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전역하고 나서 티알 영업하거나 홍보할 때, 나는 티알이 

합의와 존중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사회적 유희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상호이해를 도모할 수 있다고 자주 말하고는 했다.

합의가 되지 않으면 게임이 진행되지 않고, 즐겁지도 않으니까.


수년이 지난 지금, 이번 일에 대해서 내가 충격을 받은 점 중 하나는 합의 존중 같은 건 티알이랑 전혀 상관이 없다는 점이다.


아침에 좀 늦게 일어나서 트위터를 봤는데, 도서출판 초여명에서 최지연 씨의 쌍욕이 담긴 트윗을 리트윗한 것을 보았다. 

놀라서 팟빵에 들어가 캡쳐된 댓글도 확인한 다음에, 초여명이 회사 계정으로 리트윗을 한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해 답글도 보냈다.


탁상예능에 달린 댓글 자체로는 댓글을 단 사람이 탁상예능의 진행자를 조지기 위해 사전작업을 한다고 추정하기 힘들다고 보았고, 

댓글 단 사람이 그 댓글만으로 욕설과 함께 희화화할 대상이 되어서도, 직접적으로 닉네임이 언급되어서도,

특히 '신뢰와 믿음'의 초여명이 이런 트윗을 리트윗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답글을 단 후 몇번의 트윗이 오간 후 나는 놀랐다. 해석의 다양성, 정보의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댓글 단 사람을 사상검증을 시도하는 반달리스트로 혹은 초여명의 해명 글에서 따오자면 매커시즘에 경도된 이로 보아서는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합의와 존중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사회적 유희는 십수년간 만들고 해오던 사람도, 속단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그 '무례'하다는 댓글을 닉네임을 그대로 노출하여 쌍욕과 함께 희화할 수 있는 무례를, 그리고 그걸 자랑스럽게 유포하는 무례를 저지른다.


이 때즘 되니,오만 감정이 들었다. 고딩 때부터 사온 겁스, 그 이후 모은 초여명의 룰북, 내가 해오던 티알

전혀 존중이나 배려나 이해와는 무관했던 것 같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