 헷갈리기만 한다는거지 사실 애초에 선/악 이라고 명명한 이유도 직관적인 방향성 이해를 위해서임을 감안하자면, 주딱씨가 말한 것처럼 로어로 포장하기엔 명명의 의도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봐연
솔직히 이것도 나중에 끼워맞춘거라 생각하긴 함....
선악이랑 포지티브/네거티브는 다른건데... 디앤디에서(적어도 9가치관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3.5에서는) 선은 좋은거고 악은 나쁜거임. 우주적 실체가 존재한다는건 단지 (현실과는 다르게) 이데아적 실체가 존재한다는 얘기지 그게 현실과 동떨어진 어떤 것이라는 의미가 아님. - dc App
나도 어릴때부터 이건 좋고 나쁘고 선이다 악이다 이러니 판단하기 편했는데 갈수록 이것만 가지고는 말하기가 힘들어지더라고 그래서 본문내용에 공감함 - dc App
괜히 최근으로 올수록 그 9가치관 걍 버리는게 아니다 싶음, 까놓고 말해서 차라리 MBTI 넣어두는게 더 재밌을듯 솔직히 배트맨가지고도 얘는 질서선이니 혼돈선이니부터 갈리는 마당에 이 분류가 의미가 있나 싶고
어쨌든 댄디는 에픽판타지다 보니 선/악 대립구도가 명확한게 신화적인 맛이 확 사는 건 있어 이걸 무시하긴 힘듦
@꿀금통수 솔직히 그런 에픽판타지 같은 맛 살리고 싶으면 걍 엘릭사가마냥 질서/혼돈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