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R은 전반적으로 규칙을 덜어내고 그 빈 공간을 GM과 플레이어가 합의하는 가상 세계의 논리로 채우는 게임임. Ad Hoc 상황에 대한 모든 규칙을 준비하는 건 불가능하니까.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창의성과 잔머리를 높게 치는데, 이래서 플레이어 간의 정보 격차나 경험 격차가 크게 두드러짐. 이 방식의 게임에 익숙하지 않으면 소외되기 쉽기 때문에 규칙의 구조 차원에서 배타성이 높음.

또 GM의 직접적 권한이 타 게임보다 강하기 때문에(그래서 레프리라 부르고) GM이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중립을 버리기 시작하면 아주아주 톡식하고 불쾌한 경험을 하기도 쉬움. 이건 옛날 게임들에서 이어진 요소인데, 그렇기 때문에 B/X 시절 GM 괴담이 지금 재현되는 어이없는 꼴이 나오기도 함.

더해서, 주사위를 굴리고 캐릭터 빌드 짜고 때려죽이고 하는 직관적인 재미포인트에서도 약점을 보임, 거기에 중점을 둔 게임이 아니라서. 물론 요즘 나오는 여러 게임들은 그걸 좀 보완하긴 하지만 대다수는 그렇지 않고 pf2e같은 레고 게임에는 미치지 못함.

그래서 결론적으로 osr 문화는 gm과 플레이어가 부담해야 할 부분이 많고(규칙이 보조하는 부분이 적으니), gm에게 높은 공정성과 중립성을 요구하고, 그렇게 다 해도 호불호가 매우매우 크게 갈리는 게임 사조임. 그 흐름을 주도한 OSR 커뮤니티들이 좀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스탠스를 보인 것도 그 방향성에 한몫함.

OSR은 더 우월한 게임이 아님, 반대편에 있는 게 어떤 규칙이든. 그냥 취향에 맞으면 아주 재밌을 뿐임. 호불호 강한 만큼 취향 저격도 확실하기 때문임. 나한테는 이게 최고임. 남들에겐 아닐 수 있음. 그거면 됨.

*그리고 OSE는 OSR 게임 중에서도 진짜진짜 옛날 원본 틀디앤디를 재구성한 레트로클론에 속하기 때문에 지금 나오는 OSR 게임들과 비교하면 심하게 오래됨. 못 할 정도는 아닌데 재미있으려면 노력이 많이 필요함. 실제로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면 세련된 OSR 게임들이 더 나을 수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