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지금 아래 ㅇㅇ가 첫 마스터 준비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아마도)
무엇을 준비하면 되는지 알려주는 명확한 가이드라인도, 도와줄 사람도 없는 상황에서
모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공개구인플을 준비해야하다보니,
무엇을 어디까지 얼마나 잘 준비를 해야 되는지 모르는 상황이라
끊임없이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임.
그러니, 그냥 최소한의 플레이 가능할 정도로 준비되었다 싶으면 그냥 공개구인을 때려버리되,
'내 현재 상황은 이렇습니다~ 나도 초보 마스터입니다.'와 같은 사정 설명하고
그렇게 공개구인해서 모인 사람들 대상으로 지지고볶고 해서,
"아, 이 정도면 충분하구나!"
"아, 더 준비를 해야 되었구나!"
라는 걸 깨닫고 그걸 기반으로 앞으로 준비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음
이라는 글을 심심해서 대충 싸고 감
일이 손에 안 잡히는데 마침 재밌는 글이 보여서 대충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어볼게.
기본적으로 TRPG에서 마스터는 플레이어보다 더 준비를 많이 해야 하는 입장에 있어.
요즘에는 그런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룰적으로 플레이어한테 이런저런 권한을 많이 줘서 마스터와 플레이어가 같이 이야기를 만드는 구조를 꾀하거나,
숙지해야할 규칙들을 덜어내서 마스터가 준비해야할 것들을 줄이는 규칙들도 나오는 것 같긴 한데.
(아싸리 무작위 주사위표 굴리면서 이야기가 진행되거나)
아무리 마스터의 부담을 줄인다고 해도, 마스터가 플레이어보다 준비하거나, 신경 써야 할 것이 더 많다는 것은 변함이 없지.
왜냐면 마스터에게 그 플레이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한이 많이 주어지니까.
규칙에 대해서도 숙지가 되어야 플레이어들이 헤맬 때 바로바로 가이드 해줄 수 있고,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잘 숙지가 되어 있어야겠지.
아, 마땅힐 쓸 시나리오가 없다고? 그러면 내가 시나리오도 준비해야겠네.
그러면 적당히 사람들이 몰입할 수 있는 시나리오 스토리, npc 데이터, 인카운터 밸런스, 보상 등등 더 준비해야할 것들은 많아지겠네.
그런 의미에서
1. 첫 마스터
2. 공개 구인
3. D&D 3.5
4. 혼자서 준비
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여러모로 힘들 것 같다는 상황 자체는 이해가 돼.
여러모로 난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요소들이 눈에 보이거든 ㅋㅋㅋ
1. 첫 마스터
정확히 아래 글 쓴 사람의 사례에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내가 생각하는 첫 마스터가 어려운 이유를 적어볼게.
첫 마스터가 어렵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준비를 제대로 끝냈다'라고 할 수 있는 척도가 명확히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TRPG 마스터 준비라는 게 아무리 많이 해도 내가 준비해온 게 아무런 쓸모가 없어지는 경우들이 생기거든.
2. 공개구인
차라리 실친들 대상으로 하면 우리에겐 차선책이 있어.
재미없으면 당장 때려치고 술을 마시러 가든, pc 게임을 하든, 재미없다고 욕한 뒤 각자 할 거 하러 가든.
어쨋든 차선책들이 있단 말이야.
그런데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면 아무래도 '내가 준비한 것들이 재미없을 때.' 혹은 '내가 준비한 것들이 잘 안 굴러갔을 때.'가 굉장히 난감해지지.
나와 같이 플레이 해주겠다고 4~5시간 시간을 비워준 사람들인 건데,
결과적으로 그 사람들에게 정성스럽게 포장한 똥을 대접하게 될 수도 있는 거잖아.
당연히 부담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
3. D&D3.5
결국 마스터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규칙이 좋은데,
D&D3.5는 그런 부담을 줄여주는 규칙은 아니지.
왜냐면 플레이어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룰 요약본 같은 게 있지 않아서 직접 만들어야 할테고,
시나리오...? 카페에 나름 1~2레벨 공개 시나리오 있는걸로 기억하기는 하는데, 그거 빼면 없는 거나 다름 없으니 직접 인카운터 밸런스를 신경쓴 시나리오도 만들어야하고,
여러모로 준비해야할 게 많아지는 룰이니까.
4. 혼자서 준비
위의 1~3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변에 도움을 청할 사람도 없고,
내가 제대로 준비를 하고 있는지 체크해줄 사람 없이 혼자서 준비를 하고 있다?
