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리안들의 아버지지만 정작 본인은 띨띨하지 않은 코난 더 바바리안 선생
꼭 바바리안이 아니더라도
클래스를 하나 찍고 '캐릭터'를 짜야할 때 그 아키타입을 일단 쑤셔넣고 보는 건 흔한 광경임
바바리안으로 우가우가 RP만 하는 사람이면
위자드를 픽했으면 비운의 천재 사회부적응자 RP를 했을 거고
바드를 픽했으면 뇌가 아랫도리에 달린 바람둥이 RP를 했을 거고
클레릭을 픽했으면 아무튼 신성하고 아무튼 결백한 RP를 했을 거고
팔라딘을 픽했으면 질서꼰대 RP를 했을 거고
로그를 픽했으면 선술집 으슥한 코너에 비스듬히 서서 비릿한 미소를 짓는 RP를 했을 거임
사실 바바리안 캐릭터의 본좌 코난만 해도 이미지에 비해 굉장히 머리가 잘 굴러가고 도덕관념도 확고한 인물임
그러면서도 압도적인 테토력과 우직함을 '행동'을 통해서 보여줌
우가우가만 하는 바바리안들은 여기서 우직함만 흉내내는 거지
클래스 아키타입의 복제가 아닌 PC만의 아이덴티티를 설정하고 이를 클래스와 연결하는 건 어느정도 수고가 드는 일임
그걸 하기가 귀찮거나 단순히 입문자라서 노하우가 없는 경우, PC는 양산형이 되는 거고...
아키타입 타파는 곧 PC가 어떤 사람인가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고
이는 PL 각자가 고민해봐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지
반대로 말하자면 그런 고찰을 거친 PC는 자연스럽게 아키타입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단 하나 뿐인 PC가 되는 거야
스테레오타입을 따라가는 게 남들에게도 잘 먹히니까 따로 설계할 자신이 없으면 그러는 게 평타는 친다는 거지.
여담으로 코난은 칭호 바바리안의 대표격이긴 하지만 소설보면 백그라운드는 "고대 유럽 갈리아의 어느 마을 대장장이 아들" 정도고, 하는 행동도 되게 냉철해서 사실 얘는 파이터/로그아니냐 하는 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캐릭터임 ㅎㅎㅋ
@니컬 코난 출신지가 암흑대륙 하이퍼보레아와 무 제국이 아니었다고...?
@컬티스트 하이보리아 시대 맞는데 애초에 암흑대륙이 아님. 코난 민족인 킴메리아인들은 대충 켈트족 조상들이고, 얘가 야만인 소리 듣다가 왕까지 해먹은 아퀼로니아는 로마 포지션 국가임.
@니컬 아 맞아 암흑대륙이 무지.... 한참 다르게 기억하고 있었네
사실 백스가 저런 식이어도 상탈한 채 쇠붙이 들고 전투 생기면 테토남 무브쳐서 뚜따하는 거면 dnd기준 바바리안 맞긴 해
걍 좋은 매체를 접하면 자연스럽게 그런거 안하는데, 생각을 안하고 캐릭을 만들면 그런게 튀어나오는거지
근데 차라리 아키타입이나 따라가줬으면 하는 사람들도 있다보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키타입 잘 굴릴거같은 사람들은 애초에 아키타입 외를 굴리는 경우가 별로 없음. 인물상에 대한 깊은 이해, 깊은 이해를 얻기 위한 레퍼런스를 독파하기 위한 노력, 그 노력이 성사되기 위한 흥미 - 즉, 아키타입 잘굴리는 사람들은 애초에 아키타입을 좋아하는 사람들. 야만인이 아닌 바바리안... 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은 함. 근데 완성도 높은 경우는 못봤음. 애초에 바바리안이라는 이미지가 굉장히 협소하다보니.... '그래서 그거 할거면 그냥 파이터가 낫지 않음?' 라는 의문을 피할수가 없음. 애초에 코난도 그 의문에서 피해갈 수 없다는걸 생각하면......
성능면으로든 설정포용성-범용성 면으로든, 파이터가 우위임. 바바리안의 틀은 상당히 작음. 즉 'xx하지 않은 바바리안'이라는 단발성 아이디어가 그 캐릭터의 정체성인 한, 롤플레잉은 저급할수밖에 없고, 단발성이 아닌 멀쩡한 역사를 가진 하나의 캐릭터라면, 보통은 파이터로 귀결되기 마련임. 즉 바바리안을 하고싶어서 바바리안을 하게된다면, 우가우가 하는게 당연함. 바바리안의 틀이 너무 작거든. 우가우가하지 않는 전사? 우리는 그런걸 파이터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이상 사견과 편견이 잔뜩들어간 단상이였습니다. 아니라면 세션으로 증명해라
타파라는 단어에서 오해가 생긴 거 같아서 짚고 가자면 '아키타입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이란 '아키타입을 배제한', 혹은 '아키타입을 억지로 거스르는' <-이것과는 다른 말임. 아키타입을 따르든, 어느정도 수용하든, 아예 꺾든 뭐든 캐릭터 스스로의 서사가 있다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함. 즉 내가 본문해서 말한 건 '우가우가하지 마라'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가우가밖에 없는 캐릭터를 만들지 마라'에 가까워. 첫 답글에서 말한 아키타입을 잘 분석하고 레퍼런스를 독파해서 멋진 캐릭터를 만든다는건 결국 본문 마지막 문단의 '아이덴티티를 클래스와 연결하는 과정', '고찰을 거친 PC'라고 할 수 있음.
비유하자면 시중에 먹히는 요소들로 대충 뚝딱거린 작품은 대개 양산형이라고 불리지만, 기존의 장르에서 맛있는 부분을 잘 채용하고 스스로의 이야기도 들어있는 작품은 웰메이드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봄. 두번째 답글에 관해서는 나도 단순히 클리셰를 부수기만을 위해 존재하는 캐릭터는 그닥 긍정하지 않음. 마지막에 말했듯 PC를 고찰한다면 이미 그 PC는 하나뿐인 PC가 되니까 그럴 필요도 없고.
마지막으로 파이터가 바바리안보다 설정에서 더 포괄적이기에 더 많이 집어간다는 부분은 긍정하지만, 바바리안을 오직 우가우가하기 위해 고른다는 말은 부정하겠음(그 우가우가가 삶 부분이 비어있고, 그저 폭력적이고, 오로지 무지하기 위해 무지한 PC를 의미한다면) 나는 바바리안이 알고 있는 지혜, 규율과 파이터가 알고 있는 그것은 열위관계가 아니라 '차이'라고 생각하거든. 도심에서 배운 로그와 자연에서 배운 드루이드의 관계처럼. 다만 rage라는 단어가 너무 임팩트가 강하다보니 사람들 인식에서 그런 부분이 많이 희석될 뿐, PL이 바바리안의 '삶'을 고찰했다면 그 삶에서 나오는 바이브도 충분히 저급이 아닌 좋은 RP로 뽑을 수 있다고 봄. 턀갤러들이 올린글처럼 분노를 꼭 빡침에 묶어버리는 것도 이젠 벗어나는 추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