턀갤에선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가 않음. 내가 보는 테키는 '간지나고 나름의 신념도 있지만 궁극적으론 어디까지나 악당'이고, 테키 말고 다른 이야기도 좀 하고 싶은데... 메이지 이야기만 나오면 테키만이 정의고 구원이라고 하는 놈들이 짜증나. 물론 반쯤은 드립인 거 알고는 있는데, 걸핏하면 트래디션 메이지나 뱀프나 워울프 물고 늘어지면서 전부 정화되야 할 대상이라고 하는 거 보면 좀 빡침.


말이 나왔으니 하는 이야기인데, 나는 테키에 대해선 개정 이전의 옛날 설정이 더 마음에 듦. 이터레이션X는 광신적인 유물론자, 프로제니터는 매드 사이언티스트, 뉴 월드 오더는 냉혹한 전체주의자, 신디케이트는 돈벌레, 보이드 엔지니어는 영적인 제국주의자.


난 바로 그러한 결함이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함. 사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라인은 워울프인데 걔들 막장인 거 다들 알지? 한 때는 인간들도 숫자가 너무 많아지지 않게 솎아냈고, 걸핏하면 빡쳐서 서로 간에도 전쟁하고, 이제 지켜야 할 가이아는 최후의 숨을 몰아쉬고 있는데 그나마 함께 싸워줄 만한 친척들은 분노의 전쟁 때 자기들 손으로 거의 다 때려 죽였고. 그러한 절망과 후회 속에서도 마지막 신념을 지키기 위해, 아마도 거의 반드시 패배해 멸망할 최후의 전쟁에 나선다는 비장함이야말로 내가 워울프를 사랑하는 이유야. 마침 환경 문제 관련 담론도 내가 좀 관심이 있는 분야고.


내가 테키에게 매력을 느끼는 포인트 역시 한 때는 그들도 트래디션 메이지들의 전횡에 맞서는 정의의 조직이었다가 타락해서 이제는 인류를 매트릭스의 건전지 취급하는 개새끼들이 됐다는 모순 때문임. DA라는 초유의 재앙을 기점으로 초심을 되찾아 가는 중... 이라는 설정은 테키를 '선과 정의'로 만드는 거 같아서 별로야. 내가 파악한 WOD는 우중충하고 너도 나도 더러운 세상 속에서 나름의 '올바른 가치'를 찾아내려 하지만(뱀파이어는 개인적인 구원이나 혹은 골콘다, 워울프는 가이아의 재생, 메이지는 어센션이라는 최종적 이상의 실현...) 비극적 결함으로 인해 파멸을 향해 달려가는 괴물들이 되어 플레이하는 게임이거든. WOD의 모든 비인간 팩션 통틀어서 그나마 가장 선하다고 할 만한 게 뱀파이어 중 살루브리 애들이랑 워울프의 칠드런 오브 가이아 정도인데, 얘들 조차도 구린 구석이 한 둘 정도는 있고. 그런데 압도적인 힘으로 '사악한 괴물들'을 족치면서 우리는 인류를 수호하는 정의의 조직이다! 뽕에 취하는 건 좀 많이 깬다. 덤으로 남이 좋아하는 팩션 좆병신 취급하는 거 보면 슬슬 짜증나고.