이건 결국 1번하고 이어지는 건데,
만약 누군가가
님, 룰 일단 요약본 준비하시면 되는데, 어차피 처음 하시는 분들이 모든 룰을 알 필요는 없으니,
그냥 공격 명중 굴림, 저항 굴림, 스킬 체크 관련 된 거 대충 요약해주시고, 각 직업 별 서머리 정도만 준비해두세요.
이런식으로 중간에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줄 수 있다거나,
'그래도 이것 까지는 준비해야하는 거 아니야?'
'이정도면 충분할 듯 ㅇㅇ'
라고 의견을 말해줄 사람이 있으면 나름 편안해지겠지.
즉, 지금 내가 보기엔
첫 경험이라 어디까지 준비를 해야하는지 모르는 상황
그것도 모르는 사람들 대상으로 할 거라 어쨋든 준비는 많이 해야할 것 같은 상황
그런데 내가 사용하는 규칙은 입문자 대상으로 나온 자료가 없어서 그걸 내가 다 준비해야하는 상황
그런 상황 속에서 의견을 교류하거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줄 사람이 없는
그런 상황들이 복잡하게 얽혀가지고 더 힘든 것처럼 보임.
누가 위의 불안 요소들을 해소해줄 수 있는 조언자나 동반자가 있으면 가장 베스트겠지만,
그런 사람이 없다면...
결국 일단 마스터를 해봐야지 그 힘든 것들을 해소할 수 있어.
마스터를 일단 해봐야,
내가 준비한 것들이 충분히 준비한 것인지 부족한 건지 체크가 가능해지니까.
마스터 준비는 많이 하는 것 자체가 나쁜 건 아니야.
그런데, 준비를 많이 하는 와중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게 문제인거지.
결국 마스터를 하는 것도 즐기기 위해서 하는 것일 텐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지는 것은 좀 그렇잖아.
그러면 결국 오래 못 가고 지칠 수 밖에 없어.
최악의 경우는 시작하기도 전에 지쳐버려서 GG 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레디메이드 시트 1부씩, 인카운터 2~3개로 이루어진 간단한 시나리오,
시트에 적혀있지 않지만 알아야되는 룰 요약본
정도 준비를 하고 일단 구인을 해보는게 어떨까 싶어.
무슨 돈 받고 하는 행사 마스터를 하거나,
실패하면 안 되는 입문자 대상 접대 마스터를 해야하는 건 아닐 거 아니야?
미리 사전에 '나도 처음인지라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같이 배워보는 즐거운 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입문자 대상으로 하는 마스터를 열어보라는 거지.
뭐, 그쪽 사정 잘 아는 건 아니라서 잘 모르긴 하겠지만...
어쨋든 지금 명확한 결승선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준비를 하느라
그리고 준비를 하다보니 계속 고칠거리가 생기는 버그 잡는 프로그래머 처럼 계속 무한히 보완 작업하는 것 처럼 보여서 남겨둬.
본인이 체감했던대로 보드게임 툴이나 토대를 제공받고 게임을 하나 새로 만드는게 마스터링이지 결국 내가 바라는 게임이 뭔지 감을 잡고 그 방향대로 쭉 달리는거라 길을 정한 사람한텐 달리기만 하면 되는거고 그렇지 못한사람한텐 챙길게 너무 많아보이는거고
난 처음 마스터 잡을때에 준비할게 명확히 보여서 더 준비못한게 아쉬웠을 뿐 고민은 적었었는데 고민하는거 보니까 좀 신기함 ㅋㅋ
@ㅇㅇ(118.235) 나 나는 다른 의미로 준비에 좀 고민을 적게 했었는데, 그 이유가 근자감 쩌는 고딩때, 고딩 친구들 대상으로 한거였어서 플레이어 몇번 한 뒤에 바로 '나 정도면 글 잘 쓰지!'라는 생각으로 그냥 냅다 시작했기 때문이었음 ㅋㅋ 그런데 그때 부딪히면서 내가 좀 하고 싶은 이야기나, 좋아하는 trpg가 뭔지 좀 감을 잡을 수 있어서 이후에도 도움이 많이 되었던듯 ㅇㅇ
준비보다 실전이 중요하다는 데 백번 동의함. 그런데 문제는 숫기지. 못하면 부끄럽잖아. 여기서 쓸 만한 게 리플레이 감상이다. 출판사 공식 리플레이든 유저 리플레이 로그든 다 좋다. 난 이걸 강추.
호미니아 탐험대 개추
'못하면 부끄럽잖아'가 첫 마스터의 걸림돌이 되는 큰 이유중 하나일 듯 ㅇㅇ
@ㅇㅇ(222.110) 정확함 못하면 부끄럽기도 하고. TR에서 격은 경험이 있어서 내 OR세션에서 그것만은 피하고 싶다! 라는 간절함이 있음. 이 경우는 마스터가 잘하는대도 플레이어가 받아주질 못해서 생긴거긴 한데. 마스터가 못하면 뭔 일이 벌어질지 상상만 해도 끔찍함.
@ㅇㅇ
그리고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탈갤에선 네캎 X에서 공적인 자리에서는 못하지만 어쩔 수 없는 TR/OR판의 어두운 점들 같은걸 알려주는 접근성 높은 커뮤인게 장점중 하나라 보는데
https://m.dcinside.com/board/trpg/192530
이런
글을 보니까 준비를 게을리 할 수 없더라.
그 외에도 시간 많은 김에 여기 옛날 글 보면서 여기에서 제시된 불만점들이나 문제점들 줄일려고 노력하는 중임.
@ㅇㅇ(211.36) 잘하는 부분은 배우고, 못하는 부분은 타산지석 삼으면 되지. 준비만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실전 경험이 여기 있다.
환영한다! 던전 마스터라는 고귀한 지위에 오른 당신을!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며, 종종 플레이어들에게 충분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당신을! 플레이어들은 오직 약탈, 살육, 전리품에만 관심을 두고, 당신이 수많은 시간을 들여 준비한 캠페인을 가능한 한 쉽게 파괴하려고 할 것이다. -Gary Gygax- 화이팅이다~
이거 진짜 게리 가이낙스 본인이 한 말임? ㅋㅋ 레딧 눈팅해보면 그쪽 의견도 마스터 숫자가 압도적으로 적은거랑 플레이어 태도 문제는 여기 의견이랑 비슷해서 놀랐음. (일부 의견이고 나머지는 고정팀에서 잘 놀고 있을꺼라는 내용까지도)
https://m.dcinside.com/board/trpg/207895
님이 본 이 글 쓴 사람인데 조언이랑 격려 고마움 이런 글이 필요했어. 님이 분석한게 맞는데. 내가 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개같이 준비를 많이하고 허들을 높게 잡는건 개인적으로 예전에 주펄로 인한 유동 시즌때 고인물들이 TRPG 공개구인 했거든 그때 개인적으로 느낀게 있어서 그럼. 자세히 설명하면 고로시가 되니까 자세히 설명은 못하지만 그게 마스터들의 잘못은 절대 아니었다는건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음.
@ㅇㅇ 그리고 님이 심심해서 쓴 것도 있는거겠지만 이런 글이 나온다는것 자체가 나름대로 "오 이놈이 관심받으려고 하는게 아니라 제대로 해보려는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들게 한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내 감정이 전해진것 같아서 기쁨. 혼자 마스터링 준비하면서 든 생각은 그냥 존나 외롭더라. 평소에 하던 유튜브 보는거 다 내려놓고, 며칠동안 마스터링 어캐할지 생각하고, 전체적인 설계도를 그리는데 압도적으로 막막하더라.. 많이 위로받았고 좋은 글 고마움.
@ㅇㅇ 일단 님이 말한대로의 준비를 먼저 하는걸로 하고. 그 다음에 더 준비를 하다가 한계다 싶으면 구인하는걸로 타협해봄.
@ㅇㅇ 마지막으로 말하자면 나도 님 같은 생각이 없던건 아닌데. 내 쓸데없는 완벽주의(갈등이 적었으면 좋겠다)랑 여기에 첫 OR TR을 처름 할때 내가 들었던 생각중 하나는 생각보다 다른데? 이거임. 만일을 대비해서 뉴비만 오더라도 이 충격을 줄이고 싶었음. 이왕 하는 김에 제대로 해서 평판을 올리는게 좋을 것 같다는 계산도 있고. 하여튼 개인적으로 뉴비면 CRPG를 하러 오거나 크리티컬 롤이든 유튜브에 있는 TR/OR 영상을 보고 온 거라면 현실에서 하는건 다를 수 밖에 없으니까. 그건 익숙한 사람끼리 하는거에 나름의 예체능 적인 재능이나 기술이 있는 사람들이 편집하거나 암묵적으로 합의된 흐름 하에 한 플레이를 편집까지 한거니까.
@ㅇㅇ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만으로 이미 괜찮은 마스터임 사전에 공지만 충분히 되었으면 무난히 즐길 수 있음 최근에 좀 인상깊게 들은 말이 있는데, 마스터는 저점을 보완하고, 고점은 플레이어의 도움이 크다 란 말을 들었거든. 나도 이 이야기에 꽤나 동의하는 편이야. 그럼